얼마전부터 삼국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삼국지 13 한글판이 곧 나온데서...)
한창 조조와 원소가 붙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요,
문득 "허유"를 보니 김종인 할배가 매치가 됩니다.
후방의 유표(ㅇㅊㅅ포지션...연의에서나 조금 부족한 동네형이지, 정사에서는 상상이상의 개썅놈이었음.)가 쳐들어오는거 감수하고,
북쪽의 원소랑 맞붙으러 간 조조.
그런데 역시나 원소는 막강했고
최전방에 거의 전군을 끌고 나가놓고 허구헌날 허창의 순욱에게 퇴각할까 군량도 없고 승산도 없어ㅠ.ㅠ라며 매일 편지나 쓰던 어느날.
원소의 허유(할배)가 귀순합니다.
계속했던 진언(경제민주화ㅋ)을 안들어주고 입지가 위태로워지자 넘어오죠.
조조는 짐짓 쎈척해보지만,
허유는 여기 너가 순욱한테 죽는소리하는 일급기밀문서 들고 왔으니 적당히 하라고 까죠.
그리고 조조에게 순우경이 오소에 군량과 물자를 수송중이니 치라고 권하죠.(일명 빅픽쳐)
연의에서는 오소에 틀어박힌 술고래 순우경이 또 술에 취해 퍼질러자다가 당한걸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오소로 중요한 군수품을 원소군의 상장, 순우경이 호송중인걸,
이 계획을 알고 있던 허유가 조조군에 귀순, 그 수송로를 알려주어 중간에 급습한겁니다.
연의에서나 바보캐릭터지,
실제로는 젊은 시절 낙양에서 원소,조조와 같은 급의 벼슬아치였고,
원소 밑으로 와서도 힘이나 쓰는 안량 문추와는 달리, 저수 곽도와 함께 도독을 맡을 정도로 머리도 명석한 순우경은,
즉시 목숨을 걸고 달려드는 조조군과 싸워서...실제로 조조군이 순우경에게 크게 질뻔했음.
본진의 원소도 순우경같은 상장이 조조군한테 질리가 없다며 주력부대 대신 일단 경기병만 보내 지원할 정도로 믿고 있었는데...
화공이 제대로 먹혀서 순우경이 졌고...
물자만큼은 풍부했던(과반의석의 새누리)원소는
이제 물자가 부족한 조조(19대 더민당)와 비등비등하게 싸워야하게 된겁니다.
(총선끝나고 나니 겨우 스코어가 비슷해짐)
그렇게 승기를 타고 피튀기는 혈전을 벌이며 겨우 업성에 입성하는 조조군의 장수들 앞에 허유가 나타나서는,
야~아만이 니가 나 없었으면 원소 무찔렀을것 같음???
이게 다 나의 빅픽처와 정무적 판단으로 이긴거임ㅋㅋㅋㅋ
장수들. 니들 표정 왜 그러냐???
니들이 한게 뭐 있어??? 싸움박질밖에 못하는 것들 내가 이끌어 여기까지 오게했구만!!!!
그리고 허저가 모가지를 뎅겅.
가만히나 있었으면 허유는 순욱등 기존의 참모들이 득세하고 있지만서도,
막강한 주적 원소를 쓰러트린데 기여한 공로로 높이 우대받았을 겁니다.
불만은 있을지언정 그 공로를 무시할수는 없을거니까요.
그런데 이제 겨우 적의 본거지에 한발 걸친상태(대구에 드디어 김부겸의원등 야당이 입성한 정도)이고,
후계자 갈등은 있었으나 (친박 비박 진박 등등)
여전히 기존 영지 기주 병주 유주(영남 강원 등등)에 원담 원희 원상 고간등 원소의 아들들과 조카가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데,
전쟁 다 끝난것같이
다 내 덕분에 이긴거다, 너네는 뭐 없다. 다 내가 잘한거지.라며,
어그로를 끌었고 죽임을 당하죠.
주군의 옛친구이고 전쟁 내내 주군 옆에서 전두지휘했음에도
그 공로도 제대로 못받아먹고 죽은거죠.
아직 전쟁 안끝났습니다.
저기가 미끄러진거지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긴것도 아니고,
아직 남쪽에 ㅇㅊㅅ 라는 언제든 뒤통수 거하게 후려칠수 있는 유표같은 세력이 건재하구요.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 아니라, 새누리가 선거의 집단입니다.
저기는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지금까지있었던 모든 것을 분석하고,
이겼을땐 다음번에 이 기세를 타고 더욱 압도적으로 이길 궁리를,
졌을땐 그야말로 대반격을 준비하며 와신상담의 각오로 조직을 다지고 언플이든 뭐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댈겁니다.
단지 이번에는 국민들이 새누리에 반감이 많았고, 언플이 할배의 이슈선점 덕분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고, 일단 지들끼리 공천권으로 신나게 다퉈준 덕분에 그나마 비등비등한 스코어가 남았을 뿐이죠.
저도 호남대패는 아쉽고 2~30대의 온라인의견은 개돼지취급하는거에 누구보다도 실망하고 안좋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이 스코어라도 끌어낸데는 할배가 새누리의 언플에 미리미리 맞대응한것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초반에 할배가 새누리 언플에 따박따박 대응할때 모두 쾌재를 불렀잖아요.
우리가 언제 이렇게 쎄게 나가본적 있냐면서요.
가만히 있어도 일등공신,
대선까지 이 기세 죽 타고가서 경제민주화 꼭 할배손으로 이루어주세요. 라며 대접받을건데,
조조(문재인)는 나 없었으면 졌음.
나머지 장수들(더컸유세단이며 수도권과 PK에서 생고생한 후보들)도 한게 뭐있다고ㅋ
다 내 덕분이다!!!!!!...
삼국지를 읽는데, 허유가 자꾸 김종인 할배라 겹쳐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