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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난임 전문 클리닉에서의 시험관 시술ing (검사~수정확인) 정보
게시물ID : wedlock_7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9
조회수 : 1955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7/03/04 20:49:09
일본생활 13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7년차 여자사람입니다.

저희는 지금 난임 치료중이고, 처음으로 시험관 시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놀라운 학자금 대출(처음에 남편에게서 대출 금액 듣고 의대 다녔냐고 물어봄)을 갚느라 결혼 후 5년 정도는 아이를 가질 생각도 못했고
그게 정리되고 나니 제 나이가 벌써 30대 후반입니다. 빌어먹을...

누구나 그러하듯, 피임만 안하면 덜커덕 아이가 생길줄 알았는데 세상살이가 그리 맘먹은대로 되는 건 아니죠.

치료를 받으면서 난임 치료에 대해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낙관했구나...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난임 치료를 생각하시는 분이나 저처럼 30대 후반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씁니다.

저는 제 나이가 많은 편이라 처음부터 난임 전문 클리닉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남편 직장문제로 중간에 이사를 해야해서 지금은 두번째 병원입니다.

두 병원 다 치료비는 비싸지만 지역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곳을 선택했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치료를 오래 할 수는 없으니 한 번에 빡세게 가자는 전략입니다.


1. 초기 검사

치료를 시작하면, 먼저 부부 둘다 검사를 합니다.
지금 다니는 클리닉에서는 이걸 '스크리닝 검사'라고 하더라구요.
각종 호르몬 검사, 전염병 검사, 여성은 자궁이나 난소 검사, 남성의 정자 검사 등등입니다.
보험 적용이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는데 둘 합쳐서 5만엔~7만엔 정도 듭니다.
이 검사는 일년에 한번씩 갱신해야합니다.
저희는 둘 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문제라면 제 나이 뿐... 


2. 타이밍 요법

난임치료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는 타이밍 요법입니다.
말그대로 타이밍을 맞춰주는 것인데, 필요에 따라 과배란(난자를 한꺼번에 여러개 배란하게 만드는) 약을 주고,
중간중간 초음파로 난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배란일에 가까워 오면 배란을 촉진하는 주사를 놓아서 배란 날짜를 맞춰주니, 그 때 부부가 숙제(!)를 하면 됩니다.
저희는 한 번 시도하고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이 요법은 보험 적용이 되기때문에 한 주기당 치료비는 만 엔을 넘지 않습니다.


3. 인공수정

기본적으로는 타이밍 요법과 같습니다. 정자를 넣는법이 다를 뿐.
배란일에 남편의 정액을 병원에 갖고가면 그것을 세정하여 혈기왕성한 아이들만 추려서 주사기같은 걸로 자궁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사실 인공수정은 자연임신과 임신 확률이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제가 다닌 두 곳의 난임 전문 클리닉에서는 여성이 35세 이상이면 인공수정은 5회까지 시도하고, 그다음부터는 체외수정으로 넘어갑니다.
인공수정 비용은 과배란 유도와 인공수정 시술을 합쳐서 3만엔 정도 듭니다.
시술 비용은 한국에 비해 저렴하지만, 일본에서는 인공수정의 경우 정부 보조금이 안나옵니다.
극히 일부 시단위 이하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전에 살던 시가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몇 안되는 시여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땡큐... 


4. 체외수정&시험관수정

체외수정&시험관수정은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채취한 후 외부에서 수정을 시키는 것이죠.
체외수정은 난자 주변에 정자를 듬뿍 얹어 자연적으로 수정이 되게하는 것이고(일본에서 속된 말로 붓카케라고 한다고 함)
시험관수정은 빠릿빠릿한 정자 한 놈을 주사기로 난자에 쿡 쑤셔넣어서 수정이 되게하는 것입니다.
수정확률은 아무래도 시험관수정이 높지만 임신 확률은 엇비슷한가봅니다.
시험관수정은 체외수정에 비해 5만엔 정도(난자개수가 늘면 추가요금이 붙음) 더 비쌉니다.

일부나마 보험이 적용되는 인공수정과 달리 전액 자비부담인 체외수정&시험관수정 단계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돈잔치가 시작됩니다.
과배란 유도, 난자 채취, 배양비용, 동결 비용, 이식 비용 등등 모두 다~~~ 자기부담이라능.

저는 인공수정까지는 먹는 약으로 과배란을 유도했는데, 체외수정단계부터 자가주사를 놓았습니다.
안타고니스트요법이라는 가장 비싼(훗... 돈잔치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요법을 사용했고
열흘 정도, 적은날은 하루에 주사 한 방, 많은 날은 세 방을 두터운 뱃살에 찔러넣어야 했습니다.

주사 바늘이 얇아서 생각보다 아프진 않아요. 지금껏 아랫배에 지방을 축적해 둔 보람이 있었네요.
다만, 중간에 실패해서 주사약을 날려먹었을 때는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 방에 십만원인데...ㅠ.ㅠ

과배란 과정의 비용은 14만엔 정도입니다. 한 번의 실패가 없었다면 13만엔이었겠지... 하아...
이 비용에는 주사비용 이외에도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비용도 포함됩니다. 모두 자기부담입니다. 보험적용 좀 해줘...

이렇게 뱃속에서 키운 난자들이 적당한 크기로 자라면 수확합니다.
저는 총 8개의 난포(난자 주머니)를 채취했고, 그 중 5개가 기준치(15mm이상)를 만족한 크기였습니다.
5개 중 3개는 체외수정, 2개는 시험관수정을 했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수정확률을 높이고자 전부 다 시험관수정 하고 싶었는데, 
의사샘이 첫시술이니 수정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3개는 체외수정하자고 해서 따랐습니다.

치료 시작하기 전에는, 시험관은 돈이 비싸서 그렇지 시도만 하면 금방 임신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과배란유도하면 포도농장 거봉 열리듯 난자들이 주렁주렁 생겨나고,
그것들 다 따서(?) 정자랑 미팅만 시키면 열에 아홉은 수정이 되며, 수정만 되면 다 이식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의사샘의 설명을 들으니 30대 후반에 채취한 난자가 5개면 평균이고(35세 평균 5개 정도-참고로 25세 평균은 10개)
채취된 난자 중에서 수정이 되는 것은 대개 60~70%이며, 이식가능한 단계(배반포)까지 도달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50%정도 라고 합니다.
(처음에 설명해주신 간호사샘은 배반포가 되는 게 채취한 난자의 50%라고 했는데,
 오늘 얘기한 의사샘은 수정란 중 50%라고 해서 어느쪽인지 잘 모르겠음....)
즉 기준치 이상의 난자가 10개 채취되었다고 해도 실제 이식 가능한 수정란(배반포)은 3개~5개 정도인 것입니다.

35세 이상의 경우 평균적으로 난자가 5개 채취되므로, 이식 가능한 수정란(배반포)은 2개 정도가 되겠죠.
저 역시 이틀 전 채취한 난자 5개 중 3개가 수정되었지만
세포분할 속도가 느려서 실제 이식이 가능한 것은 몇개가 될 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남부럽지않은 게으름뱅이 부모들을 닮아 수정란 애들이 분할을 안해.... 하아...

이렇게 난자채취 후 수정확인 단계까지 든 비용은 40만엔 정도입니다. 

배반포 동결과 이식은 따로 비용이 듭니다. 
동결비용은 3개까지 5만엔에, 그 이상의 경우 수정란 한 개당 만엔씩이라고 합니다.
동결하지 않고 바로 이식할 경우 이식 1회에 6만엔, 동결했다가 해동해서 이식할 경우는 15만엔 정도입니다.

거기에다 이식 후 호르몬 조절용 약값이 추가로 5만엔 이상 든다고 하니, 디스 이즈 레알 돈잔치...

결국, 이식 시술 첫 회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보면
배란유도+난자채취+배양(시험관)+일부이식+일부동결의 기본 코스가 대략 65만엔 이상
배란유도+난자채취+배양(시험관)+전부 동결+일부이식의 코스는 75만엔 이상이네요.
저는 두번째 코스라 75만엔 이상 확정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체외수정&시험관수정의 경우 보조금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전국 공통 기본적으로 1회당 15만엔(난자채취한 경우) 또는 7.5만엔(중간에 실패하거나 동결 수정란을 이식만 한 경우)의 보조금이 나옵니다.
여성의 연령에 따라 횟수 제한이 있지만, 첫 시술을 받은 것이 40세 미만의 경우 일생동안 총 6회까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현에서 첫 시술에는 기본 15만엔에 추가로 15만엔을 지급하고, 거기에 시에서 또 추가로 10만엔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첫 시술은 40만엔 정도 보조금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가지급하는 지자체는 그리 많지 않아요. 
여기로 이사와서 기쁘다능...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저희는 아직 시험관 첫 시도중이고, 아직 갈길이 멉니다.
당장 3개의 수정란 중 몇개가 동결 가능할 정도로 자라날 지도 다음주까지는 알 수가 없어요.

사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씁니다.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거란 생각에 꼭 써야지 싶은데
다음주에 수정란을 확인해보니 전멸이기라도 하면 글이고 나발이고 대성통곡과 술독에 빠져살 게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에 
그나마 희망을 갖고 있는 지금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난 좀 현명한 듯...

다들 결혼이 늦어지고 저희처럼 경제적 이유로 임신을 늦추다보니 난임 치료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을거예요.
우리 다 같이 힘내요! 비타민 C/D/E, DHA/EPA, 엽산 잘 챙겨먹구요~






출처 나와 남편의 경험.

참고로, 남편의 증언에 따르면, 정자채취를 위한 남성전용 방에는 5장의 DVD가 있었다고 함.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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