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80년대 대학을 다닌 입장으로 봤을때 몇가지 아쉬운점이 있더군요.
우선 영화초반 김윤석과 하정우가 했던 캐릭터의 비중이 너무 크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영화적 재미로서는 이 두캐릭터간의 긴장관계가 주는 대립이 컸다고 봅니다만..
이것때문에 사실상 87년 6월항쟁의 주인공이라 할수있는 대학생들의 활약과 역할비중이 줄어들수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박종철열사의 죽음으로 촉발된 87년 6월항쟁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실제인물이었던 최환검사가 박종철열사의 죽음이 은폐되지 않게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87년 6월항쟁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당시 대학생들입니다. 박종철열사나 이한열열사 모두 당시 대학생들이었고 이들이 중심이된 학생운동이
6월항쟁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좀더 이들을 중심에 놓고 영화를 찍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들수밖에 없더군요.
87년의 분위기는 작년 촛불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촛불은 대학생이 중심이 되기보다 나이와 세대 연령을 초월한 전 국민들이다라는 표현이 맞지만
87년 6월항쟁은 80년대내내 진행되었던 전두환정권에 대한 학생운동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수있었죠. 이한열열사의 죽음이후
6월달에는 소위 넥타이부대로 불리우는 일반시민들이 많이 동참하긴 했지만 그전까지 수많은 학생들의 목숨건 저항과 투쟁이 있었죠.
이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87년 6월이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때 수립된 소위 87년체제의 전통이 작년의 촛불까지 이어진 것으로 볼수있고요.
영화초반에 박처장과 최검사의 대립을 부각시킨 것은 다분히 영화적 재미를 고려한 상업적 선택으로 보입니다만..
영화라는 매체자체가 흥행이라는 요소를 배제할수는 없기에...ㅎ
그밖에도 한국영화특유의 과장된 감정처리와 소란스러운 연출과 대사가 지속된다는 점도 옥의 티로 보이고요.
좀더 건조하면서 차분한 연출로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정우도 이제좀 그만 등판시키는게 나을것 같.. ㅋ
김윤석 김태리 최고..
마지막 10여분과 엔딩크레딧은 이 영화의 백미였습니다. ㅎㅎ
쨋든 오늘날 한국현대사에 그토록 중요한 사건이었던 87년 6월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가 왜이리 없는가라는 갈증이 그동안 있었는데
이 영화한편으로 상당부분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만한 훌륭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점들때문에 살짝 아쉽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