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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힘들었던 만큼 긴장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당신들 차례니까.#03
게시물ID : wedlock_7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잊었다
추천 : 17
조회수 : 186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3/02 23:41:59
지난 이야기.
제가 힘들었던 만큼 긴장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당신들 차례니까.#01
제가 힘들었던 만큼 긴장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당신들 차례니까.#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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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는 선배와 그러한 일들이 있으며 우리는 싸우는 일이 많아졌고, 어느샌가 자연스레 공개연애로 전환되어버린 사내연애는 칙칙하고 반복되는 무료한 회사생활에서 선배들의 좋은 안주거리가 되었고,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사내에서 흡연하는 남녀사원들은 틈틈히 회사의 외진곳으로 가서 흡연을 하였고 그녀도 그 무리중의 하나로 그런 시간을 보냈다. 그 중에 그녀의 일방적인 입장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퍼져가고 있었다. 아마도 본인 딴에는 나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회사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고자 그러한 상황을 야기시켰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여러사람들의 입을 거쳐서 1이 100이 되어버리거나 애초에 하지도 않은 이야기, 일어나지 않은 행동이 사실처럼 퍼져가고 있었다. 내가 하지 않은 행동과 뱉지않은 말들에 책임을 져야 할 때가 빈번하게 있었고 그 출처가 그러한 상황에서 왔음을 인지하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그 날의 감정이 표정으로 여지없이 드러나는 좋지 않은 버릇이 있는 본인의 얼굴을 보고 지레짐작하며 우리의 일을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었다. 더 이상 우리의만의 연애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적지 않게 있었기에 소소하게나마 감사함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애초부터 부탁하고, 강조하고, 우려를 표했던 그녀의 본인외의 타 이성과의 스킨십이나 대면방법에 대한 행동은 나아지지 않았다.
 
 
평소에도 이러한 이로 불같이 싸우던 때가 빈번하였지만 한번은 정말 크게 화를 낸적이 있었다. 계속 반복되는 위와같은 행동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털어놓으면 한 번에 수긍해주기도 하였으나 어느 때에는 '내가 그래서 그 사람이랑 섹스를 하느냐, 뭘 하느냐'며 역정이던 그녀의 일관되지 않은 행동에 지칠대로 지쳤던 때로 기억한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이렇게 내가 시시때때로 불편한 감정을 표하는데도 계속 같은 이유로 싸우게 되는건 본인이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이미 몸에 베어버린 것 같다고, 무엇이 이유고 우리는 어찌하면 좋겠느냐고, 알고보니 그녀는 어렸을 때 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에 매우 민감한 환경에서 자랐었다. 같은 여자아이들과 어울리던 학창시절, 소위 '여우짓'을 한다며 그녀를 괴롭히던 친구들, 그리고 동성 이성을 떠나 그런 그녀와 허물없이 친구로 지내주었던 '이성인 친구들', 그리고 고등학교시절 운동을 하며 경호학과의 꿈을 키웠던 그녀가 사범으로 지냈던 '도장'에서 주로 남자들과 어울려 지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인어른이 결혼 전 그녀를 표현하기를 '민들레 같고, 잡초같은 아이'라 표현한 적이 있었다. 어디서든 친화력이 좋아 그 부류에 쉽게 흡수되고 적응력이 빠르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그와 조금은 관련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고, 미안했고, 감사했고, 결혼을 결심했다.
 
 
조금 이른 나이(미성년)일 때 부터 그녀는 오렌지쥬스에 소주를 타 마시며 아버지께 주도(술)를 배웠다고 한다. 나란놈은 대학 신입생환영회에서 마신 건배가 첫 술이라 내가 하지 못한 경험을 그녀는 조금 이르게 했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단순한 다름의 차이인줄 알았다. 장인어른의 평가처럼 그녀는 학창시절부터 스스로 용돈을 벌어 쓸 만큼 생활력이 강했다. 학교에서 하교하면 도장에서 사범으로 아이들의 운동을 봐주고 그 이후에는 저녁에 고깃집에서 서빙과 불판을 닦으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간단한 안주류들은 스스로 조리하여 손님상에 내보낼 정도였다고 하니 보통 내공은 아니었을거라 추측이 된다. 실제로 그녀는 음식 실력이 형편 없었으나, 술안주와 관련된 메뉴에서는 여지없이 실력이 발군이었다.
 
 
어느 날은 고깃집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매장에서 직원들끼리 셔터를 내리고 술을 먹었었다고 한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아는 오빠와 모텔에서 눈을 떳었다고, 이후 몸이 이상해 병원에 가보니 그의 아이를 가졌었다고 했고, 지웠다고 했다. 머리를 망치로 굉장히 세개 맞은듯한 느낌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회식자리에서 술이 둘다 어느정도 된 상태에서 잠시 나와서 이야기를 한지라 취기 때문인지 멍한 와중에도 눈물이 흘렸다. 다른 감정들보다도 우선적으로 든 생각은 그녀에 대한 대단함과 고마움이었다. 본인에게 굉장히 상처가 되는 과거일텐데도 내게 이렇게까지 자신의 허물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 대해서 보통 이상의 신뢰감을 가지고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그랬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절대로 꺼내지 않았을 이야기였다. 참 미련맞고 멍청하게도 이러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난 그녀와 결혼을 결심했다. 이 때 까지도 '사람은 절대로 고쳐쓰는게 아니다'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음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p.s. 연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으신 분이 계셔서 코멘트 남겨드립니다.
 
 
문제가 되어서 모두 삭제했다기 보다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는 분의 의견을 반영하여 삭제하였던 글을 다시 정리하여 쓰는 것 입니다. 그 당시에는 제게 믿을만한 법적 조력자가 없었습니다. 현재는 이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분과 함께 일을 진행중이며, 오히려 과거의 글들보다 더욱 세부적으로 묘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분들마다 소견이 다르시겠지만 일전에 제 개인연락처로 문자로써 걱정해주신 분의 의견과는 다르게(틀렸다는게 아닙니다.) 현재 도와주시는 변호사님께서는 굳이 지울 필요는 없었다는 의견이셨고, 이 글들을 다시 오늘의유머에 정리하여 게시하는것도 어느정도는 변호사님의 의견이 반영된 결정입니다. (대략으로나마 이 글을 다시 오늘의유머에 정리하는 이유는 #01 서두에 설명드렸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이러한 글들의 존재를 파악하고도 개의치 않아 한다는 의견에는 솔직히 좀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예전에 납치당했던 글들의 소재가 몇몇 불분명해진 것에 그러한 이유가 있습니다. (본인은 그러한 글들에 관해 일절 삭제요청을 한 바가 없습니다.) 그걸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도 있습니다.
 
 
과거를 곱씹으며 제 신세를 한탄할 정도로 상황이 절박하게 흘러가고 있지도 않습니다.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젠 그들의 '차례'인걸요.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단단해졌고, 단호하게 대처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준비가 되어있기에 연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굉장히 좋지 않은 날씨처럼 우중충하고 암울하고 불쾌하고 때때로는 더럽다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가 소개 될수도 있겠으나..
 
 
이 이야기의 종착역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 저는 제 삶을 비관하지 않습니다. 현실을 비관하지 않습니다. 과거 사건과 연루된 주변 사람들에게 회의감은 느낄지언정 사람간의 정과 인간관계에 대한 혐오는 단언코 없습니다. 개개인의 인격의 옥석을 가리지 못한 제 안목에 문제가 있음은 매우 통감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보는 눈을 높이고 스스로도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 노력할 것입니다.
 
 
그 당시의 감정에 이입하여 글을 써내려가니 굉장히 과거에 연연하고 마치 마지막 자취를 남기려는 것 처럼 보인점 사과드립니다. 걱정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 나쁜마음 안먹고있습니다..ㅠ.ㅠ 오해하게 해드린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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