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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모칼럼]안철수 신당, 새누리당과 싸워라
게시물ID : sisa_4840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드스탁
추천 : 3
조회수 : 64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1/24 23:28:5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232101245&code=990100

6월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 계속 시게는 안철수로 싸울 것 같네요.

아래는 전문입니다.
이런 생각도 있음을 한번쯤 읽어보시는 건 어떨지..


의외였다. “감성적 언어로 추상성이 높은 모호한 말”(윤여준)을 잘하는 안철수 의원답지 않게 직설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해 양보론을 꺼냈다.
 “이번에는 양보받을 차례다.
” 지지율 50%가 지지율 5% 사람에게 조건없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준, 한국 정치사에 희귀한 ‘아름다운 양보’의 기억마저 맛가게 했다. 
실언일까. 해명도 철회도 없으니 아닐 터이다. 대신 안 의원은 “결연한 의지를 보여드린 것”이라는 주석을 붙였다. 
후보 단일화는 민주당이 스스로 양보하는 경우를 빼곤 없다는, 의지일런가. 

안 의원은 자신이 양보한 두 차례(2011년 서울시장 선거와 2012년 대선)를 지목했지만, ‘양보받은’ 전례가 있다. 
지난해 4·24 재·보선을 앞두고 미국에서 돌아온 안 의원은 노원병 보선 출마를 선언한 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을 만났다. 

민주당은 노원병 무공천으로 응답했다.
 “범야권 결집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에서 보여줬던 양보와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민주당의 무공천 속에 안 의원은 60%의 압도적 득표율로 국회에 입성했다.

“낡은 정치의 냄새가 물씬한” 양보론은 용도폐기된 것일까. 
‘양보할 차례’의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아 초래되는 분열, 선거 패배의 책임을 민주당에 씌우는 포석으로 남아 있다. 
지방선거 전면 참여를 선언한 안철수 신당의 타깃은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아니다.

안 의원은 3월에 신당을 창당해 6·4 지방선거에서 17곳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고, 연대 없는 완주를 다짐했다.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무조건 ‘고’를 외친다.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걱정하는, 야당의 전멸을 우려하는 소리는 그들의 몫이 아니다. 
민주당을 쪼그라뜨리거나 없애야 ‘생긴다’. 안철수 신당이 야권의 대안정당이 되고, 안 의원이 야권의 대표주자로 설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같이 사는’ 것보다 민주당과 ‘같이 죽는’ 것이 외려 낫다. 
지방선거 패배는 급조된 신당보다 민주당의 간판을 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연대 불가와 양보론에 깃든 책략일 수 있다. 
‘착한 안철수’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6명의 대통령 및 대통령 후보 밑에서 일한 ‘책사’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라면 달라진다.

실제 ‘새 정치’를 표방한 안철수 신당은 낡은 정치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창당 선언 후 첫 행선지로 전남 목포를 택했다. 
‘새로운 지방자치를 위한 7가지 대국민 약속’을 발표하는 주요 행사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하기 위해서다. 
호남을 흔들어야 민주당을 넘을 수 있다. 
2002년 대선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무러뜨린,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을 몰락시킨 전략의 도모다. 
안 의원은 진즉 광주에서의 신당설명회에서 속내를 선명히 드러냈다.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며 상대방을 폄훼하는 낡은 정치는 이제 호남에서 거둬달라.” 
이제 거둠의 대상으로 지목한 민주당과의 전면전은 외길이다.

안철수 신당이 이렇게 야권의 프레임에서 민주당과의 패권 쟁투를 지방선거의 전략으로 택하면서, 새 정치의 기치가 이상해졌다. 
“한국 정치를 재편하겠다”는 새 정치의 화살이 새누리당에는 비켜 있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의 이유로 내건 “정치의 생산적 경쟁체제”를 가로막는 ‘주적’은 영남·보수·부자가 결합한 절대 세력 새누리당이다. 
생산적 경쟁을 위해서는 호남에서 민주당의 독점구조를 허무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공고한 새누리당의 독점적 지배를 깨지 않고는 어렵다.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해 호남과 수도권에서 일정 성적을 거두면 향후 야권 재편 때 기반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천명한 ‘한국 정치 재편’의 동력 확보에는 턱없다. 

야권의 주도권 틀을 넘어 전체 정치지형을 흔들어야 새 정치의 토대가 세워질 수 있다. 
안 의원과 신당의 주경쟁 상대는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채 야권의 땅에서 밥그릇을 키우기 위한 것이 우선할 경우, ‘안철수 현상’을 추동한 민심을 배반하는 것으로 귀착되기 십상이다. 
‘새누리당 대 안철수 신당’이 아닌 ‘민주당 대 안철수 신당’을 놓고 2등을 가리는 선택지에 승부를 거는 건 아무런 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미련한 짓이다. 새 정치를 내건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 부실의 반사이익을 수확하는 데 머물면, 결국 ‘틈새 정당’ 수준에서 맴맴 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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