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쳐, 찢어버린다" "X년" 학생 협박하는데 교육청은 구경만
"입 찢어버린다" 협박, 교사로서 통탄한다
17일 오후 3시, 서울시교육청 민원실에서 만난 김양은 "무엇보다 실망스런 것은 학생을 토론자로 불러놓은 교육청이 보수단체들의 욕설과 협박에 대해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이후 '멘붕'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토론회가 끝난 뒤 소화가 되지 않아 지난 13일쯤 병원에 갔는데 신경성 위염이란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 지난 10일 교육청 토론회에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들었다.
"학생참여단을 대표해서 토론자로 나갔다. 발표를 하는 도중에 어른들이 욕설을 퍼부었다. 학생인권조례 개정 절차를 제대로 안 지킨 문용린 교육감과 교육청에 항의 표시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는 욕설도 나왔다."
- 누가 어떤 욕설을 했나, 당시 욕 먹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찬성 의견을 가진 어른들이 그랬다. '학교나 가서 공부나 해', '입 닥쳐, 찢어버린다'란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년'이란 욕설 소리도 들었다. '이래서 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막 돌아다니면서 우리들 앞에 와서 소리 지르는 분도 있었다. 겁이 났다."
-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당시 토론회를 주관한 곳이 교육청 아니었나?
학생이 협박을 당하고 있는데 교육청 분들은 무엇을 했나.
"교육청의 학생인권 부서 과장과 국장이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가만히 있었다. 욕설과 협박 뒤 경찰까지 출동했는데도 토론 내내 가만히 있었다."
- 같이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전체 200여 명의 참석자 가운데 학생이 40명 정도 있었다. 토론회를 본 친구들은 원래 '토론회에서는 폭력도 제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토론 내용을 못 들을 정도로 시끄러웠는데 이를 교육청이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