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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게에 정치방언이 난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게시물ID : sisa_725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투박대
추천 : 6/3
조회수 : 33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4/17 07:55:12
개인적으로 받은 인상에만 터잡아 말해보고자 합니다. 오유시사게가 정치방언을 쓰기 시작한 시점은 더민주 권리당원수가 오유에서 급증한 시점과 대략 그 시기를 같이 한다고 봅니다. 많은 수의 소프트 오유저조차 문재인 지키기 차원에서 더민주 권리당원에 가입하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었죠. 즉 더민주의 내부사정 - 일반인, 보통의 오유인들은 무관심한 현미경 수준의 내부분석 - 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늘어난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더민주 내부사정을 두고 세세한 것 하나에까지 목숨을 걸다시피 하여 토론하는 오유 시게 내부의 상황을 대다수의 오유저가 이해할 폭이 넓어진 계기라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오히려더민주 내의 권력관계에 관심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양극화된 결과를 낳았다고 보여지네요.

무슨 말이냐 하면, 정치지형을 대략적이고 간단하게 파악하는 평범한 오유저가 보기엔 시게 내부의 격쟁은 지나치게 디테일하고 소모적이면서도 패거리 싸움에 불과해 보일 수가 있다는 거에요. 저만 해도 더민주 내부의 속사정까지 다 알고 싶어하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10만 권리당원의 탄생은 sns와 온갖 누리집들에서 정치덕후들을 양산해냈고, 오유는 그 첨병에 서있는 모양새를 띄게 되었습니다. 저역시 그 흐름속에서 탄생한 정치덕후라고 보여질 여지가 적지 않겠죠.

이 양상이 굉장히 속도감있게 진행되면서, 그 속도를 따라가고 더민주 내부의 속사정 하나하나까지 알아차리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예측을 하고 그것의 정오를 판단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인 분들이야 스스로의 변화 정도를 감지하지 못하겠지만, 평범한 오유저 대부분은 이런 속도를 따라가지도 못할 뿐더러 정치에 그만큼 관심을 쏟게 될 유인을 특별히 가져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기에, 시게 내부의 세세한 논쟁이 불쾌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겠죠.

사실 시게 내부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는 굉장히 디테일한 것들입니다. 니편 내편 갈라봤자 큰 판에선 대부분 그 궤를 함께 하는 분들이 많기에, 생각보다는 그렇게 사이가 안 좋지만은 않습니다. 서로 욕하는 경우는 있어도 시게 망하라고 하는 경우는 없고,  김종인 문재인 두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경우는 있어도 민주개혁세력 망하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생각보단 둥글둥글 잘 돌아간다는 겁니다. 특히 큰 이슈 앞에선 거의 견해가 통일되는 경향이 있기에 한 번 정해지면 인내하고 존중해 줍니다. 저만 해도 본격적인 선거기간엔 오유보단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김종인을 까기 보단 더민주를 응원하는 스탠스를 취했지요. 투표참관하면서 무효표 유효표 분류 잘못되는 거 잡아낸 것만 해도 2표에요. 더민주표 두 개를 개표참관하면거 건져내기도 했습니다. 오유할 시간 그렇게 많지 않더이다.

결국 남는 게 뭐냐면 시게 내부의 격쟁이 유사종교단체의 방언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세세한 것으로 논쟁을 하다 시게내부에서 지지를 얻은 글이 베스트로 가면,  소프트 정치덕후나 일반 오유저가 보기엔 뭔 개소리로 이렇게들 싸우고 앉아 있나, 자기편 아니면 다 죽이려고 하네, 라는 인상을 받게 되겠죠. 헌데 이런 분들이 한 둘이 아니다 보니 자기가 가진 인상만으로 오유 시게의 전체적 흐름을 단정해버립니다. A라는 주제에 대해 찬반이 나란히 베스트와 베오베를 차지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찬성쪽에 선 분은 반대글 베오배를 보며 시게를 단정짓고, 반대쪽애 선 분은 찬성글 베오베를 보며 시게가 자기편 외엔 다 죽이려 혈안이 된 곳이라 단정짓는다는 겁니다. 즉 제가 보기엔 생각보다 건강하게 토론하는 문화를 가진 토론자들이 베스트와 베오베를 갈 만한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경우가 다수임에도, 정치방언과 유사종교적 흐름이 격정적으로 빚어낸 키치들이 간혹 베스트와 베오베로 가게 되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없는 일반 오유저는 갑작스런 저질 컨텐츠와 저질 댓글이 주렁주렁 포함된 시게글을 접하며 좋지 않은 인상을 춤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지점에서 스스로를 자기객관화가 잘 된 냉철한 시민이라고 믿는 분들이 시게를 비난하는 글이 등장하면 굉장히 난감해집니다. 오히려 진지하게 토론하고 욕이 오가더라도 결론을 내려보고자 흐는 분들은 사라지고, 댓글로 욕이나 달고 노인비하 지역비하나 일삼는 희한한 사람들만 남게 되지요. 그러면서 더더욱 시게를 비난하는 인상을 주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분들은 그 수를 늘려가며 그 의견에 동조하는 글을 쓰고, 이 글들이 운영게를 통해 시게비토로 이어지며 이것이 오유의 전체 흐름인양 침묵의 나선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현재 흐름은 '시게 분리에 반대했었지만 이젠 도저히 못 참겠다.'까지 왔네요.

헌데 곰곰히 생각들을 좀 해보시기 바랍니다. 시게가 문제라고 하는 분들은 시게의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 몇 주간 이어지는 논쟁에 갑툭튀해선 왜 너희는 서로 죽이려고만 하고 험한 말 해대는 글을 베스트로 밀어 올리냐고 한 마디 하고 사라집니다. 자게 뻘글이 베오베 오는 걸 보는 것도 기분나쁜 경우가 있는데, 정치방언에 가까운 시게글이 베스트로 밀려 오면 불쾌한 마음이 들게 되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해당 게시판에 지속적인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조금은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예컨대, 롤에 관심도 없고, 사이퍼스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 논쟁의 흐름은 간과한 채 게시판 내부의 캐릭터 상성관계 토론에서 자신의 캐릭터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강대 캐릭의 단점을 지적하는 격론(예컨대입니다, 예컨대)이 베스트로 밀려 오자 롱게는 문제가 많다며 분리를 요구하고 그 글에 달린 댓글이 저질이라며 롤개를 싸잡아 비난한다면 그게 과연 오유의 연합문화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요? 시게 함부로 비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롤이나 스타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컨텐츠가 있고, 시사에도 덕후가 아니면 뜬금없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원의 배분과 인간의 목숨줄이 달린 게 정치이고, 그 정치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이 시사이다 보니, 거기선 격론이 오가는 게 당연하고 욕설도 섞이는 일이 왕왕 존재합니다. 이 부분은 시게와 오유 전체가 힘을 합쳐 진정시켜야 하는 것이지, 시게를 싸잡아 비난하고 컷오프하는 건 굉장히 근시안적인 시각에 터잡은 해오유 행위일 뿐이에요.

시게는 원래 욕망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부둥부둥 즐겁즐겁 여리여리 그럴 수가 없어요. 정치방언과 욕설, 비아냥은 시게덕후들이 자정해 나갈게요. 소프트 시게덕후, 가끔 시게글 보는 일반 오유저는 툭 던지는 한 마디로 저래서 시게는 안 돼 ㅉㅉ 이러는 거 제발 자제 좀 부탁드립니다. 오히려 이런 태도가 시게를 낙인찍고 더더욱 비도덕적인 애들이 많이 밀려 들어오는 곳으로 변모시키게 됩니다.
출처 핸폰으로 쓰다보니 전체흐름을 살피기 힘들었던 시신경과 전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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