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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원과 노홍철에 대한 푸념
게시물ID : thegenius_366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온
추천 : 13
조회수 : 92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1/22 00:42:56
은지원은 1박2일 때 팬이 돼서 작년 대선 때도 핏줄끼리 도와주는 것까지 깔 수 없지 않느냐고 실드치는 쪽에 설 정도였고, 노홍철은 무도 들어가기 전 케이블에서 퀵마우스 달릴 때부터 신기해했으니까 비교적 짧지 않은 기간 팬이었네요. 시즌1 엔딩쿠키 때 노홍철이 나왔을 때 시즌2에 대한 기대는 폭발했고, 은지원 캐스팅 소식이 나왔을 때는 롤이 겹치지 않나 염려스럽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경쟁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니어스를 통해 본 이 두 사람은 개초딩이나 사기꾼 캐릭으로 지난 몇 년을 먹고살아놓고도 어떻게 그 캐릭으로 호감을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마치 고민을 전혀 안 해본 것 같네요. 그런 종류의 얼핏 혐오스러운 캐릭이 먹힐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방송용 기믹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합을 맞춰 연기해주는 예능인을 상대로 했기 때문이죠.

반대로 지니어스는 출연자의 본성이 밑바닥까지 드러나는(드러난다고 믿어지는) 관찰 예능, 그것도 탈락이 곧 방송 하차로 이어지는 서바이벌 프로잖아요. 그런 곳에서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고 있는 다른 출연자를 상대로, 게임 내 요소로서 납득할 만한 명분이 없는, 문제행동이나 부정행위는 신중했어야죠. 무도에서 추격전을 한다고 지나가는 시민들한테 민폐를 끼치거나 1박2일에서 출연진들끼리 짜고 복불복을 한답시고 그 지역에서 한창 업무 보는 주민한테 골탕을 먹이는 거나 마찬가지. 혹은 이 두 사람이 슈스케에 나와서 다른 참가자한테서 미션곡의 악보를 훔친다든가.

이번 시즌에서 노홍철이 유정현의 개인법안을 훔쳐서 이용하고도 거의 거부감을 주지 않았던 건, 상대가 김종민이나 정준하 못지않은 바보 기믹을 맡은 유정현을 상대로 한 행동이기도 하고, 시즌1 때의 지니어스 수준으로 봐도 충분히 용인될 범주의 예능이자 책략이었고, 그 행동 때문에 유정현이 탈락하거나 배척되지도 않았다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결과죠. 이런 식으로 설령 두 사람이 게임이 아니라 예능만 했더라도, 프로그램이나 자기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충실히 해왔더라면 이 선을 잘 지킬 수 있었을 거예요.

사람들이 화나서 말하는 것처럼 친목질이라든가 절도라든가가 두 사람의 인격에서 비롯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인격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그런 짓들을 정말 예능으로 재미있을 줄 알고 했다고 치더라도, 예능인으로서도 심각한 한계를 보여준 것 같아요. 상식적으로 예능으로만 보더라도, 방송에서 연예인이 연예인 배신하고 일반인 편에 붙는 게 재밌지, 일반인 괴롭혀서 연예인들끼리 우승 상금 타먹는 게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예능인으로서 수준 미달이고요. 무도나 1박 이후 그렇게 오래됐는데도 왜 다른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지 알 듯. 둘 다 이번에 참 실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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