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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나에게 일어났던 일
게시물ID : readers_113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으어아
추천 : 0
조회수 : 2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1 17:16:52
 
2010년 3월. 내가 20살이 되었던 날.
그날 울산에서는 보기 힘든 눈이 내렸고, 나는 성인이라는 생각에, 대학교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들떠 있었던 행복했던 날이라고 생각했었던 날.
한순간 악몽같은 날이 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날.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건 변했고 하루하루 지옥같은 날.
 
내가 대학을 가지 않았으면 되었을까.
입학식에 오라고 보채지만 않았어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니 입학식 시작한다고 아직도 않온 부모는 엄마,아빠밖에 없다고 말을 하지 않았으면 되었을까..
그러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우린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모른지.
어차피 이 모든건 예정된것일수도 있고,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런데 가슴 한 구석에는 모든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박혀있어.
나 때문에 죽은거라고. 나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하더라. 니 때문이 아니라고. 다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브레이크가 작동 안한게 잘못이지 니가 잘못한게 아니지 않냐고, 니 잘못이 아니라고.
너까지 이러면 죽으신 부모님이 보시면 어떻겠냐고.. 산 사람은 살아야되니까 힘내라고.
 
근데 나 너무 힘들었다. 부모님이 너무 보고싶은거야.. 힘들고 힘들었어.
동내 뒷산에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아빠가 더 보고 싶은거야.. 아빠랑 참 많이 왔었는데.. 하....
익숙하지만 낮선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갔어. 새벽이라 그런지 어둡더라.
아빠랑 오면 여기에 멍하니 앉아서 있었는데. 둘다 말도 없이, 아빠랑 나랑 닮았거든. 둘다 말도 잘 안하고 표현도 잘 못해. 소심해서 그런가. 표현을 많이 안해봐서 그랬던거 같아.
그러다 보니 산 정상에서 서로 기대어 멍하니 앉아 있었어. 그게 우리 부자의 의사표현법.
산에 올라왔는데, 정상에 앉았는데 예전이랑 다르더라.. 앉아있는데 기댈 사람이 없는거야.
거기서 또 울음이 나더라. 칠칠맞게...
그렇게 울다 멍하니 서있었어. 10분, 20분, 30분이 흘렀을까..
누가 뒤에서 어깨를 잡는거야. 돌아보니까 병욱이더라.
"어떻게 왔냐.."

물으니까 그냥 씩 웃더라.
화악
그리고 날 자기쪽으로 확 잡아당기는거 있지.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
"바보냐, 니가 어디서 뭘 하든 난 항성 지켜보고 있었어.. 넌 몰랐지?"
병욱이의 그 말을 듣고나니 당황스러웠어. 내 몸도 당황했는지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하더라.
"성윤아.. 힘들어마라.. 내가 있잖아"
라고 말을 하면서 도톰한 입술이 점점 다가오는데 난 저항할 생각도 못하고 그만 눈을 감았지.
부드러운 촉감, 따스한 느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뒤로 물러난 병욱이는 날 보더니 다시 씩 웃더라.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다가왔어.
다시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과 따듯한 느낌.. 그리고 느껴지는 뜨거운 무엇. 무엇인가가 입 안으로 들어왔고 내 입안과 혀를 능욕하기 시작했지.
츄릅.. 츄릅...
"성윤아, 넌 내꺼야.. 이제 어디가지마라. 내 옆에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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