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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가족
게시물ID : readers_112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으어아
추천 : 0
조회수 : 2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1 04:52:48
가족
 
2014년 1월 5일 13:30분
영수가 갑자기 달라졌다.
늘 밖으로 돌아다니며 친구를 만나고 술을 먹고 게임을 하고 다녔는데 3일전부터 집에만 있는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영수에게 물어본다.
 
"영수야, 니 요즘 무슨일 있제?"
"아 뭐라는데, 아무일 없다고 신경꺼라 쫌."
 
영수에게 물어봤지만 짜증만 낼 뿐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야 분명 무슨 일이 있는데, 나의 본능은 영수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야, 니 뭔일 있다이가. 뭔데 말해봐라"
이상한 느낌이 들어 영수에게 다시 물어본다.
 
"아 아무일 없다고, 와카는데 진짜 뭔일 있으면 카나. 와저라노 진짜."

나의 되물음에 영수는 짜증을 내며 신경질적으로 방문을 닫으며 들어간다.
 
"흠.. 저러는거보니 무슨일이 있는데. 아 진짜 있는데. 뭐지.. 뭘까?"
영수가 저렇게 행동하는걸 보니 의구심만 더욱 커지기 시작한다. 내 감은 영수에게 큰 일이 생겼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영수는 무슨 일이 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찾아보는 수 밖에 없겠네..
생각을 마친 난 영수의 아이디로 SNS에 접속한다.  접속을 한 뒤 페이지의 글을 살펴보지만 별다른 일은 없는 것 같다.
"아닌데.. 분명 무슨 일이 있는데...  무슨 일이지..?"
SNS에 특별한 일이 없는걸 확인한 나는 역시 영수에게 직접 듣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영수의 방 앞으로 가니 영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 내가 왜 밖에도 못나가고 집에만 있는지 모르나. 하 짜증나네 진짜"
 
짜증이 깊게 박힌 영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역시 영수는 무슨 일이 있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냥 물으면 영수는 끝까지 대답을 해주지 않을것 같다. 나는 영수를 사랑하니까 영수를 지켜줘야한다. 영수에게 내가 지켜줘야 한다. 우린 가족이니까... 난 영수를 사랑하니까 조금 슬프더라도 어쩔수 없이 다른 방법을 써야될것 같다.
 

1월 5일
형이 이상하다. 예전부터 나한테 집착을 했지만 1주일전부터는 더욱 심해졌다.
내가 어디를 나가면 물어보고 몰래 따라온다. 어디에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무엇을 하는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따라다닌다.
형의 행동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그만좀 따라다니라고 말을 했지만 가족인데 관심을 가지는게 죄냐고 말을 한다.
형의 당당함에 할 말을 잃어 집에만 있기로 했다. 그러면 형도 괜찮아지겠지.
라고 생각을 해서 3일전부터 집에만 있었다. 그러자 형은 나에게 무슨 일이 있는거 아니냐고 묻기 시작한다. 아무일도 없다고 말을 해도 형은 믿지 않는다. 없다고. 없다고 난 괜찮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믿지 않는다. 형의 집착에 진저리가 나 소리를 지르고 문을 닫았다.
"아 진짜 왜 저래. 내가 왜 밖에도 못나가고 집에만 있는지 모르나. 하 짜증나네 진짜."
치밀어오르는 짜증에 침대에 누우면서 속에 담겨 있던 말을 했다.
 
침대에 누워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보다. 배게 옆에 있던 핸드폰을 보니 벌써 저녁 7시다.
꼬르륵
배꼽시계가 울리는 걸 들으니 형 때문에 아침부터 계속 굶었다는게 떠올랐다. 따뜻한 밥을 생각하니 군침이 돌아 방문을 열고 나선다.
딸깍
문을 열고 나가니 집이 어둡다.
"뭐야.. 밖에 나갔나?"
문을 열고 나오면 있을줄 알았던 형이 보이지 않는다.
"뭐 왠일로 놀러 나갔나보네."
형이 보이지 않자 기분이 좋아진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부엌으로 간다.
 
그으윽.. 그으윽.. 그으윽..
 
부엌에 가까이 갈수록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쇠를 가는듯한 소리가.. 점점 큰 소리로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으으윽.. 그으으으윽..
쇠를 가는듯한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있어.."
 
아직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진 않지만 있다는것 같다. 불안감이 들어서 발소리를 죽여서 부엌으로 다가간다.
 
그으윽.. 그으으윽..
"분.... 이.... 있어.."
가까이 다가갈수록 목소리도 선명하게 들렸지만 쇠소리때문에 정확하게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목소리가 낮설지가 않다. 불안하지만 그래도 가까이 가 보기로 한다.
 
그으으윽.. 그으으으윽..
"분명히 무슨 일이 있어.. 분명히 있어.."
 
거리가 가까워서일까. 쇠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던 말이 정확하게 들린다. 있다고. 부엌에 있는 사람은 분명 그렇게 말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다고.

부엌에는 형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본 형이 말했다.
"영수야... 니 무슨 일 있제?"
"없어. 형 나 아무일도 없어."
나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느 형의 눈이 이상하다. 검은 눈동자가 반쯤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형 손에는 지금 칼이 들려있다. 쇠소리가 나던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아냐 영수야.. 넌 무슨 일이 있어. 형이 지켜줄께. 영수야"
"형 아이다. 내 아무일도 없다. 형 걱정마 내 개안타"
"아냐 영수야. 이리와 형이 지켜줄께."
"형 나 괜찮아. 짜증내서 그라나? 내 아무일도 없다. 신경 안써도 된다. 진짜다."
눈이 반쯤 뒤집힌 형은 점점 다가온다. 같은 말을 하며 계속 다가온다. 괜찮다고 말하며 뒤로 물러서려고 하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영수야 내가 지켜줄께. 밖에서 누가 괴롭히든 내가 지켜줄께. 난 널 사랑하니까. 우린 가족이니까... 내가 옆에서 영원히 지켜줄꺼야...
영수야... 영수야.. 영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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