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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 주셔서 작은 이야기 하나 더 올립니다.
'개발자의 꿈' 글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it업무 중 일어난 일들의 에피소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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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쓸 때 근거자료 첨부
패킷 전송 시 오류 수정을 위하여 'CRC' 라는 규격을 사용하는데, 서버에서 잘못된 값을 보내고 있었다.
팀원 : "왜 안되냐 했더니 CRC가 잘 못 되었내?"
나 : "엥, 그런 건 기본인데."
"서버에서 수정이 될 때까지 CRC 확인 하는 동작을 빼고 일단 진행하시죠."
관련 서버 담당자가 당시 신입이었다.
CRC관련된 것은 펌웨어 업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해를 잘못하신 것인지 수정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업무 메일이 핑퐁이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여, 'CRC'관련 설명을 하는 메일을 보내 주기도 했다.
한 달 정도 수정되지 못하고 있어서, 우리 쪽 담당자도 힘들어 하고 있었다.
신입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 위에 있는 선배가 잘못하는 거지.
어느 날, 갑자기 한 분이 나를 찾아 와서 이상한 요청을 했다.
찾아 온 분 : "서버 팀에서, 펌웨어 팀 지원을 많이 해주었으니, 관련하여 근거자료를 만들어 주세요."
나 : "예,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펨웨어 팀원 : "그런 거 어디다 쓴데요?"
나 : "반성문 쓸 때 근거자료 첨부 하려나 보지."
"일이나 잘하고 근거 자료 만들어 달라해야지, 일 못한 근거 자료 어디다 써, 반성문 근거 자료 밖에 못 쓸 꺼 같은데..."
"이래서 내가 일 못하는 사람들과 일 하는 거 안 좋아해, 일도 못하면서 일을 자꾸 만들어."
"일 잘하는 사람들은 쓸데 없는 일을 만들지 않아."
몇 일 후. 진행 중인 이슈를 빨리 수정해 주겠다고 전달 받았다.
호구 조사를 안 하는 타입이라. 어떤 분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서버 팀 팀장으로 추측되는데, 맞다면 또 다른 팀장 한 분이 이렇게 나에게 깨졌다.
당장 급한 건 아니었다 하더라도, 무리하게 수정해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
좋은 뜻으로 관련 설명을 메일로 보내주기도 하고, 참으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과는 이랬다.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쓸데 없는 일을 만들지 않는다.
필요한 일에 시간을 투자하고, 집중하여 성과를 낸다.
어떻게 마무리 할지 계획도 없이, 일을 벌이지 않는다.
이것 저것 일만 벌이고, 마무리 하지 못한다면, 마무리 되는 것 없이 끌려만 다닐 뿐이다.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능력있는 관리자는 무모하게 일을 벌이지 않는다.
자신의 조직의 한계를 알고, 거기에 맞추어서 계획을 세운다.
무모하게 일을 벌이는 관리자의 조직은 인원변경으로 인하여 약해진다.
약해진 조직으로 무리를 하다가, 결국 자신의 조직을 파멸로 이끈다.
난 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해
후배들과 이런 대화를 했다.
나 : "나는 나한테 잘 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일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해."
"일을 잘 해 주어야 내가 편하거든."
"지나 가는 강아지 쳐다 보듯 해도 상관없어."
후배 : "막 해도 되는 건가요?"
나 : "지나 가는 강아지를 발로 차려고 하다, 물릴 수도 있다."
"기본은 서로 지켜야지. 싸우자고 하면 안 되는 거지."
직장에서 보면 왕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다.
왕 게임에서 상위자가 되기위하여 많이 노력하고, 업무는 후 순위다.
'설마'라고 말하실지 모르지만, 실제로 직장을 왕 게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왕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업무보다 우선 순위가 높게 행동하는 것을 많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