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금번 발언에 대한 안철수 지지자들의 옹호글이 몇 개 보이는데, 그 글들의 논지에 헛웃음이 나와
비유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오늘 지하철을 탔습니다. 열차가 신도림 역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내렸고,
제 앞자리도 공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는 양 옆에 덩치가 큰 남성들이 타고 있어 비좁은 편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그냥 앉을지, 아니면 옆 칸에 더 좋은 자리가 있는지 찾아봐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제 옆에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일단 그 분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러자 뜻하지 않게 같은 칸에 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호감의 눈길을 보냈는데
그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양심적인 시민 찾기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있었다며
저에게 소정의 출연료와 상품을 지급하고 제 소소한 선행을 전국에 방송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 자리의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은 저는 애초의 계획대로 옆 칸으로 이동하여 빈 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그새 자리가 다 찼는지 빈 자리가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원래 있던 칸으로 되돌아와 할머니 앞에 섰습니다.
할머니는 흐뭇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기만 할 뿐 저에게 자리를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저는 할머니에게 제가 양보를 했으면 할머니도 저에게 양보를 하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항의를 했습니다.
그러자 아무 상관도 없는 옆자리 사람들이 저에게 말하기를,
양보를 해놓고 다시 되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경우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니, 나는 언제까지 양보만 해야 합니까? 나는 계속 서서 가야 돼요?"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사람이 저의 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를,
"애초에 다른 자리를 알아보려 했고 그 때까지만 할머니가 앞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랬다면
처음부터 할머니에게 잠시만 자리를 맡아달라고 말을 했어야지, 자리를 양보한다고 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양보를 한 행위로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고 방송국으로부터 상품까지 받았는데,
자리를 다시 되찾으려 한다면 자리를 양보해서 얻은 유, 무형의 대가들도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왜 저에게만 양보를 강요하는지 지금도 납득할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