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2학기를 마감할 즈음의 어느 날, 학교는 '우리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하라고 했다. 3월 26일이 이승만 대통령 탄신일인데 이를 기념하는 행사이니 글을 잘 지으면 큰 상도 준다고 했다. 그런데 실은 3.15ㅂ대통령선거를 앞둔 선거 운동이었다. 나는 어린 나이였으나, 그것이 부정한 일로 여겨졌다. 당시 어른들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귀동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아무것도 쓰지 말자며 백지 동맹을 선동했다. 교실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감독을 하러 들어온 여 선생님은 울음을 터뜨렸고, 많은 학생들이 글을 짓지 않았다. 결국 나는 교무실에 끌려가 벌을 서게 되었다, 그 여 선생님이 나를 지목한 탓도 있었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다른 학생들은 그냥 글만 쓰지 않고 제출한데 비해, 나는 '우리 이승만(택)통령'이라 적고 내 이름을 써냈기 때문에 더욱 괴씸죄에 걸린 것이다. 노무현 고백 에세이 '여보, 나좀 도와줘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