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니랑 함께 투표하러 가며 누구를 찍을지 얘기를 했습니다.
저희 집은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꾸준히 민주당을 찍어왔기 때문에
어머니는 당연히 지역구, 비례 둘다 더민주를 선택할 줄 알았죠,
그런데 어머니가 지역구는 2번 비례는 3번을 찍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왜 3번을 찍어야 하냐 물었고, 저는 당연히 더민주나, 새누리나 다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3당을 만들어야 한다니 뭐다니 하는 국민의당의 논리를 이야기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대답은 뜻밖이더군요.
어머니 주변 사람들이 더민주가 분열 되고 힘이 없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혼자선 힘이 들다.
그래서 국민의당이 함께 더민주를 도와줘야 한다, 그렇기에 지역구는 더민주, 비례는 국민의당을 찍어야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이게 뭔 해괴망측한 소린가 스러웠지만, 어머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국민의당 비례3번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란 거대 야당의 대한 심판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힘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함께 도울 파트너로 국민의당에게 비례대표를 줘야한다는 논리였지요.
굉장히 기가 차고 황당한 논리였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허를 찌를 수 있고 잘모르면 설득력 있는 논리였습니다.
정치의 관심이 깊은 야권 지지자들은 국민의당이 더민주에게 분탕질이나 하며, 분열로 인한 피해를 끼친
놈들이란걸 잘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 그리고 야권 지지성향을 갖고 있으나 평소에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는
저 논리가 엄청나게 잘 먹혀들것 같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어머니처럼 평소엔 정치에 관심 없고, 선거철에
누굴 찍어야 하나하고 반짝 관심 갖는 사람들, 특히 살짝 야권 성향의 사람들은 저 논리에 혹하고 넘어갈 수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저희 어머니도 항상 2번을 고수하시다가 저말을 듣고 비례 3번으로 확 기우셨으니깐요.
여튼 국민의당 비례가 굉장히 많이 나온 이유가 더민주의 대한 실망, 제 3당의 대한 열망으로 분석하는 분들이 많은데
위에 쓴 말처럼 힘이 빠진 제1 야당을 도울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국민의당에겐 적어도 비례는 던져줘야 한다!
하는 논리로 국민의당을 선택한 야권 지지자들도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