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있죠, 투표를 하고 나서도 막상 결과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어요.
젊은이들이 아무리 헬조선 흙수저 거리면서 세태를 꼬집는다고 해도 그건 그거 인터넷에서의 발악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도 세월호 사고 이후에야 정치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된 평범한 학생이니까요.
지금 이 세상은 광화문에서 제 2의 전태일 열사가 나타난다고 해도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녁 알바가 끝나고 자취방에 와서 노트북을 켜 보니 네이버 메인에서부터 정말 의외의 소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핸드폰에서도 친구들이 단톡방에서 알려주는 개표현황을 보며 괜시리 설레기까지 시작했어요.
새벽 늦은 지금까지.. 오유에서도 1분에 몇 십개씩 리젠되는 시사게시판 글들.
그리고 개표 방송을 보면서 멈추지 않는 감탄까지.
그만큼 목마른 분들이 많으셨다는 뜻이겠죠. 그만큼 절실했던 분들도 계실테고요.
이번 20대 총선 20대의 투표율이 49%정도 된다는 기사를 아까 봤어요.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는 여전히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이지만,
19대 총선과 비교해 13%증가한 투표율이라고요. 무려 13%나.
기분이 묘해졌어요. 그래서 13% 그 숫자를 계속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대의 투표율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 어떻게 되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어요.
이제 날이 밝아오면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시작되겠죠.
모두들 고생하셨어요.
앞으로는 더 바빠질 것 같으니 힘 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