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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게에 쓰는게 맞는지, 멘붕게시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게시물ID : humorbest_7170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난
추천 : 69
조회수 : 2944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22 18:21:4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22 17:14:28
베오베에 있는 '개인적으로 동게에서 제일 보기 싫은 글'의 일부 댓글을 보고 멘붕이 와서 글을 남깁니다.

제게 멘붕을 준 댓글들은 '돈이 없으면 반려 동물을 키우면 안되냐, 다른 것과 틀린 것도 구분 못하냐?' 라며
사람 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름을 주장하는 댓글들이었는데요...

와, 제가 제 가치관이 그 분들과 너무 달라서 그런지 진심 멘붕이 오네요.

원글에서 언급되는 '돈'의 의미는 '최소한의 병원 진료비' 입니다. 
고가의 쇼독 또는 캣 용품 사는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병원 진찰/진료비고 
그 돈 조차 없으면 당연히 입양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키우던 사람이 형편이 나빠져서 그렇지 않겠냐? 라는 의문도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원글에서 지적한 사람들은 오유 동게에 '울 반려동물이 아픈데 병원비가 없어요.'라는
글만 쓰고 병원 한 번 안데려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 이었습니다.  

반려동물 키워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게시판에 그런 글을 쓸 정도면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거고
대부분의 반려인은 반려동물 상태가 그 정도면 이성을 잃고 무작정 다니는 병원으로 들고 뛰는게 보통 입니다.
단순 진찰비 만원 안밖의 돈이 없더라도 최소한 키우면서 한 두번은 다녔던 로컬에 가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지,
생면 부지의 오유인들로부터게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병원비를 기다리겠습니까? 
정 오유인의 도움을 기다린대도 병원을 다녀온 후겠죠... 

최소한의 여건도 안되면서 덜컥 입양하고, 반려동물이 아픈데도 병원 한 번 안데려가고...
이걸 어떻게 다른 거라고 보는 건가요?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문제가 있고 차이를 논할 문제가 있는데
이런 문제에 생각의 차이를 인정해 달라는 건가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것 처럼 반려동물 정말 여건이 되는 사람만 키우는 것이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적 (의식주와 병원비 해결 가능한) 여건과 
시간적 (반려동물을 케어해 줄 수 있는) 여건 그리고 주변인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 많은 반려인들이 '돈'을 강조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저 최소한의 비용 외 반려동물에게
들어가는 돈이 상상 이상입니다. 제 기준에서는 중형차 한 대 유지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이 듭니다.

예를 들어, 단순 진찰비는 일 이만원 수준이나 일단 진료가 들어가면 십만원 ~ 백만원 단위로 듭니다.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돼서 방사선 촬영값만 오만원 ~ 십만원 사이이고,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기십에서 백만원은 우습죠. 대학병원이라도 가게 되면 검사부터 수술 등의 처치까지 삼사백은 듭니다. 

저희 꼬꼬맹이 작년 처치 후 금번에 재진 받을 때 코카를 키우시는 분으로부터 병원비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병원에서만 일천만원이 넘게 들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예요...저도 그 병원에서만
그 이상 지출 했으니까요. 병원비만 그렇냐, 일상적으로 들어가는 미용 관련, 용변 관련, 식사 관련..
꽤 듭니다.

그리고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이 소요됩니다. 보통 돈이 돼도 시간이 안돼서 못키우는 분들이 부지기수 입니다.
저만 해도 산책 시키는데 30 ~ 40분, 씻고 말리는데 두 녀석 기준으로 두 시간 넘게 소비 합니다.
그 외 밥 주고 실내에서도 잠깐 놀아주고 얘네 뒤처리(양치질, 배변 처리,그 주변 청소) 하는 시간도
아침 저녁으로 필요하겠죠? 매일 같이 야근하고 새벽 출근했을 때는 산책을 정말 드물게 시켰는데도
시간에 절절 맸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들 정서나 위급 시등을 대비해서 주변인들의 도움도 절대적입니다.
혼자 사는데 반려동물 입양 한다 하면, 웬만한 브리더나 캐터리 분들도 분양 안하려고 합니다.
혼자 장시간을 빈 집에 있는게 반려동물 우울증을 유발합니다. 농담 같죠? 우울증 오면 
구토 부터 시작해서... 사람도 죽어나고 반려동물도 죽어나고 다 힘듭니다. 
언급했던 것처럼 여행 한 번 쉽지 않고..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주변인들에게 반려동물 입양 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지도 못하죠. 제가 뭔데요.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대신 물어보면 윗 이야기 솔직히 다 해줍니다.
너도 동물도 안불쌍해지려면 네가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저도 의도치 않게 반려동물을 강제 입양 받은(?) 사람이라, 처음에 반 죽일 뻔 했습니다.
정말 입양하고 5일도 안돼서 매일 병원으로 들고 뛰고... 큰 병원 찾아 헤메기도 하고..
그러다 현재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만 다신 그렇게 얘네들 잡고 사람 잡는 짓은 하고 싶지 않네요.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만...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너무 무거운 책임입니다. 
그러니 안될 것 같으면 무작정 데려오시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마치 '사람의 생각의 차이' '사정상' 
'사람이면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을 대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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