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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레전드] 위험한 호기심 - 7 (完) -
게시물ID : humorbest_714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16
조회수 : 4169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19 02:36: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18 19:24:13
예전과는 달리 그여자에 비해 키도 내가 20Cm가까이 컸고, 덩치도 당연히 크다.
‘손 하나라도 까딱했다간 날려버리겠어.’ 그렇게 속으로 생각했다.
저주여자는 날 올려다보며 내 눈을 응시했다.
하지만 그 눈빛에서는 원망, 미움, 분노 등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 눈만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땐 정말 어떻게 됐었나 봐... 심한 짓을 하고 말았어...”
저주여자는 계속해서 사죄의 말을 했다.
난 그 자리의 긴장감을 견딜 수 없어져서
결국 도망치듯 그 곳을 빠져 나왔다.
혹시 쫓아오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뒤돌아보았지만
여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허탈했다.
 
 
달리다가 멈춰 서서 생각했다.
‘방금 그 말은 정말로 진심으로 사과를 한 건가?’
난 저주여자를 믿을 수 없었다. 의심만 들었을 뿐.
그런 사건이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난 아까의 장소로 되돌아가보았다.
그곳엔 다시 고무장갑을 끼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저주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정말로 반성한 건가?’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의 저주여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방 침대에 누워서 생각했다.
사람이 그렇게까지 변할 수가 있나?
옛날에, 마치 귀신처럼 해피랑 다치를 죽이고
나를, 신을, 쥰을 정신적으로 몰아붙이고 불까지 지르려 했던 사람이
‘미안해’ 라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사건을 계기로 내가 변한 건가?
의심에 사로잡혀서 남을 믿을 수 없는 차가운 인간이 돼버린 건가?
저주여자를 믿어주면 과거로부터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한번 더 저주여자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해야 한다.
난, 저주여자를 다시 한번 만날 것과
이번엔 도망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날
난 아르바이트를 쉬고 병원으로 갔다.
먼저 쥰을 찾아가서 지난 밤의 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늘은 저주여자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쥰은 처음에
“저주여자는 변하지 않았어!” 라며 내 생각에 반대했었지만
평생을 이대로 저주여자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 트라우마에 사로잡혀서
살아갈 거냐는 내 질문에 곰곰히 생각하다가,
“저주여자랑 만난다면……나도 같이 봐.” 라고 수긍해주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시간은 흘러, 면회시간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림과 동시에
드르르르륵
복도 안쪽에서부터 쓰레기운반수레의 소리가 들려왔다.
“왔다……”
쥰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드르르르륵!
수레 소리가 병실 앞에서 멈췄다.
병실 문이 열리고, 작업복 차림의 저주여자가 가볍게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나와 쥰은 그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저주여자는 안쪽의 침대부터 차례로 쓰레기통을 비워갔다.
 
 
“수고하시네요.”
환자로부터 인사를 받자 목례를 하고는 다시 작업을 하는 저주여자.
과거의 저주여자와 동일인물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가 없다.
그리고 드디어 저주여자가 쥰의 쓰레기통을 비우러 왔다.
저주여자는 우리와 전혀 눈을 마주치지 않고 가볍게 목례만 하고는 쓰레기를 치웠다.
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게 저주여자를 보고만 있었는데
쥰이 갑자기..
 
“뭐에요 아줌마!?” 하며 언성을 높였다.
저주여자는 작업을 하던 손이 딱 멈추며 그대로 정지했다.
쥰은 계속해서
 
 
“아줌마 나 알고 있었죠?! 나한테는 사과 한마디 없어요?!!”
 
 
난 당황했다.
쥰이 그렇게 화를 내며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저주여자는 숙이고 있던 그대로
“미안해……” 하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쥰은 순순히 사과하는 모습에 놀란 것인지 멍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아줌마, 정말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저주여자는 이쪽을 보며
“정말로 미안해요……내가 그런 짓을 했기 때문에……
쥰군이……이렇게 사고를 당하고……내가……그런 짓을 해서……정말로 미안해요”
 
 
나와 쥰은 더더욱 어안이 벙벙해졌다.
뭔가……지금 서로 하는 말이 다르다……
 
나는 “아니, 전에 개한테 몹쓸 짓 한 것도 그렇고, 우리 집 일도 그렇고 전부 다요!”
라고 말했다. 저주여자는
 
“정말로 미안해……내가……내가 그런 짓만 하지 않았다면……이런 사고는……정말 미안해.”
 
하며 울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병실 내의 다른 환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쥐 죽은 듯 조용해진 병실 내에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요……” 하는 저주여자의 목소리만이 울렸다.
 
 
쥰은 조금 창피한 듯
“됐어요.  애초에 내가 사고 난 건 아줌마하곤 아무 관계도 없어요.!”
라고 내뱉었다.
저주여자는 꾸벅꾸벅 머리를 숙이며 쥰의 쓰레기를 치우고는 마지막으로
“미안해……”
라며 병실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병실의 다른 환자들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병실 안의 분위기가 조금 어색해졌다.
쥰은
“뭐야 저 아줌마! 내가 사고 난 게 뭐가 어쨌길래. 혼자 착각하고 있어.”
라며 베개를 한 대 때렸다.
 
 
난 저주여자의 말과 행동으로 확실히 알았다.
‘확실히 저주여자는 어딘가 이상해……아니, 사과는 진심으로 하는 것 같은데’
그 여자는 저주를 건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있었다.
저주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 같았다.
쥰은
“그때는 진짜 무서운 존재여서 엄청 떨었었지만,
다시 대해보니까 그냥 오컬트에 빠진 이상한 아줌마라는 느낌이네.”
라며 어딘가 속이 좀 풀린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그렇네. 지금은 우리도 몸도 많이 크고 했으니까.” 하고 말을 맞추었다.
 
 
“자, 아무튼 정리 된 것 같으니까 나도 가볼게.”
“응, 한가할 때 또 와.”
그렇게 말을 나누고는 병실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는 길에 난 신이 떠올랐다.
신에게도 이 일을 알려줘야겠다.
녀석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그 때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과 같은 축구부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신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오오! 오랜만이야!”
그리운 신의 목소리.
난 신과 한동안 ‘요즘 어때?’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 뒤에
쥰이 사고로 입원한 이야기, 그곳의 청소부로 있던 저주여자의 이야기,
저주여자가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일하고 있던 이야기 등을 해주었다.
신은 저주여자가 사과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꽤나 놀라는 듯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은
 
 
“쥰이 퇴원하면 셋이 축하파티 한번 해야지.” 라고 했다.
물론 나도 같은 생각이어서
“퇴원 날짜 잡히면 또 연락할게.” 라고 대답했다.
다음날 난 쥰을 찾아가
 
 
“신이 너 퇴원하는 대로 이쪽으로 온다고 파티하자던데?” 라고 전했다.
쥰은 아주 기뻐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 나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딱히 이유는 없지만 새 학기도 시작되고 해서 시간이 빡빡했던 것도 있고
저주여자도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줄었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으면 쥰이 전화하겠지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쥰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음주에 퇴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난 “다행이네.” 라는 축하의 말과 함께 저주여자에 대해서 물었지만
“뭐, 그냥……맨날 쓰레기 치우고……똑같아.” 라고 했다.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나 준이 퇴원했다.
난 하교 길에 쥰의 집에 들렀다. 벨을 누르자 목발을 짚으며 쥰이 나왔다.
 
 
“어. 들어와.”
다리에는 깁스를 한 상태였지만 아주 건강해 보였다.
쥰의 방에서 잠시 잡담을 나누었다.
저녁이 되어 난 집으로 돌아왔고 저녁을 먹은 후에 신에게 연락을 했다.
 
 
“쥰 퇴원했어.”
“진짜?! 아, 그럼 파티 해야겠네.
당장 가고 싶은데 특활 때문에…… 이달 말 쯤에 갈게.” 라고 했다.
그리고 말일인 토요일.
나, 신, 쥰. 초등학교 때 이후로 오랜만에 셋이 모였다.
 
 
낮에 역 앞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본 신은 겨울인데도 꽤나 그을려있어서 스모키 화장이 떠오를 정도였다.
뭐 그건 그거고, 우린 저녁 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학교 이야기, 연애 이야기, 옛날 추억 이야기……
물론 저주여자의 이야기도 나왔다. 당시 서로가 무엇보다도 무서워했던 저주여자도
지금에 와서는 그저 청소 아줌마.
병원에서의 일을 나와 쥰이 신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었더니 신은
 
 
“그때하고는 다르니까, 지금은 그 여자한테 잡혀도 날려버릴 수 있잖아.”
라며 웃어넘겼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 저주여자는 과거의 인물.
그저 옛날 기억일 뿐 트라우마가 아니었다.
 
 
저녁 시간, 우리는 노래방에 갔다.
오랜만에 셋이서 만난 것도 있고 해서 우리는 술을 주문해서 마셨다.
우린 각자 네다섯 잔 정도 마시고 꽤 취기가 올랐다.
신나게 노래도 부르며 즐겁게 놀았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지나고, 노래도 슬슬 질려갈 때쯤
신이 한가지 제안을 했다.
 
 
“그래, 우리 비밀기지에 가자! 해피랑 다치를 만나러 가는 거야!”
 
 
순간 정적이 흘렀다.
나도 쥰도 할말을 잃었다.
설마 거길 가자고 할 줄이야, 생각도 못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신은 그런 우리를 놀리듯이
“너희는 여전하구나. 진짜로 겁먹었네. 큭큭”
하며 짓궂게 건드렸다.
그 말에 취해있던 쥰이 발끈하여
“뭐?! 누가 겁먹었다고 그래?! 시비 거는 거냐 지금?” 하고 맞받아쳤다.
 
 
난 취한 상태였지만 둘을 다독이려
“야 야, 그만해! 쥰 아직 목발 쓰고 있다고.” 하고 말리자 신은 곧바로
“하긴, 그래 갖곤 도망도 못 치겠네. 흐흣.” 하고 꽤나 심한 농담을 했다.
쥰은 더더욱 발끈해서
“입다물어! 가면 될 거 아냐! 너희야말로 가다가 쫄지마라!”
하고 완전히 어린애 싸움처럼 번져서는
결국 해피랑 다치의 명복을 빌자는 명목으로 가게 되었다.
 
 
신도 쥰도 취해있어서 서로 오기를 부린 것이 컸다고 생각한다.
뭐, 해피랑 다치를 찾아가 보는 일은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차라리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셋이서 가면 무서움도 덜할 것이고.
 
 
노래방을 나와 편의점에 가서
그 두 녀석이 정말 좋아했던 막대과자와 콜라를 샀다.
택시를 타고 일단 우리 집에 들러서 손전등을 챙겨
초등학교 뒷산으로 향했다.
 
 
택시기사에게 수상해하는 눈길을 계속 받으며 산 입구에서 내렸다.
난 셋이서 자주 같이 놀았던 뒷산이라는 그리움과 동시에
그날의 일이 떠올랐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또 다시 오게 될 줄이야……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쥰은 의기양양하게
 
 
“자, 가자!” 라고 목발을 짚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 뒤를 신이 히죽히죽 웃는 얼굴로 손전등으로 앞길을 비추며 걸었다.
나는
“쥰, 조심해서 올라가” 하고 신의 뒤를 따랐다.
막상 산에 들어가니, 전과 풍경이 달라져 있는 것에 놀랐다.
아니, 풍경이 달라진 게 아니라 우리가 커져서 풍경이 달라져 보이는 건가?
 
 
오르던 중에 신이 쥰을 놀리는 듯이
“저주여자가 있으면 어떡할 거야? 난 너 놔두고 도망갈 건데”
라며 또 다시 시시껄렁한 농담을 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올라가서 30분 정도 만에 그 장소에 도착했다.
그 장소……처음으로 저주여자와 만난 장소.
우린 말이 없어진 채로 불빛을 비추며 그 나무에 가까이 갔다.
 
 
그 날 저주여자가 저주의식을 하고 있었던 그 나무.
가까이 가서 빛을 비추어 보았다.
지금은 아무것도 박혀있지 않은 보통 나무였다.
하지만 오래된 못 자국은 남아있었다.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아마 경찰이 모두 뽑은 것이겠지.
 
 
한동안 셋이서 못 자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신이
“여기에서……해피가 죽었지……” 라며 땅을 비추었다.
당연히 해피의 시체는 없었지만 우린 해피가 죽은 그 장소를 기억하고 있다.
난 그 자리에 막대과자와 콜라를 놓았다.
그리고 셋이서 합장을 하고, 다음은 다치가 죽은 비밀기지 자리로 향했다.
 
 
비밀기지에 가던 도중에 쥰이
“별 일이 다 있긴 했지만, 그립긴 그립다.” 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러자 신이
“응, 그날 비밀기지에서 자려고 하지만 않았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라고 말했다.
하긴, 이 산에서 저주여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 산은 우리에게 있어 성지였다.
 
 
“이쯤이었지?” 신이 멈춰 섰다.
비밀기지가 있던 자리엔 기지의 흔적조차 없었다.
그날 산산이 부서져있던 나무판자조차 지금은 하나도 없었다.
쥰이 그 자리에 막대과자와 콜라를 놓고는 합장을 했다.
나와 신도 합장을 했다.
 
 
잠시 동안 묵념을 하고 신이 말했다.
“해피랑 다치가 없었다면……지금 우리도 없었겠지……”
쥰: “……응……”
나: “그렇네. 저주여자도 달라졌고, 이제서야 겨우 끝난 느낌이네……”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문득 신이 주변을 비추며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여기, 그 때는 우리만 아는 곳이었는데. 오는 사람 꽤 많은가 봐.”
신이 비추는 곳엔 과자봉지나 캔 등이 꽤 굴러다니는 것이 보였다.

“그러게. 그 때는 쓰레기 같은 건 전혀 없었는데.
여기 초등학생들 이 자리 아는 건가?”
쥰이 이어서
“우린 그때 쓰레기 꼭 다시 챙겨서 가져갔었는데.” 라고 말했다.
그 때 신이
 
 
“…!!......뭐, 뭐야 이게!!?” 하고 소리쳤다.
나와 쥰은 그 소리에 놀라 신이 비추는 불빛의 끝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 나무에 무언가 쓰레기가 붙어있다.
자세히 보니 수많은 과자봉지와 캔, 잡지가 나무에 못박혀있었다.
 
 
“……뭐야 이게……”
신이 불빛을 비춘 채로 가까이 갔다. 나도 쥰도 뒤를 따랐다.
“누가 장난친 건가?”
난 열심히도 못박아놓은 쓰레기들을 보았다.
그때,
 
 
“히익!!......이……이거……내, 내 쓰레기!……”
 
라고 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굳어버렸다.
“뭐!?”
나랑 신이 다시 물었다.
“내……내가 병원에서 버린!……”
쥰은 그렇게 말하면서 뒷걸음질 쳤다.
신이
“야, 정신차려! 설마 그럴 리가!!” 라고 소리치며 못 박힌 과자봉지 하나를 뜯어냈다.
그걸 보고 쥰은
“으어어……으어어어!!......”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 행동에 나와 신은 순간 멍해졌지만 다음 순간
“으앗!!”하며 신이 들고있던 봉지를 던졌다.
 
 
응? 하고 그 봉지를 보았더니
봉지 뒷면에
 
 
쥰 저주한다 죽어라
 
 
하고 매직으로 쓰여있었다.
 난 설마 하면서 나무에 박혀있는 쓰레기들을 싹 다 뜯어내어 뒷면을 보았다.
 
 
쥰 저주한다 죽어라 쥰 저주한다 죽어라 쥰 저주한다 죽어라
모든 쓰레기에 그렇게 쓰여있었다.
 
 
쥰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주저앉은 채로 굳어있었다.
신이 주변에 흩어져있는 쓰레기들을 주워
“야!......이거 봐……”
하며 내게 내밀었다.
 
 
쥰 저주한다 죽어라
 
 
주변에 떨어져있는 쓰레기들에도 쓰여있었다.
난 그때 깨달았다.
저주여자는 전혀 달라져있지 않았다.
계속해서 우릴 원망하고 있었던 거다.
내가 병원에서 본 고무장갑을 끼고 분리수거를 하던 모습도
쥰의 쓰레기만을 골라내고 있는 중이었던 거다.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것도 전부 거짓말.
 
 
난 그 순간 엄청난 한기를 느끼고
‘여기에서 얼른 빠져나가야 해!’ 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어
쥰에게
“야, 정신차려! 빨리 가자!” 하고 소리쳤지만
 
 
“내……내……쓰레기!......” 하고 쥰은 이미  정신이 나가있었다.
일단 신과 둘이서 쥰을 들쳐 메고 산을 내려왔다.
 
 
그 뒤로 8년.
물론 그 뒤로 그 산을 다시 찾은 적은 없다.
저주여자와도 만나지 않았다.
아직도 우리를 원망하고 있는 건지, 어디선가 우릴 보고 있는 건지.
하지만 우리 셋은 아직까지 살아있다.
다만……아직까지 쥰은 제대로 걷지를 못한다……
 
 
 
출처 : 네이버블로그 - 드세요닷컴과 무서운이야기 -
번역 : 솔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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