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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military_714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샌들우드
추천 : 3
조회수 : 331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4/22 23: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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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병역문제와 전투적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인사들의 문재인 캠프 영입으로 시작된 여러 가지 우

려들이 마침내 문재인 후보의 여성정책 발표로 가시화 되었습니다. 이는 군대게시판 뿐만 아니라 기

존 문재인 지지자들의 반발을 불러 왔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취업과 연계된 정책에 있어서는

정책에 대한 반발을 넘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를 불러 일으킬 만큼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

습니다.

저는 제 입장을 먼저 이렇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1) 군대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는 정책에 대한 비판, 문

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 그리고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 모두 존중 받아야 할 개인의 선택이다. 2) 대통

령 후보의 정책과 노선은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앞에서 예로 들었던 세 가

지 개인의 선택에 대해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운 비판은 정당성을 가지기 어렵다. 3) 십 수년 지속

되어 온 우리 나라의 취업 환경을 고려해 볼 때, 군대게시판에 올라오는 몇몇 과격한 표현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단순히 이를 꾸짖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해 본질적으로 이해하려는 태도가 아니므로

수용하기 어렵다.

제가 이렇게 제 입장을 우선 밝힌 것은 제가 지금부터 쓰려는 주장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다소나마 면

하고자 함입니다.

솔직이 말씀드려 저는 여성주의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여성

학도 수강하며 거부감 없이 여성주의에 대해 경청하고 일부의 내용은 공감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메갈리아 사태를 겪으면서는 도대체 여성주의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통탄을 금할 길이 없

었습니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답을 하자면, 주류 여성주의자들이 남성을 설득하는데 실패하였거

나 대화를 중단한 것이 문제의 시작입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위상을 구축하기 위해, 불편

한 진실을 숨긴채 여성들을 설득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불편한 진실은 여성주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성 그리고 남성들이 감수해야 하는 모든 익숙지 않은 불편함을 의미할 것입

니다.

문재인 대표가 천명한 성평등 정책의 면면을 보면 여성주의자들이 품어 왔던 오래된 미래가 보이는

듯 합니다. 제가 대학교를 다니던 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여성주의자들의 주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보입니다. 또한 오랜 시간 여성주의자들이 여성들 자신의 과제를 풀어 내지 못한 까닭에 그 해묵은

숙제의 실천 방법은 기계적 균형과 결과적 평등에 천착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속내야 어

쨌든 간에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의 입에서 "나는 여성주의 대통령이 되겠다"라는 선언을 이끌어낸 여

성주의자들은 어느 정도 정치적 성과를 거둔게 아닐까 합니다.

앞서 장황한 말씀을 드린 이유는 문재인 후보의 성평등 정책이 단지 문재인 후보의 것이 아니라, 역사

적으로 오랜 시간 여성주의를 확산시키고 그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려 노력해 왔던 여성주의자들의

투쟁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또한 그런 이유로 성평등정책은 겉으로는 성차

별 없는 평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역차별의 모순을 필연적으로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이러한 정책을 왜 수용했겠냐는 점에 대해 살펴 봅니다. 일반적으

로는 여성표를 노린 정책의 수립이라는 주장이 타당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후보자든 당이든 캠프이

든 여성주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공산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진

보진영에서 오랫동안 여성주의자들에 의해 설득되어 온 남성들의 보편적인 생각의 반영이라고 봅니

다. 또한 남성들의 여성주의에 대한 다양한 견해의 차이를 담아내지 못한 결과물이며, 특히 여성주의

에 대한 세대 차를 명확히 드러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정희,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 정권 동안 군사독재 정권과 싸워왔던 진보세력들은 군사주의, 권위주

의와 결코 타협할 수 없었으며, 실천적으로 가부장적인 가족문화에 대한 해체를 통해 올바른 길을 걷

고자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성주의는 발전해 왔고, 따라서 여성주의의 체화

는 진보주의자들에게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을 구성하고

있는 40대 이상의 정치인들이 여성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

습니다.

앞서 여성주의에 대해 저는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메갈사

태를 뼈저리게 경험한 분들의 감정은 저와 사못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성주의

를 페미나치라고 부를 만큼 여성주의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세대를 후보와 캠프 그리고 당에

선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는 메갈사태를 겪으면서 정의당이 보였던 행태에 대

단히 실망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 이후 적폐세력들을 제외한 정치권 일반의 여성

주의에 대한 태도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표창원 의원의 여혐논란을 통해 목

도하였습니다.

그럼 왜 이러한 논란과 젊은 남성들의 대대적인 성토에도 정치권은 여성주의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거나 못하는 것일까요? 저는 여성주의자들의 주장에 맞설 정치인과 세력의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

고 생각합니다. 여성주의자의 대표격으로 언급될만한 김신명숙, 남인순, 권인숙 등의 반대편에 세울

어떠한 인물도 떠오르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부끄럽게도 기껏 떠오르는 이름이 전원책,

고 성재기 정도라면 더욱 참담한 심정인 것은 따로 말 할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짧게 생각해도 80년

대부터 지금까지 30년을 다져온 여성주의 세력들에 맞설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성평등 주의 세

력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저는 이것이 군대게시판을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에 나타나고 있는 절

망감의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현실을 생각해 봅니다. 며칠 남지 않은 대선일정에서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는 여성주의를

기반으로한 정책의 수정요구는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나

무효표 운동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저는 생각해 봅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정치 세력들을 몰아낼 기회를 잡는데 까지

짧게 보자면 지난 총선으로부터 1년, 길게 보자면 지난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5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

습니다. 지금도 그러한 세력들은 소멸되지 않았으며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결코 소멸되지 않을 것 같

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작 몇 년의 권세를 누렸던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추

위를 이기며 촛불을 들고 주변을 설득해 가며 언론과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하물며 그 의미는 전혀 다

르지만, 30년 간 이론적으로 무장하고 정치적 역량을 확대해 가며 입지를 다져 온 세력과의 대화와 타

협이 그리 간단할 리 만무합니다.

마지막으로 군대게시판을 이용하는 모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간 잘못된

여성주의로 인해 왜곡된 남성들의 권익을 되찾고자 하신다면, 차기 정권을 통해 진정으로 성차별 없

는 사회 구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신다면, 인간 보편의 가치를 기반으로하는 성평등 문화를 갈망

하신다면 단기적인 의사표명에 머무르지 마시고 긴 호흡으로 그것들을 실천해 나갈 방법을 고민해 주

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에 대한 어떠한 지적과 비판도 받겠습니다.

빠른 응답 어려울 수 있으나 끝까지 제 주장에 대한
지적과 비판에 대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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