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뿐만 아니라 개표 결과에서도 호남의 판세가 저 모양이면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정계은퇴라는 카드가 꼭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호남 판세가 저대로라면 국민의당은 비례까지 30석 이상은 얻을 것인데,
그렇게 되면 반드시 자신들 중심으로 야권 재편을 하려고 시도할 겁니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한계는 분명하죠.
호남 대부분을 석권했지만 수도권 당선자는 많아야 1~2명,
과거 자민련, 자유선진당의 스탠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안철수는 확장성을 이야기 하지만,
특정 지역에 갇혀서 확장성을 잃은 것은 도리어 안철수고 국민의당입니다.
그런 정당과 그런 세력의 주도로 정권교체가 가능할까요? 어림도 없습니다.
이미 안철수가 탈당과 분당을 선택한 순간부터 그에 대한 비토 정서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강해졌습니다.
한번 문재인이라는 '공기'가 없이, '산소'가 없이
정권교체가 가능한지 실감해보라고 해야죠.
문재인 은퇴를 염두에 두고 어떤 분들은 안희정, 박원순 등의 대안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문재인이라는 든든한 대권주자 1위가 있어서
그동안 상대 진영의 예리한 검증의 칼날을 피해왔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명실상부한 1000만표 득표의 대선주자로써 엄청난 공세를 이겨낸 경험이 있는 것에 비해
안희정과 박원순이 야권주자 1,2위로 나서는 순간 지금보다도 더 엄청난 현 여권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수차례 법적대응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들 병역 문제를 스토킹처럼 제기하는 세력이 늘 존재하고 있는데,
야권 대권주자 전면에 나선다면 그런 사람, 그런 공세가 늘으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결국 그런 공세들은 지지율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고, 야권은 전체적으로 지지도 하락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야권 지도부는 물론이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다시 문재인에게 SOS를 치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성정으로 보아 결코 자신의 말을 되돌리지 않을 겁니다.
수도권에서 이겼으니, 영남에서 성과를 냈으니 은퇴를 번복하라, 재고하라는 말은
문재인의 그동안의 삶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겁니다. 게다가 명분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지역의 선택은 지역의 선택으로 존중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든 책임도 분명하게 본인들이 져야 하겠죠.
호남 분들이 지역당의 길을 선택했다면, 지역당의 길이 어떤지 보여주는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정계은퇴 이후 정권교체가 실패할 것이란 불안이 가시화된다면
아마도 본인들이 망각했던, 정권교체라는 생존의 절대 조건인 문재인이라는 '공기'를, '산소'를 다시 찾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