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요약들어갑니다.
1. 박근혜와 박사모에 대해 비판적인 영화입니다.
2. 집회의 중심에 서지는 않고(집단),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세 노인(할아버지 +부부)의 삶이 주인공입니다.(개인) -글에서는 안다루겠습니다.
3. 영화 편집 기법을 활용해서 박근혜와 박사모에 대해 온갖 극딜을 넣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스포있습니다만, 다큐라 크게 상관은 없을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미스프레지던트>를 굉장히 기대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감독의 인터뷰 때문이었습니다.
"누구라도 지나간 시절에 작별을 고하기란 어렵다. 가장 힘 있던 젊은 그 시절, 태극기 세대엔 그 좋았던 시절의 상징이 박정희, 육영수다. 누구라도 자신이 통과해온 모든 고통이 겪을 만한 가치가 있기를 바라지 않나"라고 말한 점에서 이념을 배제하고 인간에 대한 사려깊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사려깊었던지 (?) 포스터가 좀 논란이 됐는데요, 포스터에 대해서도 "박사모 분들이 나의 전작을 보면 포스터를 찢고 싶지 않겠나,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최대한 예쁘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라는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또 박사모 분들을 데리고 시사회를 한다고 한것 같기도 했고요.
감독은 박사모 영화가 아니라면서도, "박정희는 잘했고, 육영수는 그립다는 정서를 공유하는 박정희 세대에 관한 영화다. 이분들과 어떻게 대화할까, 공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출 의도를 밝혔습니다.
저 또한 옳고 그름을 떠나, 어차피 한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복작복작 살아가는데 저와는 정 반대에 있는 노인들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고, 이해보고자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또 사실상 박근혜 탄핵 이후 이들은 사회의 뒷면으로 사라져버린, 버려진 카드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근데 이게 왠걸, 막상 영화를 까보니 전작이 mb의 추억 찍으신분 아니랄까봐 영화적 극딜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영화 초반부는 흔히 다들 아시는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굶던 우리를 구해주고, 나라를 발전시킨 신-임금과도 같은 박정희"에 대한 회고록요.
거기에 육영수, 박근혜로 이어지지만 결과적으론 박정희의 늪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합니다.
그래서 노인들의 삶이 어떻게 박정희 중심으로 구성되는지 밝힙니다.
다만 영화 중반부터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터지게 됩니다.
이 부분부터 거의 미칠듯한 편집이 등장하는데요.
대부분 박사모 단체들의 비이성적이고, 대화가 통할 수 없어 보이는 아무말 대잔치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걸 영화적으로 극딜을 넣습니다.
이를테면 광화문 근처에서 트럭 한 대를 잡고 박사모 회원이 연설을 펼치는데, 이걸 단독 풀샷으로 잡아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 눈에 쓱 보기에도 6천명이 왔다"고 말하는데
바로 다음 샷이 박사모 집회 전경인데, 많이 잡아야 2~300명 정도 밖에 오질 않았습니다.
거기에 서울역에서 시위를 하는데, "중고생들 선동하는 전교조 해산하라"는 피켓을 단독 풀샷으로 잡아줍니다.
또 여기서 바로 다음 샷이 그 피켓 바로 옆에서 시위하는 청소년 세 명입니다. (얼굴은 모자이크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갑자기 어디선가 좌빨, 북한, 빨갱이 이런 것들도 나오는데
박사모 회원들이 여기서부터 싫은거에 그냥 다 좌빨을 붙여버립니다.
한 아주머니 인터뷰가 나오는데,
"박근혜는 그럴리가 없다. 그럴 사람이 아니다. 최순실이 걔가 좌빨일거다. 좌빨 사주받은거다 (?)"라면서 논리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
그리고나선 광화문은 평화시위가 아니다, 내가 봤다 이런말을 하는데
바로 다음 장면이 "박근혜 퇴진"피켓을 들고있는 시위대에게 언성을 높이는 박사모 회원들입니다. (위 인터뷰와 동일 인물이 속했습니다)
설마설마하는데 이내 곧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고, 촬영팀 한 분도 물리적으로 폭행을 당합니다. (슬쩍 봐선 폭행당하시는 분도 어이없었는지 웃는 표정같았습니다...)
"헌법수호"이런 피켓을 들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계엄령을 때리라", "우리가 뽑은 대통령인데 왜 국회의원들이 결정하냐" (?)는 정치와 법 질서에 대한 미진한 이해를 보여주는 장면들도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
탄핵문 선고 직전이 참 아이러니한데 "너와 나 아니면 누가 지키냐"는 군가를 시작으로 박사모를 찍다가
"겨례를 지키자"면서 노래가 끝나는데 바로 다음 샷이 또 탄핵문 시작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모순되는 박사모들의 행동을 차례차례 편집하면서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비 합리적인지 고발을 합니다.
사실 그걸 보면서 어떻게 대화를 해나가고,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정신이 아늑해지기만 했습니다...
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탄핵문 인용 후엔 실시간으로 멘붕하는 박사모들도 보여주는데 참 뭔가 씁쓸하기도 하고 어이도 없습니다.
마지막엔 폐허가 되는 장면도 하나 나오는데, 무너져내리고 사라져간다는게 그런 느낌일까 조금 허무하기도 했스빈다.
엔딩씬의 시작은 어린 박근혜가 차타고 청와대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이 장면으로 끝납니다.
주절주절 이런저런 장면들이 있었다 나열만 하고 끝나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