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일 때문에 부산으로 약 3년전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부산이 너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살려고 계획중인 3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정말 부산은 살기 좋은 따뜻한 남쪽도시에요. 왜 부산을 따뜻한 남쪽 나라라고 하는지 와서 살아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삶의 질이 더 높다고 할까요? 왜 그 동안 서울에서 아웅다웅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지금은 이 부산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산에 한 가지 답답함이 있어요.
그건 바로 '정치'에요. 그래도 부산이 경상도쪽에서는 가장 많은 야권 투표율도 나왔고 많은 행동하는 젊은 친구들도 많아서 발전되고 있죠.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구식이고 폐쇄적이기도 합니다.
어디를 가나 늘 그렇듯 장단점이 있듯이.. 이 부산도 그렇네요.
사실 처음에 와서 친구들이나 연고가 없었기에.. 많은 영어 모임에 참석하고 교류를 늘려 갔습니다. (참고로 본인은 영어를 좋아해서요)
그러면서 한 사람 한 사람 경험한 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글을 쓰는 큰 의미는 없고 그저 넋두리 및 답답함(?)의 표출? ㅋㅋ
경험1
이건 제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입니다.
어느날 모임에서 만난 남자동생과 술 자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참 친절하고 따뜻하고 .. 남을 많이 배려하는 친구였었는대요.
무슨 얘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저에게 삼성 이건희의 자서전을 읽어보라고 권했고..
저는 개인적으로 삼성같은 기업을 별로 옹호하고 싶지 않기에.. 이래 이래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었죠.
그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정치 얘기를 시작해 버렸네요.
그런데.. 여러가지 얘기가 오고 가던 중.. 뉴라이트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고 결국 김구 선생님 얘기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 말이 자기는 불과 얼마전까지 김구 선생님을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 뭐라할까요.. 누가 망치로 뒤통수를 때린 느낌이라고 할까요?
삼성 얘기를 하는데, 그 친구 아버님이 대리점을 하셨었나봐요.. 그래서 무척 맹목(?)적으로 삼성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저는 삼성불매를 할 정도로 별로 그들의 행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자사공장에서 일하는 56명째 암 사망환자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와 여러가지 얘기를 했고 결국 그 친구는 그것이 '일부 소수일뿐' 이라고 치부하더군요.
사실 상당히 화가 났습니다. 1명이 죽던 100명이 죽던 자사공장에서 일을 하고 병을 얻었으면 적어도 산재를 해줘야 한다. 그거를 어떻게
소수이라서 괜찮다고 말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더군요.. 자연스레 그 친구와는 멀어지게 되었죠.
경험2
저보다 한 살 위의 형이었는데.. 친하게 지냈고 어느날 다른 친구가 집에 초대해서 그 형과 함께 그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소주 한잔 하던 중 때마침 정치 얘기가 티비에 나왔고, 또 자연스레 정치 얘기가 나왔죠.
그런데 그 형이 하는 말이 '요즘 것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박정희 욕한다고.. 그 시대를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자기 아버지 앞에서
그런 소리 함부로 하면 빰다구 맞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했어요.. 발끈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또 조목조목 따졌지요.. 인혁당부터..박근혜까지..
사실 이런류의 사람들은 대부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그냥 모르고 주위에서 들은 얘기를 많이 믿고 계시는 것 같았어요.
저는 지금도 그 형이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게 하나 있는데..
"니 박근혜 싫어하나?"
"네, 이래 이래서 신뢰하지 않아요"
"그래? 그람 전두환도 싫어하겠네?"
"네??.. 자국민 학살한 전두환을 좋아할 사람도 있나요?"
저는 지금도 그 사람이 왜 전두환도 싫어하나라고 물어본게 이해가 안 가요?
그 뜻이 자기 보기에는 전두환도 괜찮은 사람인데 그 사람을 제가 싫어하는게 이해가 안 간다는 뜻인지.. 아님 너 같은 좌파는
전두환도 싫어하니까 당연히 박근혜도 싫어하지 라는 뜻인지..
뭐.. 여튼.. 이 사람도 멀어지게 되더군요.. 제가 구지 피하지 않아도 ..
경험3
친한 동생중에 상당히 많이 깨여있는 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늘 부모님도 설득해서 새누리당 찍지 말라는 친구거든요. 그래서 늘 부모님과 다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에 오유에 올라온 글 중에 한나랑당 골수 지지자인 아버지 마음을 돌리는 편지를 쓴 처자의 글이 있어서 .. 나름 감동을 받아서
그걸 이 후배에게 보냈었습니다. 이 후배도 그게 상당히 감동이었나봐요.. 그래서 부모님께 복사해서 보여줬나 보더라고요..
그랬더니..
후배 어머니가 그 글을 다 읽어 보시고 후배에게 그러더래요.. "우리 아들 어쩌다 이리 빨갱이가 다 됐노, 자꾸 이런 선동하면 나라에 잡혀간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험4
제가 부산에 와서 정치 얘기 때마다 가장 많이 들은 얘기기도 한대요.
어느정도 근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있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도 전 정부나 현 정부의 소통불가 및 기타 나쁜 점에 대해서는 많이들 얘기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친구들도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전라도가 야당 다 뽑는거나, 경상도가 여당 뽑는거나 뭐가 다르냐?"
이때도 참 답답함을 많이 느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라도가 야당, 민주당을 좋아서 뽑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때 전두환의 모태가 지금의 새누리당이고 지금도 광주는 그 아픔이 다 아물지도 않았는데, 폭동이니 선동이니 이런 소리를
듣고 5월이면 한집 건너 한집 제사이라는 광주 및 전라도로써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라도의 그 아픔의 표와 경상도의 새누리당 몰표는 비교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험5
회사에서 티타임(?)을 가질때였는데.. 그때 사장님이 직원들과 다과를 하면서...박정희를 찬양하시더군요..
또 빠직했지만.. 그래도 사장님이기에 참았습니다. ㅋㅋ 짤릴 수는 없기에 ㅋㅋ
그러던 중 너무 박정희를 찬양하시고 살을 덧붙이시기에.. 제가 또 발끈했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박정희를 찬양하시는 분들 또는 부자가 아닌 일반 서민중에 그 시대 및 새누리당, 박정희를 찬양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제대로 근현대사를 알지 못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또 받았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박정희가 어떠한 과오를 저질렀고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를 잘 모르세요.
그래서 역시나 줄줄이.. 얘기했죠..
그랬더니 사장님..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이 너무 가슴이 아펐습니다.
"어디를 가나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있기 마련이고.. 공동의 발전을 위해 소수의 불행은 있는 법이다".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소수가 당신의 가족이어도 당신의 친구이어도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었을까요...
경험6
얼마전 동서 처제와 함께 영화 '변호인'을 보고 왔습니다.
동서는 부산 배경의 영화라면 상당히 챙겨보는 편입니다.
나름 동서도 노무현이나 그 시대 배경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것 같아 보였고 나름 많이 느낀 것 같아 보였어요.
그 날 저녁 소주를 한잔 하게 되었고.. 그 날 봤었던 영화를 얘기했었죠.
참.. 좋은 영화다.. 잘 만들어진 영화다.. 등등등
그러던 중 철도 민영화도 얘기가 나오고.. 여러가지 얘기가 나왔는데..
동서가 그러더군요..
"전 기차 탈 일도 별로 없고.. 사실 별 관심이 없어요"
아... 진짜.. 많이 슬펐어요. 동서라 별 얘기 안하고 쓴 소주 한잔 들이키고 말었는데...
왜 나는 괜찮으니까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 그 현실이 참 슬프더군요.
사실 이런 경험들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살아갈 터전이기에 있는 현실 그대로의 사람들과의 대화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정말 소수입니다. 제 주위의 젊은 20~30대 분들 옳고 그름을 잘 아시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서로 이런 대화를 하더보면 자신이 몰랐던 부분이 많었다면 오히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시는 분들도 많고.. 바꾸시기도 하고요.
이런류의 얘기가 나오면 제 스스로 움츠리게 되더군요. 왜냐하면 그런 논쟁을 해봐야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기도 하고요.결국 언성만 높아지기도 하고요. 그런대요..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오게 되면 그때 역시 계속해서 그 분들에게 설명 드릴까해요.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요. 야권이 제일 높은 부산에서도 이런 심심치 않은 상황을 많이 겪는데.. 과연 TK는 어떨까 하고요 ㅋㅋ
이 글로 행여나 오해(?)가 사지 않을까 무섭기도 하네요.
저는 그저 제가 경험한 충격들을 얘기하고 싶었으며 지역차별이 아닙니다. 어디를 가나 사람 나름이죠.
저는 부산이 좋아요.. 사람도 좋고 환경도 좋고..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많이 알고 잘못됨에 분노하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