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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7116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반백백마법사
추천 : 11
조회수 : 624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6/04/12 20:14:13
얼마 전 대학선배를 만났습니다
대학 다닐 때 참으로 멋있던 선배였습니다
90년 봄 그 선배를 만났을 때 너무나 멋진 선배였습니다
그 선배는 저에게 87년 민주화 운동 당시의 활약상에 대해 자랑을 했습니다
제가 90학번이다 보니 87년 민주화운동을 간접적으로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그 선배는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마치 훈장을 받은 듯이 자랑을 했죠
그렇게 세월이 지나서 스물 여섯 해가 지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선배를 만났습니다
이제 중년 늙은이가 돼있었습니다
배는 불룩 나왔고 머리는 벗겨졌습니다
나라 걱정 보다 이제는 가족 걱정을 하는
이제는 중년이 돼있었습니다
제가 스무살 때는 눈도 마주칠 수 없는 대선배였지만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이기에 술잔을 부딪히면서 술을 마시는 그런 사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XX아, 내가 그리 잘못 했니?"
"선배, 무슨 소리에요"
"운동권을 왜 이리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니?"
저는 아무 소리도 못했습니다
"나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어. 그런데 이제는 운동권을 청산하자네. 그 기사 볼 때마다 내 청춘은 도대체 뭘 했는지 멘붕이 오더라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선배, 선배의 잘못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고도 저는 그 선배에게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 선배에게는 그게 자신의 청춘인데 그 청춘을 부정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지요
그냥 술만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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