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였을겁니다 술래잡기를 좋아해서 많이 하곤 했는데 그날도 역시 학원에서 쉬는시간에 밖에 나가서 술래잡기를 하였습니다 발이 느려서 술래가 쫓아오면 죽어라 달렸죠^^ 그러다 제대로 넘어진겁니다-
앞으로 슬라이딩을 했는데 느낌이 묘하더라구요- 일어서면 안될거같은... 그런 이상한 기운... 그 기운을 떨치고 당당히 일어섰습니다 당황해서 몰려들었던 애들의 표정이 밝아지겠거니 했으나 그건 저만의 바램이던가요-
애들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저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팔을 살폈습니다 어느샌가 피가 뚝뚝 흘러서 떨어지고있더라구요^^;; 유리조각들이 박힌겁니다 글쎄ㅡㅡ;;
상황이 전달받으신 학원 원장선생님께서 헐레벌떡 뛰어 나오시더니만 척척 소독과 지혈 등의 간단한 응급처치를 해주시고는 부모님하고 병원가라고 집에 보내주시더군요- (그 은사님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어쨌든 바로 아부지와 함께 병원으로 직행해서 유리조각 빼내고 꼬맸는데 간호사가 마취를 했는데도 바늘이 살을 뚫는 행위는 솔직히 진짜 아팠습니다ㅜ 속으로 간호사와 의사를 얼마나 욕했던지...^^
암튼 수술이 끝나고- 딱히 아픈부분도 없고해서 안심하고있었는데... 몇 주 후에 무심코 보니 꼬맨부위의 살이 볼록 튀어나와 있더라구요;;; 당시에는 이게 말로만 듣던 수술 부작용인가 싶어 겁이났는데 의사가 문제없다고, 괜찮다고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팔은 정말 아무 문제없이 기능하였고, 세월은 흐르고 흘렀습니다 한참 군에서 화생방 조교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가스실을 하도 들락날락거려서인지 독소가 모두 빠져나가 건강해진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었죠^^ 물이란 물은 구멍이란 구멍으로 죄다 나왔으니....ㅋㅋ
암튼 병장 달았는데 싸지방이 생겼습니다! 초라한 시설이었으나 그래도 좋았죠^^ 고참과 스타크래프트를 열심히 했습니다 조조전을 클리어하고 디아블로2에 주말을 반납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뮤탈을 뽑아서 적에게 날리던 도중 키보드에 올린 팔이 갑자기 급 아픈 겁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ㅡㅡ 고참은 놀렸습니다- 유리조각이 아직도 남아서 그거 안빼면 나중에 혈관 타고 다니면서 다 찢어버리거나 심장에 꽂힐거라고- 그러니 병원 가보라는 따뜻한 조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의무전대로 향했습니다- 엑스레이도 찍었습니다- 군대에서 별걸 다 했네요^^ 어쨌든 엑스레이를 확인하던 군의관은 흡족한 표정으로 제 팔의 튀어나온 부위를 마구 누르더군요;;; 아프냐고 물어보면서요- 아프다고 하니까 하는말이....
여기안에 니가 말한 유리조각이 정말 있는거같다 ....
때려주고 싶었지만 남은 군생활의 편의를 위해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왜 그...손가락으로 오케이 표시할 때 만들어지는 동그란 모양 있자나요? 그만한 대형 유리조각이 있다는겁니다....;;;;;; 그것도 몇 조각이...
이런 썩어빠질 병원 망할놈의 의사 간호사... 저는 갖은 악담을 하며 국군통합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저의 또다른 추억이 만들어졌던.... ㅋㅋ
여러분- 혹시 겨드랑이 마취를 경험해보신분 계신지요- 겨드랑이를 소독한다고 문지르는데 너무 간지러워서 막 꿈틀대는 모습이라니.. 정말 민망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겨드랑이 한곳을 겨냥해 큰 바늘이 들어가고.. 엄청 큰 주사기 내부에서 마취제가 제 팔로 주입됩니다 그 때 느낌은...
한참 어렸을 때 젓가락을 콘센트 구멍에 찔러넣어봤었는데 그때 경험했던 느낌과 같았습니다 번개가 내리찍는 듯한 기분...
이번 수술은 다행히도 마취할 때만 고통스러웠고, 그 이후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알맞은 음량의 센스있는 클래식이 흐르고 큰걸 세 조각이나 빼낸후 성공적으로 수술은 끝났습니다 저는 그 다음날부터 군인이라는 오기로 팔을 마구 쓰기 시작했구요^^
저는 뭐 큰 문제가 생겼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당시 수술했던 병원에는 아무래도 좀 따져봐야 되겠다 싶어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없었습니다-;;;;;
그 망할 병원이 있던 자리 그 썩어빠질 시설물이 있던 자리...
노인전문요양병원이라는 처음보는 간판이 그 자리에서 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더 나이 먹고 오라고 비웃는 듯이... 아놔...ㅡㅡ
뭐...암튼 덕분에 색다른 군생활이 되었습니다만^^ 병실에도 군기가 있다는걸 배웠고,(전 병장인거죠ㅋ) 간호장교는 정말 이쁘다는걸 알았습니다- ㅋㅋ
군의 의술을 의심하긴 했으나, 공짜였기에 제 몸을 맡겼습니다-^^ 수술 직후, 낮에는 괜찮았던 팔이 밤만 되면 엄청나게 아팠어요- 나으려는 징조- 이불이며 뭐며 다 걷어차고 끙끙 앓고 꿈에서도 아픈 꿈꾸고 그랬는데 그때마다 나이팅게일이 손수 이불을 다시 덮어줬다는~~^^
부산통합병원 간호장교들은 저의 이상형을 이미 초월... 아..여긴 공게지...
요즘도 뉴스보면 가끔씩 수술도구가 몸속에서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볼수있지요ㅜ 뭐 극 최근에는 성형부작용만 봤지만...
암튼 만약 수술 할 만큼의 부상이라면 그 사후관리도 정말 철저하게 하셔야 합니다!!!! 전 병원이 이미 사라진 상태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