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내용은 플래닛미디어의 "전투기의 이해"와 DK의 "FLIGHT"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투기는 1차세계대전을 통해 그 중요성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투기는 점점 진화해갔죠.
특히 1차세계대전 말 전투기의 엔진과 기체 구조는 1914년에 등장했던 전투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있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선호하는 전투기 엔진은 달랐습니다. 프랑스는 주로 로터리(rotary) 엔진을 개발하는데 집중한 반면,
독일은 수랭식 직렬형 엔진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로터리 엔진(Rotary engine)
로터리 엔진은 실린더와 전체 엔진이 캠축(camshaft)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방식으로 프로펠러를 구동하기 때문에
구조가 간단하고 취약한 부분이 적고 가볍고 중량당 출력이 뛰어났습니다.
따라서 로터리 엔진은 가볍고 기동성이 좋은 전투기를 제작하는데 적합했습니다. 그러나 엔진 자체의 출력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강력한 토크를 일으키는 로터리 엔진은 엔진 회전 시 구조상 발생하는 강한 '자이로스코프 효과(gyroscopic effect)'를 통해 오히려
전투기의 기동성을 높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는 숙련된 조종사에게는 큰 장점이 되었지만, 미숙한 조종사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독일이 이러한 장점을 모방하여 개발한 전투기가 바로 포커 E 전투기입니다.
↑ 자이로스코프 효과
6기통 직렬형 엔진(6-cylinder inline engine)
반면, 독일은 메르세데스(Mercedes), 벤츠(Benz), 오스트로-다임러(Austro-Daimler)사가 주로 6기통 직렬형 엔진을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직렬형 엔진은 튼튼하고, 신뢰성이 좋으며, 강력한 출력을 자랑했습니다.
다만, 전쟁 초기에는 엔진 자체가 비교적 무거워 전투기의 기동성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로터리 엔진과 직렬형 엔진은 각자 발전했지만 마지막은 서로 달랐습니다.
로터리 엔진은 200마력까지 최대 출력을 기록하고 이후 무대에서 사라진 반면, 독일의 직렬형 엔진은 계속 성형(radial) 엔진과 수랭식 V형 엔진으로
발전하여 전투기의 주력 엔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국은 1915년에 롤스로이스(Rolls-Royce) V-12 시리즈 엔진으로 V형 엔진 개발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 이전까지 영국은 엔진을 프랑스에 의존해왔었습니다. 1917년에 등장한 패커드(Packard Motor Corporation)사의 V-12 리버티(Liberty) 엔진은
1차세계대전에 사용된 전투기 엔진 중에서 가장 강력한 400마력을 선보였습니다.
↑ V-12 Liberty 엔진
더 큰 출력에 대한 요구는 전투기 디자인, 구조, 재료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무나 천을 소재로 사용하다가 합판으로 바뀌었고, '모노코크 구조(Monocoque construction)'에서 강철 튜브 프레임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외피도 천에서 알루미늄으로 점점 바뀌었습니다.
모노코크 구조란 몸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되어 있는 일체 구조를 말합니다.
1918년 당시 일반적인 전투기는 앞에 프로펠러가 달린 복엽기로, 220마력 엔진으로 고도 6,000m에서 200~21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전방 발사 기관총으로 무장했습니다. 이는 4년이라는 전쟁 기간 동안 급격히 발전한 기술의 결과였습니다.
1914년 공중전을 처음 시작할 당시의 허약한 비행기와는 달랐습니다. 드디어 '전투기'가 탄생한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대전 간 전투기(1919~1938)들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