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43216
진보운동과 제도정치는 선순환 관계여야 하지만, 지금은 이 연결고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의 무력감과 제도정치로의 쏠림은 대중 참여를 높이거나 지속시키기 어렵다. 국회 소위가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광장에 모인 이들을 대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무르익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면 피켓을 만들고 거리에 나서야 할 동기는 더욱 사라진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2008년 촛불 이후에 그랬던 것처럼, 단지 선거 결과만을 목 빠져라 기다리는 것 외에 별다른 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메시지는 이것이다. 우리의 힘이 부족했다는 솔직한 성찰보다 당연한 귀결이라는 항변이 강조되는 주장, 퇴진 대상으로 규정한 이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제도화된 공간에 희망을 걸자는 제안, 일정 수준 이상의 희생을 요구하지 말라는 저항의 한계선, 좋은 때를 기다리자는 근거 없는 대기론. 선수들 사이에서는 통용될 수 있는 주장인지 모르겠지만 28일이 시작이라 믿었던 이름 없는 이들에게는 무력감의 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