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와서 콧물이 흐르다 흘러내리다 못해 휴지로 틀어막고 있는데 하루도 안지나 몸살, 또 반나절 지나서 두통, 거기다 마지막으로 강하게 한방 목감기가 와버려서 이틀 밤낮을 자다 깨다 혼수상태인지 여기가 무릉도원이고나 싶은데 아무래도 4시에 잠이 깨서 도~ 저히 목이 아파 힘들어서 부랴부랴 옷을 껴입고 편의점을 내려가는데 새벽 공기가 참 맑긴 개뿔 집앞이 차 다니는 길바닥이라 남들처럼 새벽 맑은 공기 같은건 없고 목이 팅팅 부어 크으악~ 하고 가래만 자꾸 나오는데 이놈의 편의점은 또 바로 옆이네 사랑해요 하며 들어가 꿀생강차를 사와서 큰 머그잔 한잔 그득히 뜨신물 한가득 타서 마시니 아이고 꿀생강차님 하고 존칭이 터져나올 정도로 목이 따꼼따꼼 하며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아뿔싸 잠을 너무 많이 자뒀나 이제 또 잠이 안와버리네 이걸 어쩌나 싶어서 이리 뒹굴, 저리 뒤척 하다가 벌써 5시가 넘어가버려서 아이고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되겠구나 걱정하는데 30일이라니 내일이 올해 마지막 날이란 말이오 아이고 세상에 올 마지막날을 골골거리며 보낼 순 없으니 디비 누워 한잠 더 푸욱 자면 그래도 20대 마지막 날을 아파하며 보내진 않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좀 서글퍼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