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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의 '유언비어', 그리고 유언비어의 역사
게시물ID : history_7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기저편
추천 : 10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29 23:47:15

지난 번에 일제강점기 유언비어에 대해 살펴보았지요. 오늘 문득 페북에서 일베나 중립인 척하는 사람들이 "오유는 머리는 좋은데 유언비어를 사실로 믿는다!"라고 주장하는 걸 보고 글을 적습니다.


유언비어는 인류가 언어를 사용하게 된 이래 정말 많이 퍼졌을 겁니다. 옆 부서 누가 다른 부서 누구랑 사귄대 - 라든가, 저 XX 사실은 - 으로 시작하는 말은 연애 문제와 인간 사이의 다툼에서 시작될 테니까요.


이 점에 주목해서 일상사 연구는 유언비어에 주목했습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공화파들이 하층민 남성에게 마리 앙투아네트가 부적절한 관계를 귀족 남성들과 갖는다는 팜플릿을 퍼뜨려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는 연구도 있죠. 그러면서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논지를 전개했고요.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

* 뱀발: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보셨으면 잘 알겠죠 ^^


지난 번에 소개했던 일제강점기 일상사 연구는 조금 다른 맥락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에서 이루어졌던 유언비어 연구도 있었고, 애초에 운동사를 공부하던 분들이 진짜 민중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마음에서 화장실 낙서, 불온언론 등을 연구했지요.


그 결과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완용이 아들의 첩을 빼앗었던 패륜아라는 소문을 퍼뜨린다든지, 사이비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자신이 천황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한다든지, 일제의 징병으로 병으로 끌려가던 조선인들 중 일부가 일본에는 남자들이 전쟁으로 줄어들어서 일본에 가면 오입질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처벌받는다든지. 정말 그 시기 사료에는 우리가 생각지 못하였던 민중을 볼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유언비어 연구 대다수는 이렇게 유언비어에는 인간의 욕망이 담겨 있지만, 소비, 연애, 다툼과 같은 것뿐 아니라, 집합적 민중을 보면 민족, 계급 등의 큰 지향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전 오유에서 유언비어가 도는 걸 반기는 사람은 아닙니다. 사실이 아니면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맨 처음 쓴 글도 조선일보 천황 옹호 짤이 1940년인데 잘못 적혀 있다고 쓴 것이었고, 이태진은 민족주의자라고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집합체로서의 오유는 자정능력도 있고, 무엇보다 '상식'이라는 키워드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일제강점기 유언비어를 보면, 미시적으로는 연애, 소소한 다툼, 남 뒷담화이지만, 거시적으로는 민족, 계급 담론이라는 점에서 얻은 제 결론입니다.  오유도 그렇다고 봅니다. 유언비어를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라는 점. 지향을 봐야 한다는 점. 이게 최근 연구를 보면서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 뱀발: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번에 일제강점기 일상사에 대해서 '새롭다'는 평이 많아서, 서평 식으로 최근 연구들 중 재미있는 연구를 가볍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또 요즘 여러 '루머', '유언비어'(이게 진짜 루머인지 여부와 상관없이)가 많이 돌고 있어서 일상사, 민중사에 대한 경향을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곧, 첫 번째로 요즘 소위 '테러리스트' 논쟁에 휩싸여 있는 독립운동가 한 분을 다룬 책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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