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경상북도 골수 새누리당 지지자 이십니다.
한나라당때부터 꾸준히 지지하셨구요, 이명박근혜 당연히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변호인 보러 갈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라는 말 안했어요.
근데 변호인에 고졸출신 대전 판사 나올때 바로 알아차리셨습니다.
노무현 이야기네. 이러시더라구요.
영화 볼 때 항상 주무시던 아버지께서 그렇게 집중해서 보시는 모습 처음 봤습니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 삶이 저희 아버지와 비슷하십니다.
고졸출신에 대기업 임원까지 하시고 고졸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셨구요.
아버지도 매번 대학생들 데모나오면 공부하기 싫어서 ㅉㅉ 이러시곤 하셨구요.
국밥집에서 송우석 변호사가 하신 말, 저희 아버지가 맨날 하시던 말과 토시 하나 안틀리고 똑같습니다.
어제 영화를 봤는데 보고나신 직후에는 아무 말씀 안하셨어요.
그냥 그때 그 시절에는 저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많이 끌려갔다고만 하시고.
전 그냥 아버지같은 골수 지지자에게는 소용이 없구나 하고 체념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같이 저녁 먹는데 먼저 노무현 이야기를 꺼내시네요.
그 잘나고 똑똑한 양반이 뭐하러 정치판에 뛰어들어서 ...
대통령 안했으면 편했을텐데, 참 바보같은 양반이었긴 하다.
그렇게 시대 흐름 잘 읽는 양반이 나서긴 왜 나서서.
이러시면서 김대중대통령도 상고출신이라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뉴스는 무조건 공중파, KBS만 고집하시고 박근혜 잘한다, 이명박 잘한다 하셨는데
오늘은 저보고 '볼 만한 데 틀어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손석희 뉴스 괜찮다던데 봐요.'하고 JTBC틀었지요.
철도노조 관련해서도 욕하시길래 제가 저 사람들 주장하는 내용중에 임금협상은 없다고 하시니까
놀라시네요. 저는 공중파 뉴스 안본지 오래되서 모르겠지만 아마 신의직장이니 철밥통이니
임금 많이 받는다 쪽으로 알고 계셨나봐요.
변호인이 아버지 생각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모르겠고,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건 아니겠지만
이렇게라도 조금씩 균열이 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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