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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게시물ID : phil_78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분홍꽃돼지
추천 : 1
조회수 : 95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12/26 20:40:13
얼마 전에 지인과 자살에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이 분이 약간 인문학 및 심리, 뭐 철학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가끔 이런 얘기를 나누는데 저보고 자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안락사에 대해서 물었어요. 안락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그래서 당연히 안 된다, 안 된다는 저의 이유에는 식물인간이었다가 몇십년만에 의식을 차린 사람도 있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주위의 강요나 계략에 의해 당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부작용이 많다고요.
 
그러자 얘기가 자살로 넘어갔어요. (이 분이 자살을 조장하거나 이러는 게 아니라 굉장히 철학적인 토론을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자살은 무조건 반대라고 했죠. 그랬더니 산파술 비슷하게 계속 물어왔는데 결국 저는 혼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생명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죠. 그러자 왜 의미있냐고 물어서
그래서 그 자체로 가능성이 있고 뭔가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등등, 그리고 자살을 했다가 살아나서 열심히 살아가고 가치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요.
 
그러자 그러면 자식도 친구도 아무 것도 가진 게 없고 더 이상 희망도 없는 내일 모레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암말기 환자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냐,
그래서 아니라고 했죠. 그 사람의 생명도 중요하다고..
 
그러자 그 사람은 아무 희망이 없고 어차피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게다가 진통제도 듣지 않는 말기환자라서 매일 매일을 죽는 것보다 더 한 고통을 느껴야 하는데 살아있는 게 옳은 거냐...위대한 철학가라고 불리는 니체도 자살을 했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고뇌와 성찰을 하고 자살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겠는가, 그런데도 과연 그런 사람에게도 자살을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는 것이냐, 등등..
 
이것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결국 저는 자살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처음에 말했던 부작용들이 없다고 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자살을 무조건 막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그렇다고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자살을 어디까지 용납이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어째서 자살이 절대 안 되는지에 대해서 뚜렷하게 답변을 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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