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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오프라인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363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왈숙이
추천 : 0
조회수 : 2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25 18:58:04
씁쓸해서 몇줄 적어봅니다.

- 전에 쓰던 아이디를 버리고(영 부끄럽고 불편해서..ㅋㅋ), 새로운 아이디, 이 아이디로 활동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오유를 도합 십년쯤은 해왔습니다.
물론 오유 뿐만아니라 다른 커뮤니티들도 즐겼고, 지금은 오유보다 다른커뮤니티를 좀 더 즐기는 편이지만, 수년간 제 온라인 커뮤니티활동은 오유가 팔할은 차지했지요. 당시 중고딩쯤 됐던, 어린 나이의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별개의 세계로 이해해왔습니다.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대로. 그렇지마는 머리가 굵어지고 나이를 하나하나 먹어가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전혀 별개의 세계가 아니라, 온라인이 오프라인, 현실에 종속되어있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인생은 오프라인. 이라는 신념이 생겼습니다.

- 이번 친목질 사태가 서서히 정리되는 상황에서 이런글을 쓰는건 참 머쓱한 일이지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꽤나 친목질을 즐기던 어린시절의 저는, 스스로에 대한 패배감 따위나, 욕구불만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확언을 할 수는 없지마는 그러한 것들을 온라인에서의 유명세나 권위, 혹은 친밀감에서 충족하는, 일종의 자위행위를 하고있었지요.

- ... 물론 모든 커뮤니티를 즐기시는 이들을 이런 식으로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고등학생때의 빛나는 시기를 보내며 느꼈던, 온라인상에서의 감투나 인맥보다 오프라인, 그러니까 우리가 실제로 마주하고있는 이들과의 관계가 조금 더 가치있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아직 못 느끼거나, 혹은 알고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하던 이들이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되지않았나. 라는 생각은 얼핏 듭니다.

- 분명히 남들이 모르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를테면 고게의 익명글의 작성자를 알 수 있다거나..), 그리고 그 집단내에서 친밀한 관계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모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바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사람은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내가 반드시 악의를 품고있어야만 상대방이나 집단에게 해악을 끼치는것은 꼭 아니거든요. 별 생각없이 즐기고 있는 것들이 정말 민폐가 되지않는가. 타인에게 실례가 되는건 또 아닌가를 모두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그 빌어먹을 권위의식을 거세시키구요.

- 쓸데없이 중언부언한 이 글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별 같잖은 온라인에서의 권위나 위신을 버리고, 의도가 어땠던간에 우선 본인의 행동이 초래할 문제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자. 그리고 인생은 오프라인이니 괜스레 온라인에서 염병들 하지말자. 물론 그 온라인에서의 염병이라는 말의 의미가 온라인에서의 모든 행동을 말하는건 아니다. 민폐가 되지않는 범위에서는 언제든지, 어떻게든지 상관없으니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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