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보름 앞두고 야권연대 없이는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지만 여전히 야권연대는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당은 제명까지 거론하며 후보자 간 단일화에도 제동을 걸었고 더민주도 공세만 가할 뿐 적극적인 제스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가장 강하게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인물이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으로 더민주에 입당해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일컬어 ‘이적행위’라 말하는 등 국민의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29일 목포를 방문 중인 김 위원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 지역에서 야권연대가 진행 중인데, 국민의당은 제명까지 거론하며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같은 당 후보자를 협박하는 정치는 처음 본다. 의도가 의심스럽다. 안철수 대표의 뜻이라 보는데, 함량미달의 후보든 가망이 없는 후보든 마구 수도권에 내서 더민주 후보를 떨어뜨리겠다는 거다. 한 마디로 공멸, ‘같이 죽자’는 작전이다.”
- 같이 죽어서 좋을 게 뭐가 있나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면 새누리당만 어부지리를 누리는데 좋을 게 없다고 의아해할 수 있지만, 결국 안 대표는 야당이 공멸해서 초토화되면 거기에 자신이 새집을 지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다른 야권의 경쟁자들이 다 극심한 치명타를 입고 쓰러지고 자기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보는 듯한데 잘못된 생각이다. 본인도 여권압승의 책임을 지고 큰 비난을 받을 것이며 잘못하면 본인 자신도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안 대표의 측근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비례 10번 안에 포진해 있지 않나. 이분들 생각은 안 대표와 비슷할 거다. 내가 당선될 수 있다면 수도권에서 20~30석을 여당에 갖다 바치더라도 여기저기 후보를 내서 정당득표율을 높여야겠다는 계산이 아닐까 싶다. 그 두 가지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 국민의당은 제3정당 건설, 대안야당을 대의로 내세우는데“제대로 된 명분이 아닌 것이 그 당의 성격 자체가 의심스럽다. 안철수 대표가 하는 말 다르고 천정배 대표가 하는 말 다르고 정동영 전 의원, 박지원 의원 하는 말이 다 다르다. 건강한 야당이라고 볼 수도 없다. 국회선진화법을 바꾸겠다는 말도 했고 테러방지법 때도 입장이 모호했다. 새누리당 좋아할 일이었다. 하긴 국회선진화법을 굳이 바꾸지 않아도 새누리당이 165석 얻고 국민의당이 15석 얻어 180석이 채워지면 선진화법은 무력화될 것이다.”
- 이상돈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색깔이 다르기에 연대는 어렵고, 국민의당이 더민주의 2중대는 되지 않겠다고 주장했는데
“더민주 2중대가 안 되겠다는데 그럼 새누리당 2중대는 괜찮다는 소리인가. 나아가 국민의당 지지자들 중에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지지한 사람들이 꽤 있기에 야권단일화에 낄 이유가 없다는 말도 했다.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에 각을 세우는 야당이 아니라고, 정체성이 불투명한 당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꼴이 아닌가. 천정배 대표, 박지원 의원, 정동영 전 의원이 이런 주장에 동의할까? 동의하지 않는다면 안 한다고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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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돈 위원장은 더민주가 국민의당 주요후보자 지역구에 자객공천을 했다며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의도가 불순하다는 말도 했다.
“자객공천이란 것은 말이 안 된다. 상대편에 강한 후보가 있으면 우리도 강한 후보를 내서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선거다. 연대도 안 하고 각자 갈 길 가자고 해놓고 ‘왜 우리 쪽 중진들 출마한 곳에 후보를 내서 괴롭히느냐’ 이렇게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민의당이야말로 당선 가능성도 없는데 6~7% 얻어서 더민주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노력하는 거 아닌가.”
- 국민의당 뿐 아니라 정의당도 더민주는 야권연대 의지가 없다고 비판한다.
“그 부분은 우리당도 반성할 점이 많다. 국민의당에 비해 정의당은 상대적으로 쉽게 (야권연대를) 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못한 부분은 지도부에 잘못이 있다. 김종인 대표가 아무래도 야권 사정에는 좀 어두운 분이라, 그런 점이 작용한 것 같다. 여당에만 많이 계셨던 분이라 야당 쪽 돌아가는 분위기나 이쪽 사람들의 마인드를 여당 쪽만큼은 이해를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 또한 공천 이후 혼란한 시기가 반복되면서 당에서 선거에 대한 대비를 준비를 제대로 못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 선거 유세하면서 호남을 돌아봤는데, 호남민심은 어떤가.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밀리지 않나
“최근 상승세가 이어졌는데 비례대표 파동으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지금 침체된 상태인데 조금씩 나아질 거라 본다. 호남유권자들이 정치의식이 높은 분들이라 마지막에는 현명한 판단을 할 거라 생각한다.”
- 국민의당이 내세우는 호남정치 복원, DJ정치 계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DJ정치 계승, 호남정치 복원 이야기하는데 대체 그게 뭔지는 말을 안 한다. 4년째 새정치 이야기하는 안철수 대표가 새정치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못하는 것과 같다. 아버지의 정신을 계승한다, ‘적자다’ 하는데 지금 그런 이야기 할 때인가. 아버지를 오래 모셨느니 친했느니 하는 추억팔기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국민들의 요구는 박근혜 정권과 싸워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어려운 민생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실력을 보여 달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사람들은 막연한 구호만 외치고 있다. 공허한 말이다.”
- 호남정치란 더민주가 호남을 홀대했고, 그러므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하자는 것 아닌가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 대표가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정치인이라면 그렇게 대응하면 안 되고, 당당하게 겸허한 자세로 대응했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변호사라면 잘못한 거 없다 증거 대봐라 하겠지만 정치는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억울한 부분 있더라도 ‘내 잘못이다 앞으로 잘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해야 하는데, 대응을 잘못한 부분이 있다. 문재인 대표가 다 잘했다는 것도 아니고 탈당한 분들이 다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야권을 분열시키고 여권에 어부지리를 주는 것은 문재인 대표나 남아있는 사람들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거다”
- 김종인 대표가 최근 비례대표 공천 파동 때 김대중 대통령을 언급했다. “DJ는 돈 없어 비례 12번 받았지만, 나는 DJ처럼 정치 안 한다”고. 이 발언은 어떻게 생각하나
“간단하게 고사성어로 답하겠다. ‘연작이 어찌 대붕의 뜻을 알겠나’”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90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