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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7354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무나21★
추천 : 0
조회수 : 2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23 09:11:21
괄약근에게...2
나는 제발 조금만 참아 괄약근아 하면서
화장실로 가는 발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속도에 비례하여 괄약근의 저항도
무뎌지기 시작했다.
괄약근은 내게 속도를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더 이상 발걸음의 속도를 높였다간 자기도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사실 지금 있는힘껏 홀로 외로이 장의 압박과 싸우고 있는 괄약근은 진퇴양난에 놓이고 있었다.
전두엽에서는 어서 빨리 항문의 잠금장치를
풀어 뱃속의 환란상태를 잠재우라고 명령하고 있었고 이미 명령체계가 망가진
장들은 항문으로 도옹을 밀어내기 위해 미쳐
날뛰고 있었다.
단지 내 자아만이 괄약근에게 참아달라고
사정하고 있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괄약근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가 없었다.
화장실에 점점 다가가자 괄약근이 최후의
힘을 내며 견디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은
무리였다. 혹시 화장실이 꽉 차 있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괄약근의 저항을
약하게 했다.
드디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행히도
화장실은 비어 있었다.
"=" 보통 이콜로 읽는 이 부호의 뜻은 양방이
오차 없이 똑 같다는 뜻이다.
그렇다.분명 이콜이었다. 내가 바지를 벗고 좌변기에 앉는 순간과 도옹이 나오는 순간이 정확히 이콜이었다.
나는 분명 들었다. 항문에서 도옹이 나오는
소리는 단지 도옹이 나오는 소리가 아니었다.
지금껏 고생했던 괄약근이 내뱉는 안도의
한숨소리였다.
안도의 한숨은 어느덧 기쁨의 웃음소리로
변해 들렸다. 너무 기뻐 눈물이 흐르는 그
기쁨의 웃음소리를 괄약근이 내고 있었다.
나는 나즈막히 속삭였다.
' 그래 맘껏 울어라! 오늘은 너의 날이다.
그래 소리내 울어라! 내 너를 안아 주지는
못해도 내 오늘 너를 기억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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