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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없고, 생각도 없고, 배려까지 없는 농담...
게시물ID : military_69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k.!
추천 : 16
조회수 : 643회
댓글수 : 47개
등록시간 : 2017/04/17 02:07:21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마음의 편지 쓰는 시간.
내일 모레 전역하는 말년 병장이 볼펜을 집어들고 한참을 끄적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 북괴의 연이은 군사 도발로
작금의 대한민국 안보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습니다.

대대장님!
아무쪼록 더욱 강화된 군사훈련과 부대 내 군기확립으로
만전의 준비태세 확립하여 언제 어느때라도 북괴가 도발하면,
철저히 응징하는 강한 부대로 만들어 주십시오'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뒤의 후임들 x뱅이 치라고 반 장난으로 작성하는 편지입니다.

또...

네이버 뉴스에서 예비군 훈련이 강화됐단 뉴스가 올라오면 
'반드시'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 예비군도 현역과 같은 실전 훈련을 통해, 대한민국 상비전력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 이상 민방위 1년차 아재가'



다들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딴에는 농담이랍시고, 쓰는거겠죠.
하지만 재미도 없고, 생각도 없고, 배려까지 없습니다.
저런 글들의 근저에는 결국 '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나는 전역하니까.
어차피 나는 민방위니까.

그래요.
내 뒤의 후배들 처우야 관심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관심 없는 수준을 떠나서 저렇게 비아냥 거립니다.



반면 여성의 경우 어떻습니까?
임신, 출산, 육아 기사 뜨면 어떻든가요?

나 이래 힘들었으니까 니들 힘든 건 일도 아니다며 비아냥 대던가요?
나는 임신, 출산 다 끝마쳤으니까 나랑 상관 없어~ 하며 무관심하던가요? 
경제가 어려운데,,, 임신, 출산 예산을 삭감하여... - 이상 40년차 솔로 독신녀가. 하며 조롱하던가요?

정말 내 일 같이 분노하고, 공감하며 뭉쳐 소리 냅니다. 

하지만 남성들은,,,
자신이 민방위라고해서 예비군을 우스게 소리 삼고.
자신이 예비군이라 해서 현역을 우스게 소리 삼습니다.

그게 쿨해보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생해도 고생한 티 내지 않고, 힘들어도 힘든 티 내지 않는.
그리고 그렇게 몇십년이 쌓이자. 
여성들은 정말 군인이 고생 안하고, 안힘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힘들었다 얘기하면, 군무새라 조롱 당합니다.

군생활을 경험한 남성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농담거리 삼는데.
어떻게 여성들에게 군인과 군생활을 존중받을 수 있을까요?

지금 노예보다 못한 대우 받고 군복무하는 현역병들과.
교통비 꼴랑 몇천원 받고 생업을 미뤄야 하는 예비군들의 처우가 수십년째 이지경인 것은.
실제 현역이었고 예비군이었던 바로 우리들의 태도 탓도 크다 생각합니다.

스스로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도 존중해 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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