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
십수년이 지나도 변할 것 같지 않는 결혼 문화죠.
"내가 너한테 딱히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옆에 아파트 하나 장만해 줄게"
아...
우리집 형편이 비록 좋아보이지는 않아도 부모님께서 모아두신게 있었구나!!!
어머니께서 제 나이 27살 가을쯤에 이야기를 하셨고 그 해가 지나가기 전에 아파트를 제 이름으로 사주셨습니다.
정말 사주셨습니다. 제 이름으로
사주시기만 했습니다.
아파트가 1.6억인데 제가 모아둔 3천을 빼고 1.3억이 대출이었습니다. 물론 제 이름으로 대출
어머니는 너의 장래를 위해서 아파트를 사주셨다고 했지만
뒷감당은 제 책임이였죠.
처음에는 이자 걱정하지 말라고 그 아파트를 세내주면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처음엔 괜찮았죠. 월세로 이자를 막으면 되니까요.
2년 후 전세가 끝날 무렵 어머니랑 너무 사이가 안 좋아져서 독립을 하겠다고 나왔습니다.
성급하게 감정적으로 나왔는데 이자 폭탄을 맞았지요.
월급이 200 정도 인데 한 달에 나가는 이자만 대충 60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해주실 돈도 없고 오로지 제가 다 해결해야 했습니다.
답이 없었어요. 진짜로 없었어요. 생돈이 월에 60 이상이 나가는데 빨리 원금을 갚아야 했습니다.
그 때를 회상하면 와이프한테 이렇게 얘길 해요.
"내 젊은 건강과 아파트를 바꿨다. ㅎㅎㅎ"
그냥 집에서는 거의 안 먹었어요.
아침은 안 먹고, 점심은 회사 급식으로, 저녁은 그냥 라면으로 때우고, 빵으로 때우고...
보일러 안 틀었어요.
전기료? 한 달에 1만원 넘은 적이 없죠.
그냥 거지 같이 대출 갚아갔어요.
옷? 인터넷으로 싸게 나온거 사서 "내가 입으면 당연히 멋있을꺼야!!!!!!!!!!!!!!!!!" 라면서 입고 다녔죠.
결혼 하고 그 옷 다 싹 모조리 버렸습니다. (거지 같은 외모에도 날 선택해준 와이프에게 감사하며...ㅜㅜ)
34세 결혼할 즈음엔 대출 거의 다 갚았습니다.
계산하면 1년에 거의 2천 정도 상환했던것 같네요.
연애 때는 몰랐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좀 억울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소인배 마인드로
"나는 이렇게 고생했는데 너는 이거하고 나한테 생색내면 어떡하냐!!!" 라는
마음의 소리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그랬다는거지... 실제로 이상한 신부는 아닙니다!!! ;;;)
처가댁에서 혼수는 정말 정말 잘 해주셨어요. ㅎㅎㅎ
그런 섭섭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건 우리 부부의 첫 아이가 태어나고 제가 고생했던 그 집에 도착했을 때, 그 때인것 같습니다.
5년 동안 개고생 했던게 지금을 위해서 그렇게 힘들었구나, 정말 정말 모든게 다 풀렸던 순간이였습니다.
제 경우가 진리일리 없지만
제 경우는 그랬습니다.
연애 할 때는 상대방 배경이고 뭐고 정말 좋아했고
결혼하고 나서는 좀
"왜 내가 고생했던걸 몰라주지?" 했다가
자식이 태어나니 "나의 인고는 모두 너를 위한 것이였다."로 변했습니다.
연애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면? 이라고 했을 떄 좀 아깝다면 결혼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결혼할 상대는 그런거 생각도 나지 않아요.
만약 지금 여러가지 이유로 고생하면서 결혼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정말 나중에 저 처럼 뿌듯하실 일이 있을거에요!!!
모두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