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하지요. 그 2학년인가 3학년인가, 도덕시간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내가 몸이 아파서 학교에서 조퇴해서 집에 가는 버스에 탓는데, 자리가 나서 앉았다.
아 그런데, 다음 정거장에서 할머니가 타셨네. 할머니가 앞으로 오신다 자리를 비켜주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 당시, 저는 집이 대가족이라 진짜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아퍼도 일단 자리를 비켜 주고나서 할머니에게 다시 아픈 걸 이야기 해서 자리에 앉을까?"
"아니야, 일어났는데, 쓰러지면 그게 더 미안한거 아닌가?"
지금 생각해도 판단하기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께서 이 말씀을 하셨죠. 정확한 구문은 기억이 안나지만 논조는
"나중에 너내들이 이것보다 더 힘든, 판단하기 힘든 일이 많이 생길 거다."
어릴때 잘하던 선과 악, 흑백논리가 편한, 그 어린 시절에
이것도 맞고 저것도 그리 틀리지 않은 그 내용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좀더 생각의 폭을 넓혀 주었죠.
이후, 살면서 그 내용은 머리 깊은 곳에서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고민을 하고 싶습니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그리 틀리지 않은 그런 관점과, 당위성에 대한
논의들을 말입니다.
그냥, 국민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훔치면 벌받고, 거짓말하면 혼나고, 잘하면 칭찬받고,
그리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더 좋은 방향을 찾아보고
그런데, 그 내용이 왜 이리 안되는 걸까요?
언론의 포장을 살짝 벗기고 실제 그 내용을 보면, 국민학교 도덕시간에 나온,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문제들이
포장이되고, 과장이 되고, 성형이 되어, 결국에는 도덕시간에 배운 결과와는 다른 결말로 끝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 단순하게 원합니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자. 그게 어릴때 배운 사회에 대한 기본 룰 아닌가?
상식적인 문제는 상식적인 판단과 결과를 볼 수 있게 하고,
그리고, 좀 더 판단하기 어렵고,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 대한 내용이 사회 전반을 가로지르는
이슈가 되는 사회가 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