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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선언문
게시물ID : gomin_696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56789
추천 : 4
조회수 : 20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5/16 02:35:31
나는 오늘로써 모든것을 포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수많은 동화를 보고 듣고 자라왔다  
신데렐라니 백설공주니 하는 서양의 것에서 부터 
콩쥐팥쥐니 심청이니 하는 우리의 것까지
그 중에서 나는 '바보 이반' 이라는 동화를 좋아했다. 
순진한 이반의 어리둥절한 모습에 우습기도 했고
그런 순진한 행동들로 바뀌어 가는 세상이 좋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이들이 말해왔듯이 '바보 이반'은 슬픈 동화이다. 
수많은 슬픈 이야기들 중에 왜 하필 이 이야기가 슬프다고 이야기 할까?
그건 바로 현실과 다른 이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네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세상은 추하다. 
순수하면 이용당하고 착하면 무시당하며 이상을 꿈꾸면 쓴 세상만이 기다린다. 
정의는 승리하지 못하고 악은 사라지지 않으며 의로운 이들이 꿈꿨던 세상은 오지 않는다. 




난 어릴적부터 순진했다. 
사람을 좋아했고 나의 기쁨만큼 남의 기쁨이 좋았으며 해맑은 웃음을 보고싶어했다. 
그러나 항상 이야기는 행복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순진하고 어리벙한 나의 모습은 곳 강하고 어린 아이들의 표적이 되었고




중학생이 되던 어느 해부터 나는 왕따를 당했다. 
수많은 치욕이 나에게 주어졌고 수많은 주먹이 나에게 날라왔다. 
다가온 사춘기와 빚보증에 망해가는 집안은 그런 나를 더욱더 힘들게 했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잃지 않았었다. 세상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믿었다. 
선인은 결국 승리할 것이며 약한 이는 결국 강해질 것이며 작은 이는 곳 커지리라 믿었다. 
그렇기에 나는 버틸 수 있었고 그렇기에 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나의 기대에 부흥하듯 삶은 고등학교 즘부터 나아지기 시작했다. 
더이상의 괴롭힘도 집안의 위기도 사춘기도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의 상처는 흉터로 남아 없어 지지 않았다.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 중에도 대학합격의 기쁨도 군 전역의 해방감도
수많은 즐거움도 나의 상처를 없에지 못했다. 




그러한 와중에 오늘에 이르러 나는 모든것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세상은 내가 믿듯이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 하는 이가 없었고
세상은 내가 바라듯 타인의 아픔을 쓰다듬는 사람 하나 없었고
세상은 내가 원하듯 모든 것을 감싸려 하는 이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다. 




이젠 더이상 힘든 이 길을 걷지 않겠다. 
수많은 이들이 약자로 보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 
자신이 진리인 이들에게 고개 숙이지 않겠다. 
모든 짐을 스스로의 탓으로 돌리며 어깨에 지고 외로이 가지 않겠다. 




비록 아직도 어려운 영원한 암흑의 길이지만
나 하나 없어짐으로 타인의 고통 그리고 나의 고통을 없엘 수 있다면. 
이기적이지만 오롯히 타인의 눈을 생각하며 살아온 이 길을
이제는 내려놓고 사라지겠다. 




나로 인해 고통받은 그리고 고통받을 이들에게 사죄의 말을 바치며
오늘 달조차 보이지 않는 이 밤에
떠나가 사라지도록 하겠다. 




더이상 나처럼 사는이가 없음을 바라며
길고 긴 변명을 마친다. 
모두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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