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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24
게시물ID : soda_69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8
조회수 : 8062회
댓글수 : 62개
등록시간 : 2024/05/21 14: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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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어제의 일 때문인지...오늘은 엄청난 속도로 베오베를 갔네요.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이런식으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인질' 삼아 제 글을 베오베 몰이하는 느낌이 들어

조금 자제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불규칙하게 기습적인 글 투척으로 

계속 사이다 게시판을 새로고침 하게 만드는 부분에서도 독자님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독자님들의 하루에 지장이 없도록 '선'을 지키겠습니다. 

 

이게 지나치게되면 타 유저분들이 보시기에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 될것 같아

오늘까지만 한편 더 업로드 하고, 1일 1연재로 다시 하겠습니다. (주말은 쉽니다^^)

 

감사드립니다.

 

--------------------------------------------------------


회의실.


나: 여기 D사 전공정 업무처리 보고섭니다. D사에서 만들어 준거에요.


사장님: .............


햄릿: ...............


이과장: ................;;;;


렌야: ................


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님: 이렇게 빨리 끝나? 이런 속도면 너 혼자 회사일 다 해도 되겠다...


나: 혼자 다 했다기 보다는 D사 전공정 대응방법을 아는거죠. 어떤건 처리 안해도 완료로 봐주는거고

대신에 다른 일을 몇개 봐주는 식으로. ㅎㅎ 그 사람들 원래 그래요.


햄릿: 그...그러면 앞으로 이과장한테 D사 대응 방법 같은걸 같이 공유하면 어떨까?


나: 팀장이 현장에 가서 현장 분위기 보고 챙기고 해야죠. 그게 안다고 되는 일인줄 알아요?

현장에서 눈도장 찍고, 담당자들한테 신뢰를 얻어야 써먹을 수 있는거에요.


이과장: .........;;;


나: 어쨌든 저는 한번 보여드렸어요. 약속 지킨겁니다. 


사장님: ............


나: 사장님 예전부터 해보고 싶은게 있었어요.


사장님: ?


나: 밑에 직원들이야 하나 진득하게 잡고 해나가면서 실력을 키우는데, 시니어급 직원들은 

솔직히 충분한 경험이 있잖아요? 그럼 비전팀 통해서 현장 문제들 총 정리하고 발생된 문제 리스트들로

현상금 사냥하듯이 공지에 올리는거죠. 시니어 급들은 거기서 각자 업무를 선택해서 처리하는 겁니다.


햄릿: ..............;;;


렌야 & 이과장: ;;;;;;;;


나: 1년동안 누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지 체크해서 처리한게 제일 많은 시니어한테 좋은 고과를 주는거죠.

아니면 회사에 골치아픈 '난제'가 생겼을 때는 거기에 따로 현상금 걸어서, 해결하는 사람한테 주는 방식이나.


햄릿: 회사가 무슨 장난이냐;;;


사장님: 음.....;; 그거는 너무 급진적인거 아닌가...;; 그리고 잘하는 사람만 독식하는 체제 같은데...


['독식'이라니...과연 이게 회사를 '키우는' 최고 경영자의 입에서 할말인가......]


나: 사장님. 아무리 잘해도 사람은 쉬어가면서 일해야되요. 쉬지도 않고 다 독식하는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좋은거 아니에요? 그 사람한테 한 만큼 고과를 주면 되는데. 그 덕분에 회사 전반적인 일들이 다 해결되는 거잖아요?

안되는 사람 고과 주지말고 다 짜르자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사장님: ..............


렌야: 3파트장. 3파트장이 말하는건 결국 3파트장 한테만 유리한 체제 아닌가.


이과장: 맞아요;; 3파트장님은 회사 장비 다 알고 계시니까 유리한거죠...


나: 와..미치것네.. 이과장님. 제가 여테까지 해결하고 다닌 장비들. 알고있던 장비들 아니거든요? 

그냥 코드 분석해보면 나오는거지 ㅡㅡ 고과평가가 그렇다면 개당 보너스를 걸어 두시던가요. 10만원~30만원 선에서.

뭔가 해결하는 사람도 재미는 있어야죠. 저를 의심하시는거면 팀장급들은 그럼 경쟁에서 제외를 하던가요;;


렌야: ...............


사장님: 아니야...지금에 조직에는 안맞는 방식같아. 오히려 나머지 사람들 사기만 죽이는 결과가 될 수 있어..


나: 하아............;;



[이 회사는 양로원이 되었다....]


확실하게 느꼈음. 사장님은 '현상유지'가 최종 목표인걸 알았다는것....

그래.. 2017 년도에 연구소장님 통수를 쳤으니...

현재 2020년도...3~4년 정도 지났구나...


카운트 다운이 아마도....1년 남지 않은것을 직감할 수 있었음.




***




조금 다른 얘기로 빠지겠음. 


본인이 주임 시절부터 한번씩 연락하는 전 회사 형이 한명 있었음.

네OO소설에 등장하는 '냥이 형' 이라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본인이 첫 회사에서 처음 이사님을 대면할 때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신소재 개발부가 있었음. 무슨 공업용 사파이어를 만드는...


냥이 형은 본인보다 1살많은 당시, 28살 이었지만 특이하게도 

신소재 개발부의 팀장을 맡고 있었음. 초장부터 좀 껄렁껄렁하게 자기 소개를 하기에 

기싸움을 했었는데 ㅋㅋ 그것 때문에 서로 친해졌음.


듣기로는 조립&셋업 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던거 같은데, 일을 무지무지 잘했고

붙임성이 좋아, L사의 높은 분들에게 눈에 띄어 낙하산으로 대기업 취직을 했다고 들었음.


그러다 베트남 법인을 처음 만드는 현장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고, 당시 현장일 뿐만 아니라

사무 업무도 엄청나게 했다고 함. 인사, 경영, 재무, 영업......


지기 싫어하는 냥이형 성격에 낙하산이라 무시받는게 싫었는지 엄청나게 공부했다고....

그렇게 베트남 법인이 설립 되었을 때, 냥이 형은 사무직 업무 마스터가 됐다고 함.

특히나 영업쪽에 적성이 맞았고, 여러 업체 사장님들 접대 중에 당시 가족회사 회장님을 만나게 된듯.


회장님과 같이 일하며, 회장님은 냥이 형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냥이 형을 꼬셔 자신의 회사로 데리고 왔음. 냥이형은 '야망'이 있는 남자이다 보니....

용꼬리 보다는 뱀 대가리를 하고 싶어하는 타입이라, 뱀 대가리가 되기 위해 회장님을 따라 나선것.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사업인 사파이어 사업을 냥이 형이 맡게 된거였음.


물론 결과적으로 잘 안되어, 잠시 본인이 있던 비전팀에 몇달 다니다 퇴사했음.

예전 소설에는 각색하느라 냥이 형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본인이 퇴사 전 마지막 출장 때

부서의 대리 급들과 적벽대전 썰전을 치루던 화에서 등장했었음..


이 당시, 본인에게 상당히 부끄러워 했었고, 동생한테 비겁한 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며

구질구질하게 회사에 붙어있지 않고, 새로 출발하겠노라 사직서를 냈던 사람임.


나로써는 괜히 친한 형을 퇴사시킨 기분이라 불편 했었는데, 

냥이 형은 퇴사 후에도 자주 본인에게 연락와서 안부를 묻고는 했음. 


지금의 회사에 취직했을 때도 1년에 2~3번씩 연락이 오고는 했음. 

가끔은 중국에 갔을 때 본인에게 통역 좀 해달라고 전화가 오기도......


본인이 이 회사에서 주임을 달았을 때, 냥이 형은 회사를 차렸다며 연락이 온적 있음.


냥이 형: OO야~ 회사 잘 다니고 있냐?


나: 네 형^^. 저 주임 달았습니다.


냥이 형: 오. 축하한다. 형도 축하 받을 일이 하나 있지!


나: 뭔데요?


냥이 형: 회사를 차릴꺼야.


나: 회사를 차려요? 어떻게??


냥이 형: 형이 원래 법인 설립같은거 하면서 일 배웠잖아. 회사 만드는데 필요한건 빠삭하게 알고있지^^


나: 와.....예전부터 형은 뭐라도 할거 같았어요. 벌써부터 회사 사장이라니...어디 분야에요?


냥이 형: 당연히 장비지!! 회사라고 해봤자 별거없어. 그저 아웃소싱 업체지 뭐. ㅋ


나: 어떤걸 하시려고요?


냥이 형: 셋업이지 뭐겠어. 예전 회사 제조팀 사람들이랑 같이 만들었어^^


나: 아.......;;


냥이 형: OO야. 너도 셋업이라면 기똥차게 잘했잖냐! 어때? 형 회사 올래? 오면 창립멤버로 대우해줄께^^


나: ㅎㅎㅎ 형. 저는 예전부터 프로그램 하고싶어 했잖아요. 지금 회사에서 프로그램 잘 배우고 있습니다.


냥이 형: 그래? 뭐. 혹시 아냐!? 우리 회사가 더 커지면 그때는 프로그램이 필요해질지??


나: 아주아주 먼 훗날 얘기네요 ㅋㅋㅋ


냥이 형: 그래. 너 정도면 뭐 하나라도 제대로 배우면 날아 다니는 스타일 아니냐! 

좋아. 일단 프로그래머 1순위 후보에 너 당첨.


나: ㅎㅎㅎㅎㅎㅎㅎㅎ




***




이후로 지나는 길이라며 회사 앞으로 찾아오기도 했었는데, 매번 옷이나 과일 같은 선물을 

준비해서 찾아왔음. 거래처 주려고 했었던 선물들도 챙겨주기도 했고. 


가끔 본인의 업무를 궁금해 하는 형에게 노트북을 들고가서 진행중인 과제나 프로그램을 시연해

보여 주기도 했음.


나: 형. 어때요? 예전 회사에서는 이런 고난이도 검사 아무도 못했잖아요? ㅋㅋ 저는 이제 할 수 있습니다!!


냥이 형: 와아....이게 예전 회사에서 됐었으면 엄청 편했겠다!


나: 진짜 프로그램을 하려면 경기도에 있어야 하나봐요. 수준 자체가 달라...! 잘하는 사람도 엄청 많아요!


냥이 형: 좋아. 잘하고 있어 OOO. 계속 공부하고 '정점'을 찍어! 그리고 형네 회사에 오는거야!!


나: 아 진짜 ㅋㅋㅋ 안가요! 제조팀 새퀴들 꼴도보기 싫다 진짜 ㅋㅋ


냥이 형: 야. 옛날 일이다. 언제까지 꽁 해 있을꺼야.


나: 제가 꽁한게 문제가 아니라, 걔네들이 저한테 꽁한게 문제죠!


냥이 형: 야. 세월이가면 결국 사람들 성격도 변해. 그리고 가끔 니 얘기 하는데, 사람들 다 괜찮게 보던데?


나: 응!? 왜지!?!?


냥이 형: 몰라. ㅋ 어쨌든 너 일하나는 끝내주게 잘했데.


나: 당연하죠. 일 못했으면 예전에 잡혀먹혔지.....


[제...제조팀....윽....싫다....]



***




그렇게 2년이 가고 3년이가고, 4년이 가도 냥이 형은 본인을 쫓아 다녔음. 

생일이 되면 선물을 항상 보내왔고, 와이프 생일, 우리 결혼 기념일....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찾아와 선물이나 꽃을 보내왔음. 


확실히 영업하는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달라.......


팀장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약간 농담조로 영입 제의를 해왔지만, 

팀장이 된 뒤로는 냥이 형의 프로포즈가 꽤나 진중해지고 적극적이 되었음.


그럴수록 부담이 되어 갈때 쯤이 아마 잇끄대리와 카푸어 대리의 전공정 업무를 처리해준 시점이었을 거임.


냥이 형이 연락왔음.



나: 형. 저 팀장입니다 이제^^


냥이 형: 뭐!? 입사 4년만에 팀장을 달아!?!?


나: 걍 위로 다 박살내고 올라왔져 ㅋㅋㅋㅋ


냥이 형: 야.....얼마 주냐? 그 회사는!? 아니. 너 형이 얼마 주면 올거냐!?


나: 하하;; 형님. 그래서 말인데.. 이제 그런 말씀 하지마세요. 저도 이제 관리자고. 

가능하면 계속 회사 오래 다니고 싶어요. 매번 농담같이 거절하는것도 한두번이지..쫌 부담스럽네요;;


냥이 형: 아 됐고. 액수나 불러봐.


나: 형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겁니다. 지금까지 영입하신 사람들은 그럴만 한..

형님이 이미 파악 가능한 분야의 사람들이에요. 

업무를 보고, 바로 시간과 돈으로 환산이 가능한 '노동력'을 제공하고있죠.


냥이 형: ...............


나: 형은 소프트웨어를 모르시잖아요. 프로그램은 시간과 돈을 환산하기가 어려운 분야입니다.


냥이 형: 그러니 아는 너를 원하는거지. 너를 지켜봐 왔고. 니가 어떻게 일하는지 다 봤고.

니 성격을 아니까. 너만큼 믿을 만한 사람이 어딨냐?


나: 아뇨. 형님은 저의 잘난면 만 보시지 못난면은 아직 보신적 없으세요. 50% 밖에 저를 모르시죠.


냥이 형: ..............


나: 여기서 일하며 좀 더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소프트웨어 인력은요. 돈 먹는 '루팡' 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이죠. 어제의 에이스가 더 뛰어난 개발자를 만나면....

오늘은 B급 프로그래머가 되기도 합니다. 형님 생각보다 저는 대단하지 않다는 거에요.

저는 프로그램 개발 외엔 영업도, 인사도, 재무도 그 어떤것도 못해요.


냥이 형: 영업이야 형이 하면 되지. 인사!? 재무!? 다 형이 할 수 있어. 

초창기 이 회사 그런 업무 누가 다 했다고 생각하냐? 형이야 형!! 그리고 니가 B급 이라고? 2개월만에 중국어 1도 모르는

사람이 중국어를 마스터 했는데!? 그런 일이 흔하다고 생각하냐? 너 같은 인간은 절대 B급이 될 수 없어!


나: 만약 형님이 프로그램 업무를 못 받아 오시면. 그때는 잘나가는 제가 아니라 형님 뼛골 빨아먹는 거머리가 되는겁니다.


냥이 형: 그거 모르고 회사를 차렸을까? 니가 거머리가 되면 그건 대표 탓이지 니 탓이 아니라고.

그리고 기왕 버릴 돈이면 1도 못 믿을 인간들 한테 버릴 바에야 너 한테 '투자' 하는게 낫다. 

우리 회사의 최고 강점이 뭔 줄 아냐?

내가 다 지켜보고 겪어본 사람들 중. 믿을 만 한 사람들만 다 모여 있다는거야!


나: 형님. 저를 '동생' 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오너' 입장으로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세요.

정말 거머리가 된다면. 형님 심리가 어떻게 흔들릴지 상상해 보세요. 제가아는 형님은 감정기복이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윗사람한테 절대 숙이지 않는 사람이구요. 과연 형님 속상하지 않고 저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형이라는 이유로 '참는다' 는 정답이 아닙니다. 이제는 모두를 책임지는 대표이사라구요.


냥이 형: .............


나: 저도 이제 막 팀장이 된겁니다. 아직 배울게 많아요. 당장에 형님하고 같이 한다고 해서 바로 무언가 될 것 같진 않아요.

그렇다면 여기서 더 많이 경험하고. 좀 더 세월이 지나서 서로 더 '완성'에 가까울 때. 그 때 같이 하는게 나을 수 있어요.


냥이 형: 그래......그래도 OO야. 형은....너 포기 안해.


나: ^^;;;


냥이형은 본인의 급성장에 더 욕심을 부리게 된것 같음..





***





D사 전공정 업무가 정리되고 한동안 조용했음. 

그러나 그 평화는 오래 가지 않았음. 본인이 투입 된 반작용 이었을까?

전공정 담당자들은 노골적으로 대리들과 본인의 RPM을 비교하기 시작했음.


원하는 RPM이 나오지 않으면 새로 갱신 시키는 '미비사항' 으로 스트레스를 주었으니..

이는 고스란히 사장님 미팅에서 다시 화제가 되었음.


[아....내가 같은 프로그래머들을 죽인다는게....뭔지 알 것 같다...]





***





사장님: 2파트장......


이과장: .......;;


사장님: 전공정 일이 버겁나?


이과장: 그....저도 잘......


사장님: 2파트장은 자기 팀원들 업무를 '관리' 안하나?


이과장: .....솔...솔직히 버...버겁습니다.......;;


사장님: 팀장 하기 싫어?


이과장: 아닙니다...;;


[뭔 방구끼는 소리야!? 버거우면 팀장을 안한다고 해야지 ㅡㅡ]


사장님: 거기 전공정에 투입 된 대리 2명은 실력이 어때? 저게 대리 급 수준이 맞는거야??


이과장: 그........판단을 내리기엔 조금....실력들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너 따위가 실력을 논해? ㅋㅋ]


나: 2파트장님? 듣기 좀 그렇네요? 지금 대리님들 실력들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잘한다고도 못하겠단 말이예요? 2 파트장님이? ㅋㅋㅋ 평.가.요??


이과장: .................


햄릿: ...............;;


렌야: 크흠........


나: D사 전공정이 어떤 곳인데.. 저 둘이서 안쫓겨나고 아직 일하고 있는거 만으로도

벌써 잘 하고 있는거에요. 2파트장님 전공정 들어가시면 2달안에 안쫓겨나고 버틸 자신 있어요?


사장님: ...........


이과장: 크...큼...크흠...;;


나: 2파트장님. 파트장님이 반드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라는게 아닙니다. 직원들 업무 관련해서 신경을 좀 써 보세요.

고객사에도 한번 씩 같이 가세요. 거기 담당자들 만나보고 대화를 해보세요. 그쪽 담당자들도 뭔가 원하는게 있을 겁니다.

그걸 현장의 소프트 인력에게 다이렉트로 말하긴 민망한 '무언가' 가 있을 거에요. 

그걸 파악하고 중간에서 중재하는거도 관리자가 할 일입니다.


[너는 도저히 업무로는 도움이 안되니 제발 관리라도 해라....;;]


이과장: ...................


나: 그런거만 해주셔도 지금의 '미비사항' 같은걸로 모두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줄어든다는 거에요. 

이대로 지금처럼 '방치' 하시면 지금 대리들.... 회사 오래 못다닐 겁니다. 

관리 잘하는 사람들은 직접 처리하는게 아니에요!! 


[어?...그 말하는 나도 항상 최전방에서 나대고 있지 않나...]


사장님: ............


이과장: 그럼...한번...노력해 보겠습니다...





***




본인은 이번 전공정 업무 지원을 계기로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음. 

내가 나서는건 '비교' 의 건덕지가 됨.


만약 우리 팀원들을 섯불리 지원하고 나서면? 

아직 커올라 와야 할 새싹들을 초장부터 밟아 버리는 행위인거임.

그렇기에 내 팀원들과 오래도록 갈등없이 지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어떻게 하면 본인이 나서는것 없이 팀원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스스로 산을 넘었을 때 느끼는 그 짜릿한 '동기부여'를 맛보여 줄 수 있을까?


답이 하나 나왔음.....


[현경의 코드를 풀어낸다....]


나의 플랫폼을 우리 팀원들에게 공개하고...팀원들 전체의 눈높이를 맞춘다.

우리는 다 같이 성장 하는거다.


그때부터 코드를 만들기 시작했음. D사의 Roll to roll을 목표로 다시 처음부터

코드 구조를 잡고 Zero에서 100을 향해 혼자만의 마라톤을 시작했음. 


팀장이 되고 하던 업무는 유지하되, 매번 팀원들의 하루를 정리하고 모니터링 한다는건

내 스스로의 학습시간을 태우는 일이었음. 예전처럼 일하며 공부하는 여유를 부리긴 어려웠음.

회사 생활이 참 재미없다고 할까? 


[팀장이 된다는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드는 일이었음.]


그럴때 마다 호카게를 생각했음. 마음을 다잡았음.


주말에나 공부 할 시간을 낼 수 있었고, 플랫폼 개발에 투자하며 개인 학습을 추진하는건 

상당히 귀찮고 심적으로 흔들리는 일이였음. 


내가 어렵게 고민하고 익혀온 나만의 '필살기'를 조건없이 모두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박탈감'.

머리 검은 짐승들에게 발톱을 쥐어 준다는 '불안감'. 나도 사람이다 보니 내가 어렵게 얻은것을 

내 자식도, 형제도 아닌 제 3자에게 조건없이 베푼다는게 거부감이 많이 들었음.


그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메울 때 쯤에는 항상 티리엘 과장을 생각했음.

나에게도. 그 어떤 조건 없이 베풀어 주신 천사님이 계셨다.


사람은 받은만큼 갚아야 하는것이고, 뿌린대로 거두는 것. 

지금 내가 뿌리는건 '나' 만의 것이 아닌 '티리엘 과장의 은혜'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음.

그가 뿌린 은혜가 언젠가 돌고돌아 다시 그에게로 돌아가길 바라며...


좋은 구조와 설계 아래에 좋은 코드를 베이스로 업무를 진행 한다면

우리 팀원들은 불필요한 코드 분석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고, 암기 하지 않을 수 있고

항상 사고 하면서 자신의 판단을 코드로 용이하게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재미를 깨닫게 된다면 자연스레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개발해서 

팀장인 내가 직접 일선에 뛰지 않더라도 모든걸 처리 할 수 있는 히트맨이 될 것이다.

그 결과는 지금 내리막길을 걷는 우리 회사에 다시한번 세컨드 윈드를 불어다 줄것이다..!!


.............

...................

..........................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카푸어 대리의 사직서를 직면해야 했음.


카푸어: 저는 아무래도 이쪽 장비업계와는 안맞는거 같아요...


잇끄: ................


나: .................


카푸어: 이번에 OO씨 일하는거 보고 느꼈어요.. 적성이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RPM 차이를....


[하아.....이렇게 또 한명 보내는구나...]


적성의 문제? 카푸어 형....진짜 이게 적성의 문제라고 생각해...?

이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입밖에 내지 못했음.


카푸어: 보거스가 다시 예전회사로 간거 같아요. 거기 마침 자리가 하나 비었다고 해서

저도 소개받게 된거죠.. 거기는 지긋지긋한 현장도 안가도 되고, 

시도 때도없이 변경되는 사양에 머리 아플 필요도 없죠.


[지긋지긋한 현장..? 바뀌는 사양?? 진짜 고생은 겪지 않아놓고...;; 

한 6개월 하루 18시간씩 쉬는날 없이 굴러봐야 진짜 고생을 알까...?]


창희: 거기가 방산 업체랬나요?


카푸어: 네. 우리나라 뭐...공군...? 레이더 같은거 만든다고 하던거 같았어요..


[아아....우리나라 공군도 끝짱이구나....ㅋㅋㅋ해외 도피 준비를 해야하나? ㅋㅋㅋ]


설마 아니겠지...? 철밥통이라는 방산업체 개발자들이...

다 이런 동기로 일하고 있진 않겠지...??? 근데 말이 안되는게...

고작 생산 설비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던 사람들이 국방 관련 레이더 장비를 다룬다는게 말이 되나?? ㅋㅋㅋ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은적이 있음.

정말로 중요한..예를들어 무기 같은거 만드는 방산업체는 면접자의 이력서 뿐만 아니라

그 집안. 사돈의 팔촌까지 조사를 해서, 과거 반 정부 운동을 한적이 있는지? 북한 관련자는 없는지?

예를들어 증조 할아버지가 함경도 출신인지.. 뭐 이런걸 다 따진다고 들었음.


1순위가 호구조사. 2순위가 인맥. 가족중에 군인관련 예를들어 아버지가 원스타, 투스타 이런게 

있으면 가산점을 받는다고 했음. 마지막 순위가 기술능력 이었음.(들은 말이지 팩트는 아님)


카푸어 대리가 어느정도 수준의 방산업체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들어가 일 할 정도면 그렇게 크리티컬한 분야는 아닌걸로...그래도 레이더라니...

우리나라 레이더 방어 시스템은 이제 망했다고 봐야했음 ㅋㅋㅋ


실력도 좀 보면서 뽑으라고!!!!!!!!!


...................................


카푸어 대리가 빠지고. 전공정 담당자들은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음.

두명이서 해도 느리던게 한명이 되면 어떻게 대응을 할거냐는 거였음.

그렇기에 본인은 다시 햄릿 이사와 대면해야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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