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시작으로
물결처럼 번지고 있는 대자보 선언을 지켜보면서
어느 새 40대 중반이 되어버린 386세대의 아줌마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두 가지뿐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합니다'
우리 세대가 끝내지 못한 숙제로 우리의 후배와 아이들이 고통받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이고 가슴 아픈 비극들은
모두 우리 어른들이 만든 것입니다.
나와 내 가족, 내 자식만 잘 먹고 잘 사는데만 혈안이 되어버려서
나와 내 가족과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이
쓰레기장과 시궁창이 되는 걸 내버려두었습니다.
나름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를 못 끝냈기에,
그 이전에 우리 윗 세대가 해내지 못한 숙제 때문에
지금의 20대와 내 아이 같은 10대들이 더 큰 고통을 받는 것에
어른으로서 그저 미안하고, 면목없을 뿐입니다.
어른들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이 불의와 혼돈의 세상에
순응하지 않아줘서, 외면하지 않아줘서 고맙습니다.
제발 자신과 우리와 이 세상을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도 어른으로서, 우리 세대가 끝내지 못한 숙제를 깨끗하게 마무리짓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