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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게시물ID : sisa_4615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효자동사거리
추천 : 8
조회수 : 3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14 00:04:05
안녕하십니까?
나는 오늘 이런 게시글을 두 번 정도 올렸고, 
사람들은 모두 내게 안녕하다고 답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안녕해 보인다.
다들 별일없이 사는 모양이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오늘 이런 게시글을 여러 차례 보았고,
그들은 모두 안녕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그들은 무언가의 이유로 인해 안녕하지 못하다고 외친다.
그들은 무언가 별 일이 있는 모양이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런 게시글을 익명의 파도 속에 던짐으로서
그들처럼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걸고 떳떳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나는,
내 이름 석자를 걸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의견을 설파하지도 못하고 혹여 대자보를 붙일 때 내게 닥칠 피해를 걱정하는 나는
다른 사람, 그리고 어쩌면 미래의 자신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불행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타는 열정으로 자신들의 모교에 자신의 뜻을 새긴 대자보를 붙이는
내 또래 연배의 그들에게 사회적인 빚을 진 나는
안녕하십니까?

내가 사는 이곳, 전라북도 전주는
오늘 하루도 어제처럼 날이 춥고, 눈발이 날리는 평온한 날이다.
나는 오늘 하루도 어제처럼 별일 없이 평온히 살았고, 
내일도 지금껏 그래왔듯 평온히 살 듯 하다.
나는 오늘 하루도 그들에게 채무를 진 채로
그들이 만들어 줄 수 있는 보다 좋은 미래에
아무런 노력 없이 무임승차하려는
그런 나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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