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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14
게시물ID : soda_6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7
조회수 : 4386회
댓글수 : 61개
등록시간 : 2024/05/13 0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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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주말에 고향 잘 다녀왔습니다. 차도 안막혀서 쉽게 다녀왔어요~

먼 길이지만 한번씩 가족들 보고오면 가슴속에 알수없는 만족감이 차오르네요.ㅎㅎ

 

이번주도 즐감 부탁드립니다.^^

---------------------------------------------------------------------


말이야 한번 봐 볼까 했지만. 코드를 내려받아 보진 않았음. 

괜히 문제를 찾게 된다면, 본인 성격에 답답함을 못이겨 해결하려 할 테니까.


우리 팀이야 업무는 많았지만 본인과 창희가 이 회사 프로그램 쌉고인물이라 

충분한 타임리프가 가능했음. 우리 팀의 방향은 업무 60에 자기개발 40정도의 비중을 두었음.


그렇다고 자기개발 40을 사람들 던져놓고 알아서 하라는 식은 효과가 없을듯 했음.

그렇기에 일주일에 한 두번, 정해진 시간에는 회의실에 모여 

코드를 띄워놓고 코드 리뷰를 하는 시간을 가졌음. 


사람이 회사다니며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혹여나 연봉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금니 꽉 깨물고 더 다닐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수적인 관리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물론 정통적인 거대 개발회사를 다닌적이 없기에 다른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그냥 내키는 대로 했음. 본인, 창희, 코알라 세명이 담당하고 있는 코드를 

매주 돌아가며 띄워놓고, 코드 당사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의 의견을 듣는것.


왜 const를 붙이지 않았는가? 혹은 왜 override 키워드를 붙여야 하는가? 

매개변수로 왜 포인터를 사용했는가 등등. 그냥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음.

결국 대화를 하며 우리 팀원들 각자가 배울점이 있을 테니까. 


물론 제일 변화가 있는 사람은 코알라였음. 이 시간을 무척 좋아했고 의욕적이였음.

간혹 이상한 질문을 해오기도 했음.


코알라: 팀장님. 근데 이런식으로 새로 들어올 직원들 키우면 ㅋㅋ 나중에 딴데 날아가면 어떡해요?


나: 딴데 날아갈 정도 되면 나랑 실무면접한번 화야지. 통과하면 위에 얘기해줄께 ㅋㅋ 잡아둘만한 연봉을 주라고.


코알라: 근데 회사에서 판단 할 만한 성과가 없다면...?


나: 나는 그 사람 능력에 맞는 일을 줄꺼야. 그리고 중간중간 그 능력 이상의 업무도 주면서 체크할거고.

내가 그 사람 연봉을 올리라고 회사에 요구하게 된다면 충분히 그만한 '근거'가 마련된 상황일거야.


코알라: 그걸 회사가 인정 안하면요..?


나: 그럼 딴데 날아가면 되지 ㅋㅋㅋㅋ 내가 사장도 아닌데 어떻게 연봉을 올려줘? ㅋㅋ

팀장이 팀원에게 해줄 수 있는 선은 딱 그정도야. 판단은 그 직원이 하는거지.


코알라: 쿨하시네요...ㅋ




***




그리고 드디어 날려둔 유도폭탄이 결실을 맺었음. 

코알라와 함께가는 S사. 중학교 선배도 마중을 나와있었음.


선배: 니 팀장 달았다매! 대박이다 ㅋ


나: 감사합니다. ㅎㅎ


선배: 이번참에 제대로 한번 해보자~


그렇게 오랫만에 S사 공장으로 입성했음. 그곳에는 제어팀 과장과 구완와사 부장이 본인을

기다리고 있었음.


나: 부장님 오랫만이네요^^


구완와사: 아...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입니다..ㅎㅎ 팀장이 되신건가요..?


나: 시간이 꽤 지났잖아요 ㅎ 3년 만이네요. 그전에는 전화를 안받으셔서 ㅋㅋ 

그 통신문제가 3년동안 남아있다니 참...어지간 하십니다 다들.


구완와사: 하하..;; 저도 다른 일 하느라 이래저래 바쁘다보니 그리됐네요..


나: OO아.


코알라: 네 팀장님.


나: 통신이 먹통이 됐을 때. 정확하게 어느쪽 통신이 먹통인건가?


코알라: 아....그건 확인을 안....


나: 답답하구만...;; 앙드레......어휴....


구완와사: .................


나: 부장님. 지금부터 테스트 버튼을 하나 만들겁니다. 버튼을 누르면 Ready 신호를 날릴거에요.


구완와사: 네.....


나: 만약 다시 통신이 끊겨서 먹통이 되면, 우리 측에서 이 테스트 버튼을 누를겁니다. 제 의도 아시겠죠?


구완와사: 네?


나: 우리가 패킷을 날렸는데 패킷이 안날아간다. 이건 우리 프로그램 문제죠? 근데 우리는 패킷을 날렸는데 부장님 프로그램이

반응이 없다. 이건 부장님 프로그램이 문제겠죠. 아닙니까? 아시면서 왜 모른척해요 ㅋ


구완와사: ....그렇...죠..?


나: 행님 들으셨죠? 이제 문제 생기면 바로 수습한다고 이래저래 리셋하고 그러지 마시고. 이 테스트 버튼 누르세요.

그리고 와이어 O크로 날아간게 맞는지 확인만 하시면 됩니다. 

우리쪽에 날아간거만 찍히면 확인 끝난거에요. 우리 문제 아닌거.


선배: 오......


코알라: ..................@#$!!#@%!$


나: 뭐해? 작업해.


코알라: 넵!!!!


제어팀 과장: .......;;;;;;;


구완와사: ...............


그렇게 들어가자마자 끝이난 S사 프로젝트..

그날은 선배와 셋이서 맛난거 먹고 조기퇴근했음. 


퇴근길 코알라는 불만이었음.


코알라: 팀장님...이건 예전부터 저도 테스트 해보자고 하던것들인데...제가 하자고 할 땐 다들 무시하더니...


나: 그게 바로 완장의 힘이다 ㅋ 나도 놀랍네 ㅋㅋㅋ


코알라: ..............;;


나: 나도 대판 싸울 준비하고 왔더니 팀장 껍데기 하나에 일이 술술 풀리네. 드러운 세상.


코알라: 뭔가 제가 생각하던 세상이 아닌듯요 ㅡㅡ ㅋ


그리고 이후 예상대로 통신이 끊기면 우리 프로그램이 아닌

고객사 프로그램이 통신 먹통이 되었음. 구완와사....사실 증명하려면 너 혼자서도 할 수 있었잖아;;

너 한테도 더이상 레이더 꽂아 둘 필욘 없을것 같다...


이렇게 S사 프로젝트는 3년이 지나서야 완료 될 수 있었음. 

코알라는 깨닫게 되었음. 자신이 동경하던 코드의 진짜 원 주인이 누구인지를..




***




다시 찾아온 일상..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음.


나: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혹시 OOO팀장님 되십니까?


나: 네 그렇습니다만.


C과장: 저는 도게자 팀 OOO과장이라고 합니다.


아...베틀그OO드 고인물 과장......

이 소문 무성한 양반이 왜 전화를?


나: 네. 안녕하세요. 


C과장: 같은 회사 다니면서 우리는 한번도 접점이 없었네요...ㅎㅎ 이렇게 불쑥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나: 그러게요. 도게자 팀이랑 많이 일하는데 어째 한번도 뵌적이 없네요. ㅋㅋ


C과장: 다름이 아니라. 지금까지 팀장님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저희 회사 최고 실력자 시라고...


나: ...................


C과장: 지금 저는 L사 담당하고 있고 구미랑 O창 왔다갔다 하고있습니다..2파트의 퀵실버 대리랑요...


나: 그러시군요.


C과장: 근데 도저히 퀵실버 대리랑은 못해먹겠습니다;; 나머지 소프트웨어 사람들도 믿음이 안가요..

어떻게 팀장님이 한번만 나서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당신 소문을 들어보니...감히 소프트를 못미더워할 자격은 없던데...]


나: 음.........저희 팀도 하는 일이 있어서요...


C과장: 부탁 좀 드릴께요...이게 분명 O창이랑 같은 장비고, 시퀀스도 동일할 진데. 왜 유독 구미에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퀵실버 대리가 뭔가를 만진거 같은데 자기는 아니라고 우기는 상황이거든요. 코드만 어떻게...확인 안될까요..?


나: 그럼 퀵실버 대리랑 얘길먼저 해봐야 겠군요.


C과장: 감사합니다!! 저도 오랫만에 본사에 한번 올라가보려 합니다. 그때 커피한잔 해요!


나: 아..네^^;;




***




그리고 이틀쯤 지났나? 고인물 C과장이 정말 본사에 나타났음.

머리는 배추머리에 곱슬곱슬..토실토실한 얼굴에 안경. 불룩 나온 배. ㅋㅋ

뭔가 상상속에 있던 그의 모습이 실체화 되는 순간이었음. 오덕후의 전형적인 이미지랄까?

(배추머리 과장이라 부르겠음)


뭔가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 말이나 막 뱉는 타입이었음. 딱 봐도 모지리....투덜이....책임 회피형 만년 과장.

퀵실버의 5년후 모습인가.....


그는 오자마자 고인물 답게 햄릿 이사 사무실부터 두드렸음.


그리고 미팅룸을 잡고 햄릿, 렌야, 이과장, 퀵실버를 대동하고 들어갔음.

미팅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는 모습..

익히 이 배추머리 과장이 어떤 사람이라는걸 아는 햄릿 이사는 쩔쩔매기 바빴음.


말을해도 알아먹질 못하니 이길 자신이 없는 상태. ㅋㅋㅋ

이정도면 진중권 교수가 나타나도 찍 소리 못할듯 했음. 배추머리 과장은 여의도가 어울릴듯.


배추머리: 정과장 코드랑 똑같은데 왜 안되냐구요!!


햄릿: 근데 퀵실버도 손댄게 없다고 하잖아;;


배추머리: 손댄게 없는데 왜 안되냐구요!!


햄릿: 그럼 퀵실버가 손 댔다는건 증명할 수 있고?


배추머리: 그걸 왜 제가 증명해야 하는데요!!!


렌야: C과장. 그럼 정과장이 github에 올린 코드랑, 지금 퀵실버 대리가 수정하던 프로그램이랑 비교해보는건 어때요?


배추머리: 저는 코드봐도 모르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요!!


햄릿: !@#$$%#$...


렌야: 우리가 확인해 보면 되죠.


배추머리: 제가 소프트팀을 어떻게 믿는데요!!!


사람들: ##@%@%!%......


이쯤되면 배추머리 과장이 뭐하러 본사로 온건지도 햇갈리는 상황.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위해 온 것인지, 자신의 감정을 토하러 온것인지....




***




결국 퀵실버 대리는 뒤로 물러나 철퇴를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음.

그리고 렌야 수석이 현장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음. 퀵실버의 파트장인 이과장은 뭐했나?


다가올 중국D사의 후공정 AI 적용건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음.

단두대에 묶인채 떨어지는 칼날만 바라보는 형세.


배추머리 과장은 하도 흥분해서 그런지 본인을 찾지도 않고 바로 본사를 떠버렸음.


나: 잘 되냐? ㅋ


퀵실버: .....아니요....;;


나: 배추머리가 나한테 전화 왔드라? ㅋㅋ 뭐냐 그 양반. ㅋㅋ


퀵실버: 아오...왜 대리님한테 전화를....;; 진짜 이상한...사람이네....


나: 너가 코드를 만진거 같다고 하던데? 어떠냐? 진짜 코드 만진거야??


퀵실버: 아녜요!! 진짜 손도 안댔어요;;; 


나: 내가 어떻게....한번 봐 줄까? ㅋ


퀵실버: ....................


나: C과장이 한번 봐달라고 하던데. 일단 니 의사가 중요해서 말은 안했어. 

어쨌든 나랑 같이 일하면서 니가 많이 힘들어진것도 사실이니까. 내가 막 끼어드는건 안될거 같아.


퀵실버: .......어차피...이 건은 렌야 수석님이 들어가실껄요? 위에서는 일단 저를 문제 삼는거 같더라구요.

제가 코드 만져놓고 아닌척 한다고 다들 생각하는 분위기에요.


나: github에 정과장 코드랑, 지금 니 코드랑 merge 프로그램으로 비교해서 보여주면 되지않아?


퀵실버: 그렇게 해도 안믿어요...


[뭐..양치기 소년 된거네..]


나: 니가 뻘짓을 좀 하긴 했지만. 이정도까지 구라를 까는 놈으로 보이진 않는데 말이지.. ㅋㅋ


퀵실버: ............


나: 그래..일단 지켜보고. 혹시나 필요하면 형한테 말해. 


퀵실버: 네...........


렌야 수석이 현장에 투입된지 2주가 지났음. 여전히 알 수 없는 문제상황.

정과장의 코드를 그대로 넣었음에도 PLC 통신이 버벅거리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았음.

이제는 정말로 회사가 시끄러워 지는 상태. 


렌야 수석은 가능하면 본사에서 이런저런 미팅하고 상황분석을 하고 싶어했지만

L사 담당자는 단호했음.


'실력이 없으면 몸이라도 힘든 성의를 보여라.'


그게 L사의 관리 방식이었음. 해결 못할 수록 사람을 더더욱 몰아치는...

간혹 하루라도 현장을 안가는 날이 있으면 전화로 햄릿 이사를 두드려패고는 했음.

그런것도 감수하고 렌야 수석은 본사로 자주 출근했음. 현장이 겁이 나는거지.


결국 애가 타는건 햄릿과 배추머리 과장...


햄릿이사가 본인을 호출했음.


햄릿: OO야..


나: 네


햄릿: 혹시...L사 장비...한번 봐 볼래?


나: 왜요? 우리 파트일도 아닌데?


햄릿: 지금 1파트랑 2파트에서 각각 해보는데 안되잖아..


나: 놔둬보세요. 언젠간 되겠죠.


햄릿: .....................


나: 답답하네. 뭐 제대로된 현장 분석은 없는거에요? 통신이 먹통이 된다? 혹시 작업관리자로 메모리 확인은 해보셨는지!?


햄릿: 아니..; 모르지 그건;;


나: 그러니까요. 왜 아무도 명확한 데이터는 없는거냐구요. 코드는 똑같다면서요? 

근데 다른건 다 괜찮은데 PLC 통신만 이랬다 저랬다 한다!?

제 예상에는 십중팔구 메모리 문제 같은데.


햄릿: 메모리?


나: 프로그램에 PLC 연결되면 어쨌든 상당량의 메모리를 잡아먹어요. 

그게 과하게 잡히면 가끔 통신 같은게 미쳐돌아간다고 들은 기억이 있어요.(티리엘 과장님한테)

자세한건 코드를 살펴 봐야겠지만.


햄릿: 알았어. 일단 렌야수석한테 메모리 얘기를 해볼께.


나: 네.


그리고 배추머리 과장에게 연락했음.


나: 혹시 거기 장비 카메라가 몇 K인가요?


배추머리: 어디보자....8K네요.


나: 과장님. 통신이 맛탱이 갈때 작업관리자 띄워서 프로그램 메모리 좀 보여주세요.


배추머리: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배추머리 과장이 캡쳐한 작업관리자 창을 받아 볼 수 있었음. 메모리가 대략 1.4~1.5GB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 상황..

32bit 운영체제를 감안해 볼 때, 저 메모리면 거의 포화 상태였음. 언제 뻗을지 모르는 커트라인 선.

즉 메모리가 과도하게 많이 잡혀있다는게 문제였음.


햄릿 이사에게 해당 사진을 보여줬음.


나: 보세요. 지금 프로그램이 죽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에요. 이 상태에서 정상적인 통신이 될리가 없죠.

도대체가 렌야 수석은 현장 경험이 있기는 한거에요?? 프로그래머가..그것도 시니어가!! 이런 기본도 체크를 안한다니!?


햄릿: .......하아....알았어.... 내가 렌야수석한테 말해볼께.




***




이제는 해결됐다고 생각했는데....그럼에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음.

도대체 뭘 하고있나 봤더니 렌야 수석은 메모리의 문제는 인지를 했음. 그리고 코드를 짜고 있었는데..

가상 메모리? 뭐 그쪽을 건드리고 있는듯 했음. 하아.....


그리고 또 쓸데없는 짓을 하던게 RAMMap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있는것....


작업 관리자를 띄워보면 여러 항목들 중 캐시 공간이 있음.  

대충 설명 하자면 컴퓨터는 사용자의 사용빈도가 높은 데이터를 꺼내기 쉬운 장소로 미리 저장해두고 있음.

여기저기 타고 들어가서 꺼낼 데이터를 그냥 한방에 꺼내올 수 있는 좋은 기능이라 생각하면 됨.


근데 이게 컴퓨터를 오래 쓰다보면 캐시가 점점 쌓이며 컴퓨터 작동에 악영향을 줌. 느려짐.

컴퓨터의 디스크 정리 같은걸 해줘야 하는게 이런 이유도 있음. 어쨌든 저 캐시공간이 컴퓨터의 여유 메모리 공간을

잡아먹게 됨. 렌야 수석은 메모리의 문제를 이런식으로 대기 메모리를 비워 여유 메모리를 확보하고자 하는것..


RAMMap 프로그램을 이런 캐시 공간을 비워주는 프로그램임. 뭐...순간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작금의 문제에

핵심을 벗어난 방안이었음...하아...수석이래매....;; 

지금 문제는 우리 검사프로그램 자체가 잡아먹고 있는 저 과도한 메모리라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음. O창의 장비는 문제가 없는데 왜 구미에서만 이런일이 있는가..? 

따라서 배추머리 과장에게 다시 요청했음. 


나: O창에 장비도 똑같이 작업관리자 띄워서 보내주세요.


배추머리: 네!


그리고 받아본 O창 프로그램의 메모리.. 6~700MB..... 이건 뭐....구미 장비보다 절반 가까이 작은 크기 아닌가;;


나: 과장님. 구미랑 O창공장. 동일 장비죠?


배추머리: 네!


나: 두 장비 카메라 스펙이 어떻게 됩니까? 둘다 8K 라인스캔 카메라 인가요?


배추머리: 네!!


[아니...내가 알던 소문의 당신은 이렇게 '즉답' 이 나올리가 없는 사람이야...

밑애 애들한테 전화해서 확인하는 타입이지...]


나: 확실해요!?


배추머리: ...ㄴ....네!!


[역시!]


나: 제가 이미 코드 다 봤어요. 지금 말씀하신게 사실과 다를 시에 책임지실 각오는 되신거죠?


[아직 코드도 안봤다....ㅋㅋㅋ]


배추머리: .....아....저....그게.....;;


나: 뭐요.


배추머리: 제가...O창 가서...확인을 해 봐야할 거 같습니다....


나: 내일 바로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github에서 정과장의 코드를 다운받았음. 그리고 받자마자 코드 검색창에 숫자를 입력했음.


'4096'


'8192'


이게 뭐냐 4K 카메라 라인 픽셀 수(4096), 8K 카메라 라인 픽셀 수(8192).

그리고 둘다 검색되어 나오는 하나의 헤더파일.


-----------------------------------------------------------------------------


#define INSPECT_VERSION_GUMI



#ifdef INSPECT_VERSION_GUMI

#define LINESCAN 8192

#else

#define LINESCAN 4096

#endif


두둥......

주석하나 달려 있지 않았지만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코드 정의였음.

..........

.........


#define INSPECT_VERSION_GUMI -> 검사 프로그램 버전은 구미 버전이다. 즉, 구미 버전이 아닌 곳에서는 이 코드를 주석처리 해라.



#ifdef INSPECT_VERSION_GUMI -> 구미 버전 일 경우에는

#define LINESCAN 8192 -> 라인스캔 카메라는 8K 라인 스캔이다.

#else -> 아닐 경우는

#define LINESCAN 4096 -> 4K 라인 스캔이다.

#endif


그렇구나....구미 공장에서 프로그램 메모리가 꼴딱 꼴딱 하던 이유가...

카메라 때문에 O창보다 2배 큰 이미지를 얻어서 메모리가 2배 가까이 컷구나...


그걸 배추머리 과장은 장비 스펙도 모른채로. 구미와 O창 장비가 똑같다고 큰소리 치고 있었고.

그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우리 프로그램팀 사람들은 애초에 이쪽으로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기에

이런 사단이 난거구나.......;;


이건 그냥 바보들의 집합소에서 너도나도 무능해서 벌어진 사건이었음.

정과장의 저 주석따위 1도 달아놓지 않는 섬세하지 못함과, 헬보이의 인수인계 없는 한결같은 마무리.

퀵실버와 배추머리의 무능함.. 렌야와 이과장의 경험부족(?)


퀵실버 대리를 불렀음.


나: 이거 봐봐.


퀵실버: 어? 이거 L사 코드네요..?


나: 너는 이게 무슨 의미같냐?


퀵실버: 어...어;;; 뭐지 이건....이런건 헬과장님께 못들었는데....


나: 이거면 답이 나온거 같지않냐? 


퀵실버: 근데..배추머리 과장도...장비 스펙들 다 동일하다고....했어요;;;


나: 사람이 거짓말하지 코드가 거짓말 하랴!? 확인정도 해 볼 수 도 있었잖아?


퀵실버: .........대리님은 예전에..... 이 장비 해보신적.... 있으신거죠..?


나: 아니. 방금 처음 코드 봤는데?


퀵실버: 아....그래도...회사 코드에 익숙...하시니까.. 이런게 있을걸 예상......


나: 야 퀵실버. ㅋㅋ 


퀵실버: 네?


나: 너는 형을 끌어 내리는게 일생일대 목표냐? ㅋㅋ 그냥 대단해요~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어려워? ㅋㅋ

아니면 아 제가 꼼꼼하지 못했네요. 인정하는게 힘들어?


퀵실버: ........


나: 그냥 결과를 받아들이는게 좋지 않냐? 내가 너를 깎아 내리려고 코드 분석한게 아니잖아?

그냥 두면 철퇴 맞을거 같아서 형이 도와준거 아냐.


퀵실버: 네에.......맞아요....




***




다음날. 배추머리 과장이 전화왔음.


배추머리: 팀장님. 안녕하세요. 확인해 보니까...O창 장비는....4K 카메라...네요...


나: 지금까지 구미랑 O창이랑 장비스펙 똑같다고 말씀해 오시지 않았나요? 근데 구미 장비가 8K 잖아요.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차지하는 메모리가 2배 차이 나는데. 그러니 프로그램이 맛탱이가 가죠.


배추머리: .....;;; 아...!! 그...그래서 그런 차이가 난거구나...!! 감사합니다 팀장님..!


나: ............


배추머리: 그..그럼..이제 해결만 하면 되겠네요..이제 팀장님이 신경 안써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하!!


나: 네. 그럼 잘 풀어보세요.


배추머리: 뚝.


어쭈. 뭐가 그리 급해? 수고하세요 소리도 안하네? 그럼 나도 더 빨리..!! 


햄릿이사 사무실을 향해 광속 질주로 뛰어갔음. 

벌컥!


햄릿: 왜?


나: L사 왜 안되는지 알아냈어요. 구미는 8K카메라 쓰고, O창은 4K 카메라 사용하고 있네요. 메모리가 애초에 2배 차이나요.


햄릿: 뭐!? 비전팀에서 두 싸이트 장비 똑같다고 안했어??


나: 그건 그런데, 코드 정의보니까 의심이 가더라구요. 각 현장 프로그램 메모리도 하필 2배 가까이 차이 나구요.


햄릿: 이런...; 도대체가 우리 회사...


그순간 햄릿 이사에게 전화가 걸려왔음. 배추머리 과장이었음.

본인과 전화 끊은지 5분도 안된 시간 간격...ㅋㅋ


햄릿: 어. 나다.


배추머리: @#$%$#^#$%


햄릿: 뭐? 카메라 사이즈가 달라? 응? 니가 찾았다고??


배추머리: #@$@#%%!$


햄릿: 지금 OOO팀장이랑 얘기중인데 바꿔줄까? 니가 찾았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그게 내가 듣던 당신 소문이지 ㅋㅋㅋㅋㅋ)


배추머리: 아..아뇨;; OOO팀장이 알아봐 달라는거 제가 지원했다고요..;;


햄릿: 이번 문제는 니 책임도 큰거 알지? 너는 16년이상 그 장비 하나만 했지않냐? 근데도 아직 장비 스펙도 몰라??


배추머리: !$!%$%^%...


햄릿: 끊어임마. 이제부턴 고객사랑 니가 알아서 풀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릿: 하아....어쩌다 회사가 이 지경이.....;;


나: 어쨌든 저는 찾아 드린겁니다? 


햄릿: 그래...이제는 확실하네.....렌야 수석이나...이과장이나....너무 실력들이 없네....


나: 괜히 또 제가 찾았다 그러면 저 아저씨들 너무 속상할테니까. 

이번엔 그냥 퀵실버랑 배추머리 과장이 우연히 찾았다 정도로 끝내시죠? 

대충 보니까 코드에 쓸데없이 이미지 버퍼를 많이 두고 사용하던데. 몇개 없애고 로직 수정하면 금방 해결 될 일이에요.


햄릿: 왠일이냐...? 다른 파트장들 생각을 해주고?


나: 이젠 제가 그 밑이 아니니까요^^


햄릿: ...........그래...고생했다;;;




***




이제는 우리 파트도 제법 안정 되었고, 인원 정비도 끝났음.

슬슬 새로 면접도 보고 인원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사실 예전부터 팀장이 되면 '면접관'을 꼭 해보고 싶었음.

다음화는 면접 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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