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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독자님들 안녕하세요...어떤 독자님께서 월요일이 휴일인걸 알려 주셨네요..
정말 전 달력 같은거 안보고 사나봅니다...따라서 어쩔 수 없이 연참을 해야 하네요.
매번 불규칙한 업로드 패턴 송구합니다.
그럼 이번 화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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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실버 대리를 찾아갔음.
나: 퀵 대리. 수정 끝났다! 비전팀이랑 얘기해서 일정 잡을거야.
퀵실버: !?!?네..!? 벌써요...?
나: 어. 따로갈래? 같이갈래?
퀵실버: 같..같이 가야죠!!! 제가 담당잔데...!!
나: 너는 어느정도 수정됐나?
퀵실버: 이사님도...아시나요? 대리님 수정..다 하신거..?
나: 어. 보고하고 오는 길이야.
퀵실버: 저...잠깐..회의실에서 얘기 가능..하실까요..?
나: 편한대루~
그렇게 회의실.
퀵실버: 혹시...이사님께...저랑 같이 했다고 하셨나요..아니면 혼자 하셨다고...
나: 그게 도대체 왜 궁금한건지 원;; 주어 없이 얘기했어. 그냥 수정 끝났다고. 아! 니 말대로 따로 수정해서 각각의 프로그램으로
갈꺼라고 얘긴 했네.
퀵실버: 뭘...그런것 까지 보고를...
나: 그런거 신경 쓸거면 애초에 같이 하겠다고 하던가. ㅋㅋㅋ
퀵실버: 혹시...추가된 판정센서랑 컨베어까지의 거리...타이밍 찾으셨나요..?
나: 내가 설비를 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타이밍을 알아내냐? ㅋㅋㅋ
퀵실버: 아...그럼 그쪽은 그냥 패스 하신거.........
나: 도대체 헬과장이나 너나 이 회사를 몇년이나 다녔는데. 아직도 우리회사 코드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몰라??
퀵실버: 네..?
퀵실버에게 판정센서와 컨베어까지의 거리를 카메라 프레임 넘버로 유추할 수 있는 원리를 설명해줬음.
퀵실버: ...!!!!!!!!!!!
나: 자. 그럼 다 된거지?
퀵실버: 그런게 있다는건.... 아무도 얘기를... 안해줬어요...;; 저도 알았다면 벌써 해결 했을텐데....
나: 뭐래. 나는 누구한테 배워서 알아낸 줄 아냐? 내가 쓰는 프로그램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하나씩 체크해 보는건 기본 아냐?
나는 사원 때 혼자 분석하면서 알아낸거야.
퀵실버: 그건 대리님이시니까 가능한거죠..;; 헬과장님도 모르시 잖아요....;;
나: 너는 잘난놈 하고 비교하긴 싫고, 꼭 못난놈들 하고 너를 비교하더라..; 이상해 니들 진짜.
퀵실버: 대리님...기다려 주시면...안될까요?
나: 뭘?
퀵실버: 저도 나름 수정하고 있거든요...저도 나름 열심히 했고....이번에 제일 문제되는 파트도...알게됐으니...가능하면.....
나: 뭐?
퀵실버: 가능하면...제가 짠 코드로...해결한걸로....하고싶습니다..
나: 얼척없네. 그냥 알아서해. 내꺼 넣고 해결 안되면 니꺼 넣음 되지.
퀵실버: 제꺼...먼저 넣으시죠...그럼...제가 어쨌든...담당자 아닙니까...
나: 허어 참....
퀵실버....느린 말투에 나무늘보 같이 굼뜬 캐릭터로 말투도 순둥순둥해서 가끔 착한놈으로 오해를 함.
근데 누구보다 뻔뻔하고, 4차원 같은 뇌구조를 가졌음.
이번에 코드를 확인한 결과, 얼마나 안일하게 빈둥거리며 지난 3년을 보내왔는지 느낄 수 있었고
그런 와중에 포청천 페밀리와 자신을 구분하고, 은근 슬쩍 본인과 창희의 그룹을 따라 다니며
마치 자신도 '일 열심히 하는 그룹' 인양 허세를 부리고 다녔음.
무엇보다 포청천 팀장과 햄릿 이사 앞에서.. 본인의 뒷통수를 때린 전과가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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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실버: 이사님 찾으셨다고...
햄릿: 퀵실버 주임. 당신은 포청천 팀장 밑에서 일하기 불편한가? 불만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봐.
퀵실버: ....저는...지금도...괜찮다고..생각합니다....
나: .....(어.너도 저쪽 ㅋ)
햄릿: 나가봐. 가서 잇끄대리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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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까지 쓰겠다고 입털더니...보통 그런 각오라면 세게 한번 들이받을 수 있을 때
나오는 말 아닌가? 말은 사직서를 쓰겠지만...불합리함을 당당하게 말하는 배짱은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비겁하고 애매하게 살아가는 인간상이었음.
무쌍이나 본인같은 사람들 눈에는 정말 환멸스럽고 드러운 군상이지만...
살아본 바. 이런 사람들이 절대 다수적으로 많았음.
그들은 우리같은 사람을 모난돌 이라고 손가락질 하지...
어쨌든 절대로 인정하긴 싫지만.. 이런 사람들이 '다수'인 세상에 살고 있음.
포청천이나 그 이하 과장들도 마찬가지...그들이 정상인이고 그들 눈에 우리는
'약탈자', '역적' 들로 보일지도.. 햄릿 이사도 마찬가지...
약자에 대한 '관용'을 한번은 보여줘야 할까...?
본인은 고민했음. 밑에 후배 직원이...이렇게 까지 얼굴에 철판 깔고 나오는데..(본인이라면 죽어도 못할...)
이렇게 자기 '입지'에 신경을 쓰는데..굳이 밟고 올라가야만 할까..?
실제로 별것도 아닌 일인데...이정도로 밑에 사람 짓밟고 팀장을 달면..비겁한건 아닐까...?
나: 알았다. 일단 가능하면 니가 해결한 걸로 하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자. 그럼 언제 수정 가능하냐?
퀵실버: 일주일...일주일만..주세요...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음. 비전팀 주임과 만나서 회사차를 타고 청주로 향했음.
이 비전팀 주임은 '바보'캐릭터임. 그리고 맨날 혼나는 포지션이었음.
윗사람들 한테 무시 당하는 경우도 많았고, 매번 갈굼이나 놀림을 당하면서도
'에이~ 왜그러십니까~~~' 하면서 숙이고 들어가는 스타일.
중학교 선배네 도게자 팀은 어쨌든 팀원들간에 위계가 있었음.
다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서로 친하기도 했고. 이 주임은 거기서 막내였음.
무슨 말을 해도 헤실헤실 잘 웃기 때문에 사람들이 '편하게' 라고 쓰고 '함부로' 대했음.
본인도 그를 소개 받을 때 선배가
선배: OO야. 임마가 우리 막내다. 뭐하노 인사 안하고?
주임: 헤헤..;; OOO주임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 오~ 저도 잘 부탁해요. OOO대리 입니다~
선배: 니는 임마랑 같이 일 안하길 기도해라. 임마 완전 실수많이 한데이~
주임: 에이..과장님 왜그러십니까...;; 초면인데 제 이미지도 좀...ㅋㅋ
선배: 시끄럽다 임마.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체 조건을 보았을 때, 일견 마른 멸치같이 보였음. 얼굴이 엄청 작고 헬쑥-했으니까.
약간 유재석 삘이었음.
근데 그의 어께와 팔뚝을 보았을때.. 뭔가...비정상 적으로 굵다..;;
한번에 합쳐서 보면 드러나지 않는데. 만약 팔만 잘라서 본다면 본인보다 키는 훨씬 작았지만 훨씬 굵었음.
그리고 헤실헤실 웃지만...간혹 그 눈빛속에는 제발...참자...참자....하는 자기 최면이 느껴졌음.
일단 귀를 봤음. 혹시 만두귀일까..? 다행히 만두귀는 아니었음.
그럼 손을 한번 볼까...일단 손이 굵었음. 손목도..
그리고 어디하나 발달 된거 없이 두껍고 평평한 주먹.
이건...'평주먹'이다..여기에 한대 맞으면 뼈가 울린다..!! 살골!!!!
이놈..어디서 좀 치던 놈이다..!!
맞았을때 퍽! 하면서 코피 터지는 아픈 주먹은 일반인의 주먹임..
맞았는데 마치 벽에 밀리듯이 사람이 쭉- 밀려나는 주먹이 있음. 내가 맞은걸까? 착각이 드는....
이게 무슨 뜻이냐... 내 몸이 버텨낼 충격량을 벗어난 압.도.적.인. 타격 차이가 있다는거임.
[벨트 킴에게 맞던 아이들은 하나같이 쭉쭉- 날아다녔음..ㅋㅋㅋ]
내 중학시절 '감'은 눈앞의 인상좋은(만만해 보이는) 이 친구가 결코 범상치 않다는걸 느끼게 해주었음.
이런 애들을 종종 봤음.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때 제법 학교에서 치던 애들이
고등학교 들어와서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과도하게 자신을 낮춰서 가면쓰고 생활하던 애들..
이런 애들은 그런거임. 하도 애들 위에 '군림' 하다보니 '외로움'을 알게된 자들.
'외로움'보다는 친구들에게 섞이고 싶은데...말재주나 재치가 부족해서...
그냥 몸개그나 찌질이 캐릭터로 자신을 낮추는 방법 밖에 없었던 여우탈을 쓴 호랑이들..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본인이기에 이 여우탈을 쓴 호랑이 새끼를 알아볼 수 있었음.
이제부터 이 주임을 타이거 주임이라 부르겠음.
본인은 애초에 타이거 주임에게 터놓고 다가갔음.
나: 타이거 주임! 오늘은 혼 안났어? ㅋㅋ
타이거: 아..대리님..ㅋㅋ 저 맨날 혼나는 캐릭터는 아니지 말입니다...ㅎㅎ
나: ㅋㅋㅋ 오? 근데 지금보니 팔뚝이 엄청 굵네? 어디서 농사 지었음?
타이거: 아...ㅎㅎ 농부 느낌인가요? ㅋㅋ
나: 오. 그리고 봐봐. 주먹쥐어봐. ㅋㅋ 이거봐! 이건 싸우면 안되는 주먹이여. 내 눈은 못속이지!?
타이거: 에이~~~아니에요;;
나: 어딜가도 꿀리지 않을거 같은데 왜 그렇게 자기를 낮추고 살아? 사람 대하기가 겁나? 사고 칠까봐?
타이거: .................;;
은근 자신의 '야성'을 알아봐주는 자에 대한 호감이랄까..?
자신을 어렵게 대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고마운 마음이 들 때가 있음.
그래서일까? 몇 번 만나지 않았음에도 타이거 주임은 본인에게 충성충성! 이었음.
이번에 청주공장 업무를 함께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좋아했던지...
천O에서 굳이 경기도로 회사차를 타고와서, 본인을 태워가려는 타이거 주임이였음.
타이거: 모시러 왔습니다!!
나: 야....ㅋㅋ 나도 차 있어...;; 따로가....갈때는 어떻게 가라고;;
타이거: 갈때도 제가....
나: 됐어 ㅋㅋㅋ 한 차로 갔다가 한명 묶이면 나머지도 집에 못가잖아. 잉!? 그렇구만? 너 일부러 그런거지?
나 잡아둘라고 ㅋㅋㅋㅋ
타이거: 엇 ㅋㅋ 들켰나요? ㅋㅋㅋ
***
같이 앞 뒤로 각자 차량을 이용해 가는 동안 서로 전화를 걸어놓고 실시간 대화를 하며 내려갔음..
얼마나 조잘조잘 떠들어 대는지..그래..찌질이 연기하기도 참 고단 했겠다.
얘기속에 수많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음. 과거에 운동을 했었고. 그게 '복싱' 이였으며
지금도 취미로 복싱을 하고 있다는. 대회도 몇번 나갔다온거 같고. 역시 내 감이란..!!
나: 음...이새끼..은근 협박하네..? ㅋㅋ
타이거: 네? 에이~ 대리님! 아녜요!!ㅋㅋㅋ
나: 선배한테 전해 놓을게. 선배 조질라고 복싱배우러 다닌다고.
타이거: 안돼요;; 그럼 저 기숙사에서 힘들어져요;; 또 뭘로 놀릴지 ㅋㅋㅋㅋ
나: 아라써 아라써 ㅋㅋㅋㅋ근데 타이거야. 너무 그런 캐릭터로 고정되면 상대방들도 니 '선'을 몰라.
어떻게 보면 니가 시비거리를 유도하는 거 일 수 도 있어. 이제라도 화낼 일이 있을 땐 화도 낼 줄 알아야되.
타이거: .....;; 그게 어려워요.
나: 나중에 결혼하고, 니 마누라 니 새끼가 억울한일 당할 때도 화 못내고 어리버리 할래?
그러다가 뚜껑 열리면 손나가고? 깽값 물고? 최악이다.
타이거: 음.....
나: 화도 타이밍이거든. 1부터 10까지 있을 때, 8부터 손이 나간다고 치자. 나는 보통 4일 때 화를 내 ㅋㅋㅋㅋ
타이거: 아...그래서 매번 화가 나 계시는구나~
나: 그치. 지금 이게 3이야.
타이거: 헐;; 뭐 별것도 아닌거에 분노 게이지를 ㅋㅋㅋ 그럼 한대 맞으셨을 때는? ㅋㅋ
나: 한대 맞았을 때? 음...6정도 되겠네.
타이거: 오.....
나: 원래 그럴때 바로 손나가는게 아마추어인거야. 상대를 판단 해야지. 때려놓고 지가 놀래서 당황하는
사람이 있고, 일말의 가책없이 다시 손 올라오는 또라O들이 있어. 당황하는 사람은 그걸 빌미로 누르면 돼.
예전 군대 보일러병 선임놈도 그걸로 꺾었지. ㅋㅋ 지가 때려놓고 영창갈까봐 쫄아가지고 ㅋㅋㅋ
타이거: 오올....
나: 문제는 또라O들이지... 대부분 사람들이 바보같이 맞고 있다고. 이 쯤에서 그만 두고 안때리겠지...
깽 값이 무서워서 안때리겠지 하면서 말이야. 은근 공권력을 믿고 있다니까?? 어리석은거지. 집에 돈이 많은 사람은 주먹을 쓰지 않아 ㅋㅋ
그거 믿고 경찰도 오기전 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방어만 하고있어. ㅋ나중엔 맞다보니 방어할 힘도 없고.
그래놓고 막상 결과가 쌍방폭행 나오거나 처벌이 미약하면 막 자존감 어쩌고 하면서 소설쓴다? ㅋ
아니잖아. 금융처방 성공했어봐라. 이게 으른의 싸움이다! 자랑했을껄? ㅋㅋ
맞았으면 빨리 판단하는게 중요해. 이놈이 돈은 있는지?? 주변에 CCTV는 있는지, 주변에 도움 요청 할 목격자들은 있는지..
타이거: 아무도 없으면요?
나: 체면 차릴거 없이 튀어야지. 사람들 있는 곳으로 ㅋㅋㅋ 사람 패는데도 체력이다? ㅋㅋ
도망치는 놈 쫓다보면 지도 때릴 힘이 없어 ㅋㅋㅋㅋ
타이거: 만약에 뒤에 자기 아이나, 아내가 있다면요? 도망칠 수 없다면?
나: 야!! 애랑 마누라랑 같이 있는데 시비를 왜 걸려. 왜 쳐다 보냐 그러면 무조건 죄송합니다 나와야지.
운전할때 경적도 울리지마.
타이거: 아.....그럼 상대방이 체력도 좋아...뒤에 애도 있어...그럼요...?
나: 그럼에도 덤벼오거나, 도망쳤는데 잡히면? 어쩌겠냐? 이건 생존의 문제니까 상대해 줘야지.
뭐 주먹 격투? 우리가 격투 선수냐? 펀치랑 발차기 매일매일 단련했냐고 ㅋ
대신 우리는 항상 수련해온게 있잖아. 그걸 써야지.
타이거: 뭐요?
나: 턱과 이빨. ㅋ평생 밥먹으면서 단련 안했냐 ㅋ타이슨 마냥 귀라도 물어 뜯어줘야지 뭐 ㅋㅋ
타이거: 경찰서 가면....오히려 불리해지는거 아닐까요? 상대 귀라도 뜯어지면...
나: 이래서 입터는게 중요한거야. 경찰서 가잖아? 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도망까지 쳤다.
그럼에도 쫓아와 때리는 상대에게 생명의 위협과 극도의 공포심을 느껴서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다.
아니면 아이와 아내의 안전 때문에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면 돼. 아내와 아이에게 위협을 가했다 하는거지.
ㅈ 같으면 쌍방 폭행으로 가자 그래. 그리고 아내와 아이의 정신적인 충격에 대한 피해보상을 알파로 더 얹어주는거야.
마누라 가슴이라도 만졌다고 덮어씌우면 더 좋고. 귀 하나 병O되고도 합의 안할 수 없을껄? ㅋㅋㅋ
타이거: 어우...마치 경찰서 다녀 오신것처럼....
나: 다녀와봤지. 이래서 사람은 경험이 중요한거야. 경찰서는 진술서가 중요해. 혹은 말빨이라고 부르지.
근데 다 의미없다....무사고가 최고여...항상 사람은 조심해야지.....
타이거: 결국은 제일 중요한건 '말빨' 이네요....ㅋㅋㅋ
나: 너도 봐라. 하는 질문마다 항상 최악을 상정하는데...그러니 조심스럽지....근데 내 입장에선 그게 맞아.
사람은 사람 무서운줄 알고 조심해야 하는게 맞아. 문제는 너 같은 극 소수의 사람들만 그렇단거지...
일반인들은 진정으로 사람 무서운줄 몰라. 그러니 빈틈이 더 많고...
타이거: 오........뭔가 힐링이 됩니다.....
나: 그래도 너는 너무 숙이고 사는거 같아. 조금만 수위를 올려봐. 너만 힘들어져.
***
그런 잡담을 하다보니 공장에 도착했음. 주차를 하고 흡연장에서 타이거와 담배를 피는데
퀵실버 주임이 자가용을 타고 들어왔음.
타이거: 대리님! 가시죠!
나: 담당자 한테 전화 안해?
타이거: 여긴 담당자 없는데요?
나: 엥? 왜?
타이거: 여긴 저희가 하도 다니다보니까. 그냥 알아서 일하고 알아서 퇴근해요. ㅋ
나: 와...개꿀..!!
퀵실버: 그럼...들어가시죠..
무진복을 입고 그냥 우리 셋이 라인으로 들어갔음. 그렇게 크지않은 공장이었고 필름 검사장비가 4라인 정도 있었음.
2라인은 다른 회사. 그 옆에 2라인이 우리 회사. 원래 다른 회사가 주 납품 업체였는데.
이번에 우리 회사도 추가로 들어온거 라고 함. 그래...대기업은 이런거지...한쪽에 올인으로 몰아주기는 리스크가 크니까.
어쨌든 경쟁 장비가 옆에 돌고있으니 은근 비교를 해보게 되었음. 누가 더 수준이 높은가..
막상 비교해보니 경쟁사는 바코드 검사외에 기포/이물 검사가 없는 장비였음. 이 검사를 추가하지 못해서
우리 회사가 들어와 있는 거라고.. 하도 일상이라 몰랐지만 이런 평범한 검사가 다른데서는 구현을 못하는
검사가 될 수 도 있구나...세상은 넓구만..
타이거: 제가 설비 가동 준비 해놓겠습니다. 업데이트 하시겠어요?
나: 좋다. 우선 내꺼먼저 해볼까?
퀵실버: ...............제꺼 먼저...하면 안될까요..?
나: 내꺼 해보고 니꺼해 ㅋㅋㅋ
차 타고 오며 타이거 주임에게 들었음.
퀵실버는 한번 해보고 안되면, 컴퓨터에 매미 처럼 달라 붙어서 안나오고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고..
이런 퀵실버 때문에 2달동안 타이거 주임은 아무것도 못해보고 무한 대기만 해왔다고 함.
나: 우와...그거 나도 참기 힘든데...인내력은 니가 확실히 나보다 윗줄이네...;;
타이거: 설비쟁이들이 당연히 이쪽으로는 항마력이 높죠...ㅋㅋ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고 장비를 구동했음. 트레이에 테스트 필름들이 적재되어 있었는데
타이거 주임이 근처 일하는 아주머니 한분을 대동하고 나타나 필름 투입을 부탁했음.
미끌미끌한 필름에, 우리는 라텍스 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한장 한장 투입구에 올리는데
엄청 느렸음. 근데 아주머니는 전문가라 그런지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필름을
파파파파팍!!! 투입하는거임. 왠만한 기계 설비보다 몇배는 빨랐음.
나: 와...이게 되네....역시 휴먼 파워...!
그리고 나오는 결과.
필름이 중간 컨베어에 적재되는것도 나오고, 마지막 판정센서 뒤에서는 한타이밍 늦게 컨베어가 열려 NG로 배출되지 못했음.
그러나 타이거 주임의 반응은 뜨거웠음.
타이거: 와!!!! 이거 뭐야!!! 한방에 됐어요 대리님!!!!!!!!
나: 그러네. ㅋㅋ 근데 아무래도 마지막 컨베어 거리값이 안맞았나 보다. 대략 2프레임 정도 줄여서 계산하면 맞아떨어 지겠는데?
타이거: 와....소문으로 듣고는 있었는데...대리님이랑 일하면 비전팀이 편해진다고.... 이정도 실 줄은 몰랐습니다 ㅠㅠㅠ
나: 아냐;; 이번엔 설비가 간단......
[아.. 간단하다 해버리면 퀵실버는 생매장 당하는 거구나...]
나: 설비가 알던 설비라 그래......ㅋㅋ
그때 나선 퀵실버.
퀵실버: 대리님 차례에 안됐으니까....이번엔...제 차례...네요...
나: 야. 안된게 아니라 거리값이 안맞은 거잖아. 2프레임만 빼면 되는데 뭘 더하겠다고? ㅋㅋ
퀵실버: 제꺼도....한번 해보고 싶어서요.....어차피 대리님껄루 되는건...확인 한거잖...아요...
나: 되는거 확인했으면 그냥 집에 가면 안될까?
퀵실버: 저랑 약속..하셨잖아요...가능한..제가 해결한걸로...그 방향으로 해보자고....
나: 내가 약속까지 했던가;;; 그래~ 뭐~ 한번 해봐~~;;;
퀵실버는 PC로가서 본인의 실행파일을 삭제하고 자신의 코드를 밀어넣었음.
타이거: 갑니다.
퀵실버: 네.
그리고 필름이 몇장 지나가자 프로그램이 픽- 하고 죽었음.
에러창에 코드좀 제대로 짜라. 이딴식으로 할거면 집에 가라는 메세지가 떠있었음.
퀵실버: 어....?
나: 해봤으니까 됐지? 그럼...
퀵실버: 한...한번만...더요.....
타이거: (작게) 하아.....또 시작이네...갑니다!
퀵실버: 네.
다시 제발 좀 그만하라는 에러 메세지가 떴음.
퀵실버: 아...디버깅 해보니 뭐가 문제인지 알거 같아요..
나: 어. 문제 찾았으면 이제 접고 가자.
퀵실버: 대리님....제가 고친걸로 하시면...안될까요...?
나: 야. 내가 이런말은 왠만하면 안하려고 했는데. 지금 니 행동...저기 포청천 페밀리랑 비슷한거 아냐??
[분노 게이지 2]
퀵실버: 대리님이야...회사에서 원래부터 인정...받으셨잖아요..근데 저는 이거 대리님한테 뺐기면....회사에 고개들고 못다녀요...
나: 이 프로그램 소스코드 나한테 보였을 때 부터 너는 고개못들고 다니게 된거야. 스스로 부끄럽지도 않냐?
얼마나 공부를 안했으면 이정도냐고. 그래놓고 대리 대접 받으려고 했어??
퀵실버: 제발요....대리님...
나: 하아...그래...해봐라 한번....;;
퀵실버는 느릿느릿 프로그램을 수정하기 시작했음.
나: 얼마나 걸리냐?
퀵실버: .........(다각다각다각)
나: 얼마나 걸리겠냐고.
퀵실버: 네!? 아....한시간 정도..
나: .......;;;;(와아...뭐지..!?)
[분노 게이지 3]
타이거: 대리님. 담배한대 피러 가시져?
나: 혼자 놔둬도 되?
타이거: 여긴 그냥 자유공간이에요 ㅋㅋ 아무도 신경 안쓰고 저희도 신경안쓰구요 ㅋㅋㅋ
나: 와...장비업계 있으면서 이렇게 편한 현장은 난생 처음이다...!!
그렇게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음.
타이거: 저는 오랫동안 퀵실버 대리랑 일하면서...와 이런 사람들이 프로그래머로 있는 회사면...
회사 오래 다니긴 글렀다 생각했거든요. ㅋㅋ
나: 충분히....그럴법 하다...ㅋㅋㅋ
타이거: 근데 이번에 대리님보고 퇴사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쵸. 이런거죠.
저희가 상상하는 프로그래머 와의 업무라는건...ㅋㅋㅋ
일단 저희보다 많이 알고 있을거라는 강력한 믿음. 무조건 되게 만들어 줄거라는 기대.
나: 그렇진 않아. 이번에는 나한테도 상당히 잘 풀린 케이스야.
타이거: 근데 대리님이 왜 퀵실버 같은 사람들이랑 같은 '대리'인지 모르겠네요. 이건 뭐 수준차이가 압도적인데;;
나: 연차가 딸려서 그래. 나는 또래들보다 2년 늦거든. 재수도 1년 했고, 첫회사 그만두고 중국에서 1년 날리고.. ㅎㅎ
타이거: 지금보니 프로그래머는 연차가 의미가 없는거 같은데요? ㅋㅋㅋ
헬과장님도 이거 퀵실버 대리한테 짬시켜 놓고 나몰라라 했는데..
나: 아...헬과장....그 양반은 왜 안나섰을까...
타이거: 헬과장은 칼같이 이 컨셉은 말이 안되는 컨셉이라고. 자기는 절대 안하겠다고 선 딱- 긋고 빤스런 하셨어요.
나: 빤스런...근데 솔직히 이 컨셉이 말이 안되긴 해. 너네 팀장이 실수한거 맞아. 쉽게 갈 일을 어렵게 꼬았지.
일단 같이 일하는 프로그래머들 수준을 1도 고려하지 않았잖아. 하긴...그런거 까지 비전팀이 고려할 이유는 없네...참...
타이거: 그래도 대리님 같은 분이랑 일했으면 시끄러운 소리날 필요도 없이 끝났을 일인데...
***
그러는 사이 시간을 확인하니 1시간이 훨씬 넘어가 있었음.
나: 시간이...꽤 지났네....?
타이거: 포기하세요 대리님. 퀵실버가 컴퓨터 잡으면 일단 불러놓은 시간은 못지킨다 보시면 되요.
나: ..........(와...비전팀 한테 이정도로 신뢰를 못받다니....아...이건 나름 신뢰를 준건가...시간 못지킬거란 신뢰...?)
그렇게 한참을 지나니 퀵실버로부터 연락이 왔음. 확인해 보자고.
다시 라인으로 들어갔음. 타이거 주임은 다시 일하는 아주머니 한분을 찾아갔음. 아주머니는 투덜투덜 하시며
우리 장비로와 다시 손으로 필름을 파파파팟!! 투입해 주셨음.
우리가 하면 될 일을 왜 아주머니들께 부탁하는가...?
우리는 저 속도가 안나옴. 우리가 투입하면 한장 넣고 한참 후에 한장이 들어감.
즉, 필름과 필름사이 간격이 엄청나게 넓어서, 여유 시간이 넘쳐난다는거. 그런 조건에서의 테스트는 의미가 없음.
2개의 Thread가 충돌 날 만한 조건이 안나오니까.
그렇게 필름이 4장정도 연달아 들어가자 아주머니는 손을 멈췄음. 왜!?
아주머니: 문제 없어요? 확인 안해요?
타이거: 네. 누님! 확인해 볼께요.
그리고 탁탁탁 뛰어가서 퀵실버가 보고있는 PC화면을 바라보고서는 허공에 크게 X자를 그렸음.
아주머니는 에휴- 하면서 다시 작업하러 가시고....아아...얼마나 만성이 되었으면 오퍼레이터들 마저도 퀵실버를
믿지 못했음....하아...
퀵실버는 가만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음. 입도 한번 벙긋하지 않고.
뭐하냐고 도대체;; 뻗었으면 뻗었다고 이쪽에 알려야 할거 아냐!!!
뭐야. 설마...또 죽은거야...? 천천히 걸어가서 모니터를 보니 에러창이 떠있었음...
타이거: 대리님. 담배한대 더 피러 가시죠 ㅋ
[분노 게이지 4]
나: 야. 넌 웃음이 나오냐? 이거 기다리느라 몇명이 시간 날리고 있냐고;;
타이거: 대리님. 이런 사소한거에 하나하나 열내면 이 현장 못버팁니다 ㅋㅋㅋㅋ
나: 허어 참...;;;ㅋㅋㅋ니가 고생이 참 많다..;;
퀵실버: .......다각다각다각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음)
***
우린 분명 오전 10시에 이곳에 도착했음. 그리고 10시 15분에 이번 과제를 완료 했음.
그런데 지금 오후 4시가 되도록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음....
퀵실버 때문에....
점심? 못먹었음. 점심 먹자고 라인에 들어갔더니 퀵실버가 잠시만..!! 이것만 해보고요..!!
그거 기다리다보니..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났음... 어차피 담당자가 우리를 관리하는것도 아니라
언제든 그냥 가서 먹고오면 됐지만...그래도 같이 현장에 왔는데 한명 버려두고 둘이 밥먹는건 아닌듯하여
굶었음......
[분노 게이지 5]
일단 이놈은.....남에 대한 배려가 1도 없었음. 오퍼레이터 아주머니 태도에서 알아봤어야 하는데..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밥도 안먹고 대기중인건 애초에 생각할 정신 머리도 없었으며..
그래. 애초에 배려가 있었다면 이 말도안되는 상황이 벌어졌겠냐고;;
이미 끝난 과제를....굳이 자기가 해결하려고 정말...발.버.둥.을 치고 있었음.
어차피 햄릿 이사도 퀵실버가 능력이 있다는 생각은 1도 없었고...이 회사의 어떤 누구도
퀵실버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음.
그래...최소한 평타는 친다고 생각했지....'석사'출신 이니까...
그런데 지금보니 모지리도 이런 모지리가 없었음...비전팀에 어떤 소문이 돌지는 뻔했고....
이 공장에 일하는 오퍼레이터들 까지 저런 태도니..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일찌감치 이 회사에서 살아남기는
글렀다고 여길 법도 한데...
퀵실버는 4차원이었음. 무언가 아직도 회사에서 스스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는듯...
저녁 6시.
나: 저녁시간이다.. 밥먹으러 가야돼.
퀵실버: 잠시만요..이거만 고치면...
나: 타이거야. 내가 1에서 10까지 중에 4일 때 화를 낸다고 했지? 봐봐.. 지금 까딱하면 6이 될거 같거든?
지금 딱 5 넘기 직전이야.. 근데 아직 손이 나가는 게이지 까지는 2의 여유가 있어.
그 여유 믿고 안일하게 넘어가다가는 순식간에 8찍고 손나가 버린다? 그래서 화라는건 미리미리 여유 있을 때 풀어야 되는거야.
타이거: 오..넵.
나: 너는 어디 쯤이냐? 1에서 10중에 어디쯤이야?
타이거: 음...저는 지금....2정도...?
나: 허헛. ㅋㅋㅋ 무디구나....그러니 항상 몸과 마음이 고생하는거지.....
타이거: 네?
나: 너나 나나 같은 힘으로 맞으면 똑같이 아파. 근데 나는 아픈 티를 내는거고, 너는 티를 안내는거지.
이게 생활화 되면 남들은 나한테는 좀 더 힘을 줄여서 때릴 것이고,
너는 티를 안냈으니 앞으로도 동일한 힘으로 때릴꺼야. 죄책감이 없는거지.
근데 너도 사람이야. 언젠가는 아프다고 소리치겠지. 정상적이라면 '사과'를 받아야 겠지만.
실상은 상대가 오히려 화를 내는거야. 그럴거면 왜 진즉에 말 안했냐고 말이지. 이제와서 뒤통수 치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와.
타이거: ............................
나: 어쨌든. ㅋㅋㅋㅋㅋㅋㅋ 일단은 지금 한번 화를 내야겠어.
타이거: 오. 기대 됩니다 ㅋㅋㅋ
나: 야!!! 퀵실버!!!!!
퀵실버: !!!! 네!?!
나: 야이 이기적인 놈아. 너 기다리느라 점심도 안먹고 대기중인 비전팀이랑 선배직원 눈치 1이라도 보냐?
퀵실버: 아...죄송합니다;;;
나: 야. 너는 사회 나오기 전에 뭘 배웠냐? '공감', '이타심' 이라고 알아?? 집에서는 이런거 못배웠냐?
뭐 아버지 어머니 안계셔?? 환경적으로 이런거 못 배우는데서 자랐냐??
퀵실버: 아....;;; 제가..... 미혼모...가정...
나: 어;;;;;; 미안하다;;;;;;;;진짜 미안;; 화난다고 말 막 뱉었네;; 우리집도 이혼 가정이야...하핫;;
아....그러니까....4일 때 화를 냈어야 하는건데.....되로주고 말로 받았네....;;
이때 하나를 배웠음. 6에서 화를 낼 때는 '말실수'가 나오는구나. 고쳐야 겠다..
퀵실버: 아닙니다...그럼...식사하러 가시죠......
[분노 게이지 6->2]
타이거 주임이 예전부터 눈여겨 봐온 식당이 있었는데, 낚지볶음 집이었음.
타이거 말로는 예전부터 일이 잘 되면 기분좋게 먹고싶어서 아껴두던 식당이래나?
어쨌든 오전에 해결 된 걸 봤으니 드디어 이걸 먹을 생각에 하루죙일 기분이 좋았다고 ㅋㅋㅋ
그와중에 점심 때 여길 못왔으니 ㅋㅋㅋㅋ 얼마나 아쉬웠겠어.
밥을 먹으며, 말이 나온김에 퀵실버는 가정사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음.
뭐 의도야 으레 짐작 가능했음.
['약자'들의 가스라이팅.]
고생고생한 한 여인의 삶을 늘어놓는 퀵실버.
여자 혼자 애키우기가 쉽나. 그럼에도 이정도 키웠고 석사까지 보냈고.
이젠 취직까지 해 있으니. 이미 퀵실버의 어머니는 자신의 '책임'을 다 한 존경받을 분이었음.
그 이상의 이하의 표현도 필요없음. 그런 어머니는 별개로 퀵실버는 따로 평가를 받아야지.
그런 눈물나는 엄마의 노력을 보고 컷다면.. 그 고생을 안다면 회사에서 이따위로 일하고 3년의 시간을
자기 개발 하나 없이 보내지 않았겠지. 아마 집에서 응석받이였을 가능성이 농후했음.
자식 한테 미안해서 제대로 훈육하지 못한것일까?
나: 음..뭐 정상적인 가정이라도 사연없는 집은 없지. 너네 어머니는 정말 고생 많이 하셨겠네.
퀵실버: 그렇죠.
나: 근데. 니가 미혼모 가정이랑은 별개로. 나이 30넘었으면 이젠 그런 '가정사'는 너랑은 1도 관계 없는거야.
남은 인생은 니 몸뚱아리랑 니 경험, 경력으로 만들어갈 시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안일하게 산다는건 나로서는 이해 불가다.
퀵실버: ............
나: 오늘 내가 말실수 한건 너한테 다시 사과를 하겠지만. 그렇다고해서 변할건 없어.
니 가정사랑 너는 '별개'거든. 똑바로 살아라 알겠냐?
퀵실버: 네....;;
[어디 엄마 뒤에 숨어서 약을 팔어?]
***
저녁 7시. 와...징하다...퀵실버는 장비 PC에 UFC 김동현 선수마냥 매미 처럼 달라붙어
당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음. 일하던 오퍼레이터 아주머니들도 교대 근무에 들어가고 있었음.
설비앞에 허공만 바라보며 멍때리는 타이거 주임과 나. ㅋㅋㅋ
퀵실버: 타이거 주임님. 설비한번 테스트 할까요..?
타이거: 네....
타이거는 이번에도 저만치서 열심히 일하시는 아주머니들께 달려갔음.
거기서 허당처럼 헤실헤실 웃으며 배꼽인사 하고...아주머니들의 핀잔을 듣고있는 타이거 주임..
도대체 왜 비전팀이 저기서 저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저것도 '직무'야?
이건 직장내 괴롭힘이다!!!! 비전팀이란 이유로..주임이란 이유로...
타이거 주임과 짜증난 아주머니 한분이 설비로 왔음.
말없이 팍팍팍팍!! 필름을 투입하는 아주머니...주간에 봤던 아주머니보다 더한 고수가 왔음.
무슨 은행원이 돈 세는 느낌으로 필름 다발을 컨트롤 했음.
필름이 적층되어 있으면. 그 모서리 부분을 엄지 손톱으로 누른채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리면
필름들이 살살~살살~마치 고스톱 칠때 패를 펼쳐 보듯이 필름들이 부채 모양으로 넓게 펼쳐짐. ㅋㅋㅋ
그리고 부채 모양으로 나열된 필름들을 일수꾼들이 명함 날리듯이 팟팟팟팟!! 하고 투입구로 날려넣는거임.
아줌마들 마다 투입 스킬이 달랐음. 프로패셔널한 사람들은 뭘해도 멋져.
퀵실버: 와아-! 드디어 안뻗었다..!!!
나: 오?
타이거: ...............
퀵실버는 매미처럼 붙어있던 PC에서 날아오르며 뿌듯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타이거 주임을 바라봤음.
타이거 주임은 조용히 프로그램 화면을 이리 저리 확인 중.
왜...그걸 니가 하고 있냐고...프로그래머가 확인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뒤에서 실실 웃으며 기쁨에 몸둘바를 모르는 퀵실버...
타이거: 하아...카운팅이 다르네요...
퀵실버: !!?!?
타이거: 이모께서 투입한 필름은 20장이에요. 근데 프로그램에서 카운팅 된건 15장 밖에 안되요...
나: 어휴.....;;;
아주머니는 '뭐야? 또 안됐어!? 좀 확실하게 해놓고 불러요 삼촌!!!' 하면서 바쁘다는 듯이 휙- 작업장으로 달려갔음.
와...어찌보면 우리 도와준다는 핑계로 여기서 설렁설렁 꿀 빨아도 되는건데....
무슨 일중독자 마냥 잠시도 쉴틈없이 저리 달려가는가....
공장에서 단순 노동한다고....공돌이 공순이 폄하하는 인간들에게 꼭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음.
사람의 '가치'는 노동의 질에서 오는게 아니라 '행실'이 가늠하는 것이다..
자칭 프로그래머라고 허세나 부리는 퀵실버 보다 저기서 열심히 필름불량 고르는 아주머니가 더 함께 하고싶은 사람임.
사람을 고용해서 쓴다면 망설이지 않고 저 아주머니를 픽 할거임. 저런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가르치더라도 퀵실버 보단 잘 배울듯.
뭘 시켜도 잘하실 분들이 '시운'을 만나지 못한 케이스. 저런 사람들은 언젠가는 '시운'을 만나 더 성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음.
퀵실버: 아니..;; 디버깅 하려면...저 아주머니 계셔야 하는데.....;; 주임님..;;
타이거: #!%!%$#^#$;;;;;
[분노 게이지 5]
나: 야. 퀵실버. 아주머니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건 넌데. 왜 타이거 주임이 가서 굽실거려야 되냐?
퀵실버: 네?;;;
나: 필요하면 니가 가서 대가리 숙여 임마.
타이거: .........(아아....형 ㅠㅠㅠ)
퀵실버: ............;;;;
나: 야. 반드시 디버깅이 필요한 업무가 있고, 디버깅 없이 코드 분석으로 처리하는 일 도 있어. 내가 쭉- 지켜봤는데 너는 뭘하든 간에
일단 디버깅 포인트 찍어놓고 장비부터 돌리더라??
타이거: ........?
나: 야. D사에서는 디버깅 못해. 오로지 코드 분석만으로 버그 찾고 대응한다고. 특별한 경우에만 디버깅이 허용되.
후공정은 비교적 디버깅이 자유롭지만 그것도 정말 아무리 해도 도저히 안찾아질 때, 혹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빨리 대응이 필요할 때.
그때 디버깅 하는거야 임마.
타이거: 헐;;;;; 진짜요!? 그게 가능해요??
나: 가능한게 아니라. 프로그래머가 일정 수준이 되면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야. D사에서는 일단 프로그래머가 디버깅을 시작했다.
그건 '이미 문제가 해결됐다'로 해석한다고. 근데 그게 니들처럼 몇 번을 해도 해결이 안된다!?
그날로 '퇴출'이야 임마. 왜 D사에서 프로그래머들이 쫓겨 나는지 알겠냐? 거기가 왜 다들 가기 싫어하는지 알겠냐고.
[니들이 창희 '씨' 라고 우습게 보던 창희는 그런곳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일류다..!!]
퀵실버: ;;;;;;;;;
나: 니가 왜 실력이 안늘었는지 알겠다. 야. 디버깅 포인트 찍어가면서 문제 찾는건 사원-주임때 하는거고.
'대리' 달았으면 그 방식은 졸업해야 할거 아냐!!
퀵실버: 네........;
나: 기억해둬라. 니 직급에 디버깅 포인트까지 찍어놓고 해결 못하면.
그게 바로 '코드몽키'야 임마. 개발자가 아니고 코더라고.
어디 새벽 시장에 드럼통 앞에서 불이나 쬐다가 봉고차 타고 불려 다니는 꼬라지 나는 거라고 알겠냐??
퀵실버: 네;;;;
나: 뭐해? 빨리 해결해.
와...이래가지고 오늘 퇴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