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큰 이모는 강경에서 살고 계십니다.
유년 시절에 부모님께서는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방학이 되면 제가 살던 대전을 떠나 강경에 사는 큰 이모님 댁에
놀러가곤했습니다.
큰 이모님 댁에는 오래 산개가 한 마리 있었는데요. 큰 이모는 개를 묶어두고 키우지 않고 마당에 풀어두고 자유롭게 키웠습니다.
개가 종종 문밖으로 나가도 밥먹을 때 되면 돌아왔고 영특해서 큰 이모가 정말 좋아하는 개였습니다.
그 해 여름도 방학이 되서 제 동생과 저는 큰 이모님 댁에 갔습니다.
그 개가 이상하게 묶여 있기에 풀어주고 저희는 놀러 나갔죠.
큰이모집에는 앞쪽에 철길도 있고 조금 걸어 나가면 젓갈시장도 있고 시멘길이 잘닦힌 곳이라서 동생과 저는 자전거타고 재미있게 놀고
들어왔죠. 그날 저녁때 그 나이 많은 개가 돌아오지 않는 거였습니다.
큰 이모는 우리가 개를 풀어준걸 알고 걱정하면서 찾으러 갔죠. 빨간 플라스틱 통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한참 후에 큰 이모가 울면서 개를 빨간 플라스틱 통에 넣고 왔습니다.
큰 이모가 말하길 철길에 누워있는 개를 데리고 왔다고 하는 겁니다. 그때 당시 개 나이가 19살 정도 되었을거에요.
개가 노환으로 너무 약해지니깐 죽으려고 했던거죠. 요즘 들어 몇 번이나 그런거 갔습니다. 그래서 큰 이모가 개를 묶어 놓았던거죠.
그걸 모르던 우리는 개를 풀러준거죠.
그 후 그 개는 낡은 목줄 끊고 기어이 나갔고 결국 큰 이모는 못 찾았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