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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06
게시물ID : soda_69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7
조회수 : 4734회
댓글수 : 71개
등록시간 : 2024/04/30 17: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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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회사가 휴무랍니다. 오유독자님들..

부득이 내일은 업로드가 힘들듯 하여, 미리 업로드 합니다.

저도 갑작스레 들은 소식이라...ㅋ

 

약속은 지켜야죠^^

 

---------------------------------------------------------------------

보거스에게 일 폭탄을 던지기 위해서는 햄릿 이사와의 관계 회복이 필요했음.

그렇기에 바로 작업을 들어갈 수 가 없었는데..


머지않아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음.


공교롭게도 티리엘 과장님의 100대 검사기에서 신규 개조사항이 나오게 된것.

S사 와의 신규 거래는 중단 되었지만, 나가있는 장비까지 그리된건 아니었음.

당시 생산 모델이 바뀌면서 전체적인 라인을 개조한 것으로 보였는데. 문제는 그 개조 이후

생산되던 모바일 패널에 사이드 크랙(Crack)이 빈번해 진거임.


원래 이 검사기가 사이드 크랙을 잡는 기능이 핵심이었는데. 기존에는 중간 부위에서 크랙이

발생되었다고 한다면, 설비 개조 이후에는 패널의 모서리 단에서 크랙이 발생되기 시작한 것.


문제는 이 검사기의 제품 촬영방식 역시, 라이브로 카메라를 켜놓고 ROI 영역안에 제품이 들어왔다고

판단되면 이미지를 복사해와 검사하는 방식.


기존 사장님의 코드라면 바로 검사하지 않고 이미지 frame을 복사하여 쌓은뒤 하나의 One Panel을 만들어놓고

(예를들어 1개의 완제품이 다 찍혀 나오는데 25frame의 길이가 나온다고 한다면 25번의 이미지를 쌓아 올린다는 의미)

전체 검사를 하는 방식이라고 한다면, 이 검사기의 컨셉은 이미지를 frame을 쌓는 행위는 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얻어진 1frame 이미지에서 사이드 검사만 한다는 차이가 있었음.


그러다보니 이번처럼 패널의 모서리 부분 깨짐 검사가 정상적인 동작을 하지 않게 된것.

그렇다고 아예 못한건 아니었고 간혹 검사를 못하는 케이스가 생기는것이 문제. 그 이유는

어쨌든 라인스캔 카메라는 이미지를 1라인씩 찍어 쌓아 1개의 frame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소프트웨어 적으로 256개 라인을 쌓을것인지 512개의 라인을 쌓을 것인지 설정가능함.

(256라인을 1frame으로 할 것이냐, 512라인을 1frame으로 할것이냐 하는 얘기)


이 검사기는 512개의 이미지 라인이 쌓이면 그걸 검사하도록 되어 있음. 

그러다보니 시료의 시작부의 영역이 왔다갔다 함. 어떤 시료는 시작부에 충분히 제품이 걸려나오는데

어떤 시료는 제품이 아주 약간만 찍혀 올라오는 상황도 생김.


이런경우 모서리의 깨짐 검사가 잘 안되는 현상이 발생.

그렇기에 S사는 해당 부분의 개선 요청을 우리 회사에 하게 된 것. 100대 이상이 깔려있는 설비이다 보니

우리가 대응을 안한다면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음. 


이 요청사항은 그동안 보거스가 유지보수하며 깔짝이던 급 낮은 일보다는 

드디어 영상처리 파트 관련하여 비전 프로그래머로써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일 '시험'이었음.ㅋㅋㅋㅋ


............................


그리고 해당 요청건을 요청받고 우리 회사에서 나온 대답은 '어렵다'였음.

당연히 S사에서는 받아들여 지지 않았고, 비전 팀(도게자 팀)과 2파트 간의 논쟁만

심해져갔음. 결국 힘 없는 이과장 만으로는 안되어 햄릿 이사도 불려가게 되었음.


그렇게 지지부진 1달여의 시간동안 된다, 안된다, 방법을 찾아야 된다 원론적인 얘기만

오가다보니 고객사의 압박도 심해졌음. 비전 총괄전무가 직접 고객사로 가서 해명해야 하는 상황까지..


결국 답답함을 못참은 선배는 본인을 찾아왔음.


선배: OO야. 니 고객 요청사항 알제?


나: 네.


선배: 다른 소프트웨어들은 다 안된다고 하는데 진짜 안되나?


나: 무조건 안된다고 잘라버릴 문제는 아닐거 같아요. 코드를 봐야겠지만. 솔직히 왜 안된다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선배: 와...돌아삐겠네. 니 위로는 다 안된다하고;;


나: 소프트웨어팀에서 제 위로 누가 있는데요? ㅋㅋ 제 위가 있긴 한가? ㅋ


선배: 알았다..니 내가 도와달라하면 도와줄 수 있나?


나: 당근이죠 ㅎ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선배의 압박을 못이겨 햄릿이사는 본인을 찾게 되었음.


햄릿: OO야.


나: 네.


햄릿: 다들 안된다고 하는데..니가 비전팀에 된다고 했다며?


나: 그 다들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누굽니까?


햄릿: 담당자인 보거스, 이과장, 렌야 수석.


나: 그럼 '다들'이 아니고 '모지리 세명'이라고 하셔야죠 ㅋ


햄릿: .............


나: 제가 저번에 말씀 드렸죠? 하나씩 터져 나갈거라고.


햄릿: 너는 진짜 할 수 있다고?


나: 네.


햄릿: 그럼 해서 증명해봐.


나: 뭐 거실건데요? 거는게 있어야 이쪽도 나서죠 ㅎ


햄릿: .....너는 회사 업무를 니 정치적인 이득 챙기는데 이용하냐?


나: 그게 제 '무기' 아닙니까? 다들 하는 정치. 저는 안 할 이유 있나요? ㅋ 

아니면 그냥 전무님이 고객사가서 도게자라도 하고 오시던가 ㅋ

언제부터 다들 회사 위해서 옳은 선택 하셨다고 그러십니까? 


햄릿: ....나가봐.


그리고 얼마후, 보거스 대리도 본인을 찾아왔음. 

아마 이때부터 였던것 같음. 보거스가 노골적으로 본인에게 적대적인 스텐스를 취한게...


보거스: 대리님. 혹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나: 어. 해 ㅋ


보거스: 혹시 대리님이 OO과장님 한테 제 프로젝트 수정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어요?


나: 코드를 봐야겠지만, 나도 그 코드 예전에 본 기억이 있걸랑?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던데?


보거스: 아예 불가능하진 않죠. 알고리즘을 새로 개발한다면.


나: 그말은 가능하다는 얘기 아니야?


보거스: 돈도 안되는데 왜 알고리즘까지 새로 개발해줘야 하는데요?


나: 그건 회사가 판단하는거지 왜 니가 돈이 되고 말고를 결정하지? 관계라는 개념은 안보는거야?


보거스: ...............


나: 그리고. 무조건 안된다고 일축하지 말고. 지금 나한테 말하듯이 방법은 있는데 손이 많이 간다 뭐 이렇게 전달을 해야

영업이나 비전팀이 고객사에 대응을 해줄거 아니냐?


보거스: 저 무식한 놈들이 대응이요!? 방법이 있다하면 무조건 하자고 할텐데.


나: 그러니까 왜 그걸 니가 판단하냐고. 하자고 밀어붙이면 그때가서 필요한 일정을 니가 부르던가. 

구현이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하던가 하면 되는거지. 왜 무조건 안된다고 선 긋냐고.


보거스: .......아무튼...저는 가끔 대리님이 여러 사람들 프로그램에 나서시는거 봐 왔는데요. 

저한텐 안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리님 도움받을 정도 수준은 아니거든요.


나: 내가 나선게 아니라 비전팀이 날 찾아와서 물어본거지^^. 나한테 안오게 좀 조용히 만들어봐~


보거스: .............@#$!$%! 


카푸어 대리가 보거스를 데리고 올 때 그랬었음.

이전 방산업체 다닐때 방산업체를 날아다니던 슈퍼 에이스 동생이 있다고...

그래...전 회사 슈퍼 에이스인 보거스가 현 회사 호카게인 나를 견제하는건가!!?? 

난 애초에 승부 할 생각이 없는데...가능하면 니들이 호카게 해라.....


호카게 자리를 얻는건 쉬움.

니꺼 내꺼 가리지 않고 전 방향으로 겁나게 일 많이하면

얻어지는 자리임.




***




이 시점에 악재는 또 겹쳤음. 헬보이와 퀵실버가 진행하던 청주공장 필름검사기.. 

1~2주에 한번씩 죽기 시작하던 프로그램이 이제는 3일에 한번씩 죽기 시작. 

드디어 고객사 상급자들이 눈치를 챈거임. 


거기에 더하여 도게자 팀장의 입이 사고를 쳤음.


기존 장비는 컨베어 후면에 판정센서가 있었음. 그리고 이 판정센서에 필름이 센싱이 되면 OK냐 NG냐 판단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뒤에 있는 상/하 각도 조절 가능한 컨베어가 NG일 경우  

아래 방향으로 필름을 흘려 내려 NG Tray에 필름을 적층하고

OK인 경우 그대로 흘려보내 뒷단의 OK Tray에 필름을 적층하는 방식이었음.


이 장비는 2가지 검사 방식이 있는데, 첫번째는 바코드 검사였음. 그 다음 검사로는 필름의 이물/기포 검사.

둘중 1개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 NG로 판정이 났음. L사가 요구한 요청사항은 다음과 같았음.


'바코드의 불량과 이물/기포의 불량을 구분하여 적층하고싶다.'


따라서 중간(바코드 검사와 이물/기포검사 카메라 사이)에 상/하 조절가능한 컨베어를 한개 더 추가하여 바코드 불량일 경우

추가된 컨베어를 이용해 하단에서 따로 적층한다.


말은 쉽지만, 설비를 아는 프로그래머라면 가능하면 이런 기능은 왠만하면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싶을듯.

바코드 검사와 이물/기포 검사 카메라의 사이 공간이 충분한 유격이 있다면 상관없으나, 그 거리가 너무 짧다면 꽤나

많은 수정을 해야함. 까딱하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지도..


도게자 팀장은 이런 부분은 아예 프로그래머와 상의도 없이 현장에서 바로 구두 약속을 하고 왔음.

약속부터 하고 프로그램팀을 찾아와 가능 여부를 물었으니..

당연히 퀵실버 대리는 펄쩍 뛰었고, 이과장도 안된다고 못을 박았음.


이쯤에서 도게자 팀장도 '구두'약속이었기 때문에 다시 고객사에 전화하여 '사과'를 하고 어떻게든

안하는 방향으로 수습을 했어야 했는데..그는 고객사 앞에 자신의 '체면'이 중요했음.


이미 진행 하기로 한 이상 어떻게든 소프트 팀에서 도와줘야 하는거 아니냐며 배째-를 시전했고..

결국엔 '구두' 약속이 아닌 문서까지 주고 받게 되었음.


프로그램팀도 '명분'이 자신들에게 있으니 같이 배째-를 시전했고 비전팀이나 소프트 팀이나 서로 

배만 까고 드러누운 상황. 둘다 드러누우니 시간이 지나 그 여파는 비전총괄 전무에게 넘어가게 되었음. ㅋㅋㅋ


S사에도 직접 찾아가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이번에는 L사에 불려가 사죄를 해야하는 상황 ㅋㅋㅋㅋ

그러나 S사와는 다르게 L사는 달랐음. 이거 못하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는 협박.

무조건 못먹어도 고-! 인 상황이 만들어졌음.


이렇게 짧은 기간에 2곳에서 불이난 소프트웨어팀.

햄릿 이사는 고뇌했음.. 당연히 비전팀이 머릿수가 많고 전무의 압박을 이겨낼 재간도 없었음.

이대로면 자기 위치만 위태해지는 상황..


렌야와 이모텝 과장이 진행하던 베트남 OLED 필름검사기도 검사가 제대로 되지않아 

지속적으로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상태. 결국 그들이 진행한 코드 베이스는 사장님의 코드였기에

급한대로 사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 되었음.


그리고 노발대발하는 사장님. 회사에서 구현한 알고리즘은 흔적 간곳없이 OpenCV로 도배 되어있는

영상처리 파트..ㅋㅋㅋ 역시나 렌야 수석과 햄릿 이사는 사장님께 불려가 꾸지람을 들어야 했음.

그리고 사장님께 떨어진 불호령. 당장 회사 알고리즘써서 다시 원상복구해 놓으라는...


그날부로 렌야는 집에 가지 못했음..


코알라 주임.. 몇달 전, 비전 J팀의 긴급미션. 

중국에 BXX라는(어마어마하게 큰 업체) 곳에 모바일 패널 검사기가 있는데 그곳에 프로그래머가 필요하다고 함.

비전J팀장은 떠났지만 비전J팀 멤버들은 살아있었고, 대부분이 과장급이기에 팀장이 없어도

팀이 돌아가고 있었음. 


그곳 과장들과 영업팀이 합작하여 고객사에 지속적인 영업과 

타업체와의 경합을 해왔는데. 이번에 잘만 대응하면 향후 영업적으로 상당히 유리한

포지션을 얻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음.


알고보니 이것역시 과거 호카게님이 맡아 진행했던 건... 

비전팀 말로는 당장에 할 일은 없고 현장 확인 및 대응만 해도되는 업무라고하자

햄릿이사는 일단 코알라 사원을 파견하게 된것. (레벨이 낮은 일이라 판단 한듯)


그런데 막상 프로그래머를 보내고 나자 검사 문제가 하나 발견된거임.

그러다보니 코알라 사원의 파트장인 이과장이 함께 나섰으나 문제 해결이 되지않고

코알라 사원은 몇달째 중국에서 고생중이었음. 더 시간을 끌면 고객사에게 문제점을

발각 될 상황이라 이것역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음.


4곳에 불이났음.


그리고 이과장...드디어 과거 호카게가 심어두었던 씨앗이 싹을 피웠음.

광저우 RBD장비의 마킹기...! 


마킹 빠짐의 알고리즘은 본인이 개선했지만 아직까지 광저우에는 적용되지 않은 상태.


불행히도 이 장비의 담당 비전팀은 K이사. 

이미 이과장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된 K팀이다 보니 시작부터 이과장을 몰아 세우기 시작했음.

가장 쉬운 방법은 본인을 찾아와 수정된 코드를 받아가면 됨.


역시나 모지리 답게 이과장은 본인을 찾아오지 않았음. 

햄릿이사 역시 본인을 감히 찾아오지 못했음.

다 예상대로 된 시나리오^^


J과장이 매일매일 이과장을 찾아와 어디까지 진도가 나갔는지 체크하는 상태.

한 파트의 파트장이 비전팀 과장에게 업무를 체크받는 상황. 

아주 모양 빠지는 일이 벌어지고있었음.


4곳에 불이나고 또 한 곳에 큰 불이 날 예정이었음.


마지막으로 잇끄 대리와 카푸어 대리.

전공정에서 2대의 신규 장비를 만들게 되었음. Roll to roll.

잇끄 대리니까 어련히 알아서 할 것이고, 본인 생각에 카푸어 대리와 잇끄대리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음. 나이도 동갑이란 점에서도 좋았고. 각자 성격의 상성이 잘 맞는 이상적인 조합.


간혹 본인의 손길이 필요할 지도 모르지만..


그야말로 소프트웨어팀은 본인과 창희가 있는 3파트 빼고는 불이나서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음.

아이 고소하다~~ 회사 다니는 맛이 난다!!




***




햄릿 이사 사무실.


햄릿: OO야..


나: ......


햄릿: 너...팀장...시켜줄께....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릿: 대신...S사랑..L사...니가 처리 좀 해줘...그리고..이과장 RBD 장비도...좀 챙겨줘...


나: 내가 말했었죠? 이렇게 될거라고?


햄릿: 일단 니가 처리하는걸 봤을 때. 진짜 처리가 되면 그때 팀장이 되는거야.


나: 근데 이사님 '구두' 약속을 뭘 믿고요? ㅋ


햄릿: 전무님이랑 얘기 끝난거야. 니가 진짜 이걸 해결하면 니가 지금까지 알게모르게 회사 문제들 풀어왔다는 그 '능력' 인정 받을거야.


나: 아. 선불이 아니라 후불이구나. 뭐 그정도만 해도 되죠. ㅎ 그럼 연봉은?


햄릿: 연봉은..좀 그렇네. 3월도 지났고... 너 하나만 갑자기 올려주는건 아닌거야.


나: 음..뭐 그렇다니 어쩔 수 없네요. 그럼 내년은!?


햄릿: 내년은 가능해..


나: 지금 렌야가 6200이죠? 저는 렌야보다 잘하니까 6200 이상은 받아야 겠는데? 6500으로 갑시다.


햄릿: 그건 아니지 ㅡㅡ;


나: 뭐가 아닙니까. 저기 쓸모없는 메가통은 7천이죠? 그거보다 낮게 불렀는데. 이게 과해요? 

이사님 지금 받는 연봉이 과하다 생각안하세요?


햄릿: 너..왜 다른 사람들 연봉까지 다 알고있는거야? 그거 보안 위반이야. 문제 될 수 있어?


나: 증거를 가져 오시던가 ㅋㅋ 저야 그냥 넘겨짚어 본건데 이사님이 인정하신거니깐~ 출처는 이사님이시겠네 ㅋㅋ


햄릿: 하아....6000으로 하자..그정도만 해도..과한거야..


나: 음...6천이라...좋습니다. 일단 시작인 거니까. 나중에 더 올려가면 되겠죠. 그럼 약속한겁니다?


햄릿: 일단 S사 부터 처리 좀 해줘..




***




바로 S사 관련자들을 회의실로 호출했음. 관전자로 햄릿 이사까지.

도게자 팀장, 선배, 이과장, 보거스가 회의실로 불려왔음.


나: 이번 S사 프로그램 수정 건. 왜 안되는건지 설명듣고자 여러분을 오시라 했습니다.


이과장: ......;;;


보거스: 이게 제 프로젝트인데 왜 대리님께서 나서시는 건데요..?


나: 당신들이 다 안된다고 하고, 이사님께서는 알아보자고 하시니 어쩌겠어? 이유라도 들어봐야지.

어차피 니가 안된다는 이유. 니 말대로면 여기 사람들 중에 알아듣는 사람이 있기나 하냐? ㅋ


이과장: 보거스 대리 말로는..지금 회사 알고리즘 원리 상, 안잡히는게 당연하다는 겁니다.


나: 네? 진짜요? 어째서??


보거스: 라인피팅을 하려면 최소한의 엣지 라인이 나와줘야 되는건데. 지금 컨셉상 모서리가 포함된 첫 이미지가

하단에 걸리듯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피팅 라인이 안나옵니다. 그러니 컨셉 자체가 안맞는 거죠.


나: 진짜? ㅋㅋ 그 최소한의 피팅 라인이 몇 픽셀인데? ㅋㅋ


보거스: 그건 코드를 좀 확인해 봐야 알거같네요.


.............................


보거스: 피팅 라인은 200픽셀 까지가 한계네요.


나: 내가 고객사에서 검사 안된다는 이미지들 확인해보니까 제일 짧게 나오는게 150픽셀 정도던데. 그래서 너는 안된다고 하는거야?


보거스: 네.


나: 그럼 첫번째 이미지 조건에 한해서 피팅 라인픽셀을 줄이면 왜 안되는건데?


보거스: 네!? ㅋㅋㅋ 그건 완전 '가라'방식 아니에요? ㅋㅋㅋ


나: ??


보거스: 대리님. 저는 근본적인 해결에 대해서 알고리즘 문제를 얘기하는거지. 

그런 '가라'식으로 처리 할꺼면 누가 못해요??


나: 근데 왜 안된다고 하고 있냐고;;


보거스: '가라'니까요 ㅋㅋㅋ

 

[아아...그는 화가였습니다...]


나: 이상한 소릴 하는구만;; 너는 그게 왜 '가라'라고 생각하는거지??


뭔가 자신과 나의 격차를 주변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려는듯 

보거스는 날뛰기 시작했음.


보거스: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이세요? ㅋ


나: 어. 잘 모르겠어서 ㅋㅋ 너는 무슨 '기준'으로 그게 가라니 아니니 판단하는거지? ㅋㅋ


보거스: 하아...그걸 제가 설명까지 해줘야 하나요? 저보다 경력 더 많으시잖아요?


나: 응? 경력? 너랑 나랑 경력 같을텐데? 너 몰랐냐? 난 동년배들 보다 경력 2년 딸리걸랑 ㅋㅋ 

경력으로 보면 너랑 나랑 동기네? ㅋㅋ


보거스: .......(빡침)


나: 이사님. 저는 이 친구 설명이 꼭 듣고싶은데요? ㅋㅋ 이사님은 안궁금하세요?


햄릿: ...보거스 대리. 설명해봐. 


보거스: 이사님..이 코드는 원래 최소 라인이 200픽셀 이상일 때 동작하도록 구성된 알고리즘입니다.


나: 그니까 ㅋㅋ 그 '근거'가 뭐냐고 ㅋㅋ


보거스: ..........


나: 너 대리 아니냐? 너 이 알고리즘이 최소 OOO하고 RANOOO하고 합쳐진거 알지?


보거스: 네 알죠.


나: RANOOO도 알거 아냐. 데이터 샘플링. 만족하지 못한 벗어난 데이터에 대해 추려내는거 아니냐?


보거스: 그쵸.


나: 근데 그걸 추려내서 남은 데이터가 200픽셀이 안됬어. 그럼 그 데이터는 신뢰성이 없는 데이터인거야? 직선을 만들어 내는데

반드시 200개의 후보점이 있어야 된다는건 어디에서 나온 이론인데? 직선의 정의가 뭔데?


보거스: ......그건.....이 코드 짜신분이 만든 규칙이겠죠..


나: 니가 그 코드 짠 사람을 알아? 만나봤어? ㅋㅋ 물어나 보고 그런 '확신'하고 있는거야?


보거스: ....;;


나: 직선이란건 점 2개만 있어도 만들어지는거 아니냐? 어디서 제대로된 '이론'도 없이 이게 '가라'니 아니니 평가하지?

내가 지금 이 코드 짠 사람한테 전화해서 물어볼까? 니 생각이 맞는지? ㅋㅋㅋ 

200의 의미? 그딴거 없어. 대략적으로 그냥 잡아놓은거야 당시 상황에 맞게.


보거스: .......(&@^*ㅃ%*&$%*;;;)


나: 이사님 보세요. 이래서 안되는 겁니다. 남이 짜놓은 코드 틀 안에 갖혀 가지고 '사고'하는 범위가 

남이 짜놓은 '틀' 안에서 밖에 할 줄 몰라요. 그 틀을 벗어나서 사고해야 개발자인거야. 이 친구야. 

대리 달았으면 '유지보수' 마인드에서 좀 벗어나자.


선배: 이거 예전에 대만에서 헬과장 금마 상황이랑 똑같은거 아이가? ㅋㅋㅋ 

사장님 코드 틀 안에서 장난치던 그거 ㅋㅋ


나: 맞아요. '개발'이라는건 자기 공부한걸 표현해 낼 수 있을 때 개발인거지. 

남에 코드 '틀'안에서 만질만질~하는게 아닌데. 그래놓고 자칭 '개발자'죠^^


도게자: 그렇다면 결국..이건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 할 수 있는 일이었던거네? 그걸 그냥 안된다고만 일축하던거야?


보거스: ............


나: 이래서 관리자가 중요한 겁니다. 이과장님!! 

아~~~무 생각이 없으면 밑에 애가 무슨 억지 부리는지도 모른채로 끌려다니기 바쁘죠.


이과장: ;;;;;;;;


햄릿: 하아.........;;


선배: 결국 이거는 '소통'의 문제인거네..그냥 안된다고 하지말고 왜 안되는건지..그 판단이 맞는건지만 서로 얘기가

됐어도 굳이 고객사랑 여기까지 올 일이 아니었던거네..;;


보거스: ...........


나: 그럼 이 건은 해결 된거네요? ㅋㅋㅋ


[와우. 한 건 날로 먹었네~~]


뭔가 인정할 수 없다는 듯한 보거스..

아마도 그의 인정을 받으려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알고리즘을 들고와야 할 듯 했음. 

그래봐야 허프변환 이겠지.  그것 외에도 깨진 부분을 찾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음. 


그걸 굳이 언급해서 보거스를 공부 시켜주는 짓을 할 필욘 없지. 

이대로 너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머리속에서 정신승리나 쭉- 하고 살거라.


S사 건은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가 되었음.




***




뭔가 당했다는 느낌의 햄릿 이사. 소중한 카운트가 허무하게 낭비되었으니...ㅋㅋ

문제없이 장비가 잘 돌자 보거스는 태세를 전환했음.


승부 모드에서 인정하는 척 하며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노리는 포지션으로.

이번 업무를 통해 본인을 인정하는 '척'하며 다시 대리 이하급 무리속으로 들어왔음.


세상을 참 쉽게보는 타입인건지, 그 잘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인지 얼마안가 본인에게

또 혼이 나야 했으니...


그날은 정말 별것 없는 일이였음.


커피숍 안.


코알라: 대리님. 제가 앙대리님한테 받은 장비에서요. 통신쪽이 계속 끊어지는 이슈가 몇년째 해결이 안되거든요.


나: 어 알아.


코알라: 이거 저희쪽에서 UDP를 썼기 때문에 빠지는 걸까요?


나: 무슨소리야 ㅋㅋ 거기 설비랑 우리는 TCP로 하고있어 ㅋ


코알라: 어...? 코드에 UDP도 보이던데...


나: 그건 우리 제어 서버랑 검사 프로그램간의 통신일때고 ㅎㅎ 


코알라: 아...코드 다시 봐야겠네...;;


나: 그리고 설령 UDP라고 한들..패킷이 빠지는건 문제야. 고작 장비간의 1:1통신인데 UDP가 빠진다? 그건 말이 안되는거지.


보거스: 풉.


코알라: 그런가요..? 근데 저희가 UDP 배울때 UDP는 패킷이 빠질 수도 있는 비신뢰적 통신 방식이라고...


나: 이론은 맞아. 근데 그 이론 때문에 실제로는 코드의 문제를 놓치게 될 수 도 있다는 말이지. 

사실은 코드 문제였는데 그걸 모르고 지나칠 수 도 있다는 말이야. 이론에 빠지기 전에 좀 더 자세히 코드를 분석 할 필요...


보거스: 푸하핫.


나: 왜 웃냐? 내가 말하는 타이밍에 그렇게 웃으면 내가 오해를 할 수 밖에 없는데??ㅋ


보거스: 아 죄송합니다. 조금 웃겨서요.


나: ??


보거스: 대리님. 대리님 하시는 말씀은 결국...쿡쿡..이 UDP통신이라는걸 만들어낸 대단한 사람들 보다 

대리님이 뛰어나다고 말씀하시는 거네요?


나: 그게 왜 그렇게 되지?


보거스: 맞잖아요. 이 통신을 만들어낸 사람들도 '비신뢰적인' UDP 통신의 특성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리님은 그게 말이 안된다고 하신거잖아요?

대리님은 자신의 코드로 그걸 고쳐낼 수 있다고 하신거에요? ㅋㅋ


나: 그걸 그렇게 듣는 니가 좀 이상한거 아니냐? 창희씨. 그렇게 들려요? ㅋㅋ


창희: 아니;;전혀 ㅡㅡ;


나: 코알라야. 너는 내가 UDP의 비 신뢰적인 특징을 내 코드로 고칠 수 있다고 말하는걸로 들렸냐?


코알라: 아뇨;; UDP 통신을 판단하기 전에..코드를 좀 더 분석해 보라는 걸로다가...


나: 근데 보거스 얘는 싸이코마냥 왜이러냐? ㅋㅋㅋ 나는 니들 도움되라고 내 현장 경험을 공유한거 뿐이야.

예전에 내가 D사 전공정 할 때, 비슷한 일이 있었어. 코드가 잘못된 건데 앞 전의 과장님은 그게 UDP 패킷이 빠질 수 있어서 그런거라고

고객사를 설득했더라고. 나중에 내가 고쳤을 때, 고객사는 우리 회사가 자기들 한테 거짓말 한거냐고 따지고 들더라니까? 

잘못하면 완전 거짓말쟁이 되버리는거야 개발자는.


보거스: ...아? 보세요. 지금도 대리님이 고쳤다고 하시는 거잖아요 ㅋㅋ


나: 카푸어 대리님. 어제 얘 데리고 뭐 이상한거 드셨어요? 왜 듣고싶은 말만 듣는거지??


카푸어: .....;;;


나: 야. 보거스. 나는 있잖냐. 주로 윗대가리들 깨는데 집중하지, 밑으로 누르거나 갈구는 타입은 아니야. 왜 그런지 아냐?


보거스: ?


나: 밑으로는 언제든 밟을 수 있기 때문에 그래. 근데 간혹 착각하는 놈들이 나와. 

내가 위로 개기고 밑으로 안건드니까 마치 나를 다 안다는듯.

'아..자기도 위로 개겼기 때문에, 정작 자기한테 개기는 아랫 사람을 건들지 못하겠구나' 되도않는 판단을 한단 말이야. 

내가 무슨 정의의 사도냐? ㅋㅋ 


보거스: .......


나: 야. 뒈.지고 싶냐? 


보거스: ...네?


나: 야. 적당히 까불라고. 대가리를 그냥..


보거스: .......;;


나: 야. 내 눈을 보지말고 니 발끝만 보고 살아라. 눈 깔고 살라고. 아가O 다물고 회사다녀.

나대고 싶으면 일을 많이해.


보거스: ...................;;


나: 나한테 까불어대는 그 태도로 포청천이나 다른 과장들한테 했어야지. 그때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가 나한테!? 

야. 내가 포청천 팀장 밟는게 어렵겠냐? 너 밟는게 어렵겠냐? 

하찮아서 놔뒀더니 미O가지고.


보거스: ..........;;


[이후 보거스는 착하게(?) 회사 다녔습니다.]


그래..그게 너답지..조만간 피곤하게 만들어줄께.


일을 안하니까 잡념이 너무 많아 애들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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