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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당, 도깨비불 그리고 나 에 이은 두번째 썰
게시물ID : panic_615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늘내일12
추천 : 14
조회수 : 246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12/10 15:59:46
안녕하세요 오유인 여러분... 어제 밤에 제가 풀었던 도깨비불 썰 풀고 나서 혼자 집에서 두번째 썰 풀기 무서워서 그냥 잤어요...(자취남임..)

지금은 해도 떠 있고 어제보다 덜 무섭고 또 여전히 백수니까 음슴체로 논산훈련소에서 겪었던 두번째 썰 품


두번째 ssul

난 04년 11월 군번임. 9년 전 일이라 디테일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너그럽게 봐주셨음 함.

11월 말에 논산훈련소 입소...카투사였기 때문에 5주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는 개나 주고 도살장 가는 소 심정으로 입대함.

군필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나도 명찰 옆에 흰 공간을 채워가면 왠지 짬을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 이상 채운 사람들 개 부러워 했음

그때가 아마... 한 3~4주차 됐던 가봉가... 바느질, 제식, 수류탄 던지기 등등 훈련을 반 정도 끝낸 후... 밤에 경계근무를 서는 훈련과정이 시작될 때 였음

경계근무는 불침번과 다르게 실탄을 지급받고 교관과 함께 논산훈련소 초소에 들어가서 근무 서는 거였음.

또 하나의 미션은 TA-312 인가... 군용 전화?를 이용해서 옆 초소와 통신을 하는 거였음... 

지금 생각하면 TA-312만 없었어도 그런 일 겪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듬.



새벽 세시 쯤이었나... 실탄을 지급받고 교관과 함께 15초소에 들어감.

그땐 모든게 어리버리 했고 심지어 똥도 어리버리하게 쌀 때였음. 그래도 중간은 가자 하는 생각에 작동 및 응답요령을 머릿속으로 이미지트레이닝

하면서 열라 얼어 있었음.. 날씨는 또 열라 추웠음

초소에 앉아서 배운대로 먼산부터 가까운 곳 까지 시선을 옮겨 가며 경계를 서고 있었는데.. 또 대대장이 급 순찰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돌아서 더 

긴장하고 있었음 

그렇게 30분이 지난 후... 아니나 다를까 TA-312로 전화가 왔음. 난 배운 대로 응답을 했겠지만 사실 자세한 대화는 잘 기억이 안남

따라서 그냥 내 맘대로 대사는 각색하겠음(예비군 7년차에다가 카투사라서 영어대답만 가물가물하게 생각이 남. 이해 바람.)


나 : 여기는 15초소. xxx번 훈련병 나 입니다. 

TA-312 : 여기는 14초소. 근무 중 이상 무

나 : (소리내어)14초소 근무중 이상 무 x2. 이상.


전화를 끊고 교관에게 "14초소 이상 무" 라고 보고를 하기위해 교관을 돌아본 순간... 교관은 겁에 질린 얼굴로 날 돌아보며


교관 : 너 방금 뭐라했냐

나 : xxx번 훈련병 나, 14초소 근무 중 이상없다고 했습니다.

교관 : 머라고??

나 : (의아하게 여기며)14초소 근무 중 이상없다고 했습니다.

교관 : 14 초소? 진짜 14초소??

나 : 네 그렇습니다.

교관 : (절규하며) 야 이 ㅆㅂㅇㅑ너랴ㅐ1312312~!!~#@!#!@#123!!!!!!!!! 

나 : 무슨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교관 : ㅆㅂ ㅆㅂ ㅆㅂ 14초소 지금 아무도 없단 말이야!!!!!!!!!!!!!!!!!


그 순간..... 나도 얼음이 되었고...교관도 얼음이 되었고.... 산천초목도 얼음이 되었음.

교관이 황급히 TA-312를 들더니 14초소에 전화를 걸었음. 아니나 다를까 아무도 전화 안 받음

그 이후에 어떻게 근무를 끝내고 막사로 돌아왔는지 기억이 안남. 다음날 훈련받으며 교관님께 다가가 정말 아무도 없었냐고 다시 물어보니

교관이 떨리는 눈동자로 ㅇㅇ 함...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음..... 차라리 14초소에서 누가 죽었다거나 그랬으면 그냥 귀신이겠거니... 했겠는데....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섬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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