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을 막론하고 공중파들이 주구장창 나팔 불던 '먹고사니즘', '민생' 논리가 먹혀 들어간게 아닌가 합니다.
최근 우리가 겪고있는 이 황당한 일들이 결국 먹고사니즘에 막혀 어떤 저항도 안통하는 것 같네요.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이용해서 대통령 선거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상이 뒤집힐 것 같은 이 메가 쇼킹한 사건은 수 개월을 지난 지금은 더 이상 이슈도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어느 자리를 가도 어떤 모임을 가도 항상 이 사건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네요.
처음엔 이런 사람들이 야속하기도 하고 나태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결국 먹고사니즘에 굴복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해야 하고 돈벌어야 하니까 정치 얘긴 뒷전이고 열불이 나도 스스로 삭이며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지금 민주당의 뻘짓은 결국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스스로 회색 분자가 되어가는 것 같네요.
정치인 정도 할 깜냥이면 당장 내 살길을 생각하기 보다 유권자들의 눈치를 봐야하는데, 천년만년 제 1야당만 하겠단 쓰레기들에게 대선불복은 오줌이 지릴 정도로 무서운 단어겠죠. 어찌보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철저하게 지들 논리대로 살아가는 꼴이란 똑같은 것 같습니다.
한참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을 때, 관련 기사 등의 댓글들을 보면 가장 많은 류의 댓글은 '참석 못하지만 응원할께요!' 이런 글들이 많았습니다.
전 솔직히 저런 댓글들 보면 화가 났습니다. 응원하려면 참여를 할 것이지 뭔 대단한 이유가 있다고 뒤에 숨어서 응원만 하겠단 건지...
그런데 이제는 이해도 됩니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세상을 뒤집는 힘은 그리 쉬이 모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정 화가 나면 벽을 보고 욕을 하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던 그 유명한 말과 그에 대한 공감은 '먹고사니즘'의 강력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현 여권의 공안정치, 공포정치 등의 권력은 어찌보면 나약하고 같잖은 그들의 논리를 힘으로 지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그 힘은 언젠가는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
역시 문제는 먹고사니즘입니다. 이걸 이기기는 너무 힘이 드는 것 같네요. 엄청난 부정한 사건이 터져 분노해도 먹고사니즘의 소용돌이 속에 살다보면 분노는 어느 덧 한으로 남을 뿐,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보면 참,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버텨야지....
예전 이해찬 의원이 한 말이 떠오릅니다.
'지치지 말고 즐기면서 투쟁해야 한다. 지치면 변절한다.' 이런 류의 말이었던 것 같은데, 격하게 동감하고 다시 힘을 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