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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사랑이지나거나,진화하면..
게시물ID : wedlock_6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레요레요
추천 : 64
조회수 : 3703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7/02/07 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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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평소에는 로그인을 안하고 눈팅만 하다, 가슴 벅찬 일이 생기면 결게에다 글을 씁니다.

삼포세대, 사포세대, 전포세대... 결혼이 갈수록 멀어지고 사랑이 전부가 아니게 느껴질 때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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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상한 우유사태와 더불어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내가 새 차 옆구리를 잘 해놓았더군요.
카톡으로 사진찍어보내며 정말 잘못했다고, 화가 풀릴때까지 내가 뭐든 더 잘할게 말하길래
당신 안다쳤으면 됐다, 다른 사람 다친거 아니면 됐다. 하고서도 종일 기분이 찜찜했습니다.

결국, 집에 돌아와 1절로 조심성없는 성격이- 2절로 좋아하는 것만 신경쓰고 다른데 정신을 파네 안 파네
3절로 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어쩌고저쩌고. 4절로 지난번에 우유만해도 그래- 피날레를 장식했지만
아내는 한 번 대꾸도 없이 내 말이 다 맞다. 미안하다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기 철분제를 사려고 약국에 들렀더니, 약사님께서 철분제를 그냥 가져가라 하시더군요.

아내가 제 지사제를 사려고 약국 앞에 차를 대 놓고 들어온 찰나, 폐지 줍는 어르신 리어카가 빙판길 때문인지
제대로 차 옆구리를 박았답니다.
그 길로 아내는 달려나가 어르신 확인하고, 약국으로 모셔와 청심환과 파스를 사서 드렸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 너무 당황하셔서 차가 이래가 어쩌냐며 우셨는데
아내가 순간 '어르신~ 그거 어르신이 긁으신거 아니에요- 제가 얼마전에 주차하다 긁은거에요' 하더랍니다.
아닌것같지만, 아내가 계속 전에 긁은거라고 우기니 알겠다하고 가셨다는군요.

어르신 가신 뒤에야 아내는 차를 확인하고 들어와 후시딘을 차에다 바르면 긁힌게 낫지 않을까 그 와중에도 농담하더랍니다.;;
약사님께서 선생님께 자초지종 설명하면 화는 안 내시겠다며 본인이 증인서준다고 했다는데
아내가 남편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사정알면 어디다가 속풀이도 못하고 힘들거라며 지사제를 사서 그냥 가더랍니다.

제가 속끓일까 싶어서 그냥 혼자서 못난 사람하고 며칠을 비위맞춰준거지요.
10년된 중고차를 계속 타다 큰 맘 먹고 처음 신차 풀옵션을 구입했던터라 애정이 워낙 컸던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테지만
참 부끄러웠습니다.

약국에서 얘기 다 들었다고 했더니, 약사님이 입이 싸다며 아무래도 차에 메디폼을 붙여야겠다고 슬쩍 넘어갑니다.

부부가 한 이불을 덮고 살면 살수록, 보이는 부분은 잘 보이지만 모르겠는 부분은 더 모르겠습니다.
콩나물 하나만 무쳐도 양념을 바꿨다며 있는대로 생색을 내고 칭찬을 하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이런 일은 입 꾹 다물고 유유자적인것이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저는 평생동안 부끄러울테지만
항상 배우면서 살아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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