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myujeong'과 'Kimyoujeong'은 동명이인? 이것은 소설가 '김유정'을 기린다며 만든 '김유정역'과 '김유정문학촌' 안내 표지판의 영문표기다. 이들은 불과 30여m를 사이에 두고 버젓이 내걸려 있어 보는 이를 의아하게 만든다. 그것도 우리말과 글을 아름답게 가꾼 소설가를 기리면서 말이다. 외국인들이 보면 서로 다른 인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법도 없겠다. 로마자표기법에 따르면 '김유정'은 'Gimyujeong'과 'Kimyujeong'으로 표기할 수 있다. 사람이름 같은 고유명사는 쓰던 것을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Gim'과 'Kim'이 모두 가능하다. 김유정역과 김유정문학촌의 웃지 못 할 '성(姓) 고문' 표기가 등장한 이유이다. 나는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종종 로마자표기법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경우가 있다. 표기법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기에 정확한 내용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바른 표기법을 알려야 할 관공서가 김유정 표기처럼 앞장서 망신을 사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