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귀여운 사원이 있습니다.
만날 책상에 부딪히면 괴성을 지르며 덜렁대고, 인사할 땐 언제나 90도.
휴게실에서 혼자 라면 먹으며 혼잣말 하기,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눈길이 많이 갔었습니다.
어느날, 우리 팀 부서에서 저에게 우리 부서로 올 사람을 저보고 추천해서 오게 하라더군요.
그 소문이 퍼지자 죄다 저희 부서로 오고싶어 저에게 잘 보이려고 했고, 심지어 술도 사준다는 사람이 생기더군요.
나 걍 사원인데? ㅋㅋ
그 때 제가 관심있던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저에게 친한 척 하고, 전화번호 물어보고, 우리 부서에 대해
물어보고 그래서 실망이 많이 컸죠. 관심있던 여자가 인사발령 때문에 저와 친근하게 지내려고 하는게 마음에 안 들어
저는 그녀를 멀리했습니다.
전 객관적으로 외국어 회화를 가장 잘할 사람을 추천해주었지요. 사실 그녀를 추천해주고 싶지만, 사심이 들어가기엔 그랬고,
사원이니 주제넘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시간이 흘러 그녀는 연하남이랑 사내연애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에게 이젠 연락을 하지 않았죠. 뭐 사람이니 다 그런 것이니까요.
어제 불금을 맞이해서 그녀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여자 동기와 술을 마셨습니다. 그 동기에게 들은 이야기를 듣고 전 충격을 먹었습니다.
"너 저런 스타일 싫어하냐? 넌 너무 쉬운 남자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면 넘어갈거라고 조언해줬었는데 니가 맘에 안들어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 원래 그 여자애를 좋아하는 남자 하나 있었는데 결국 끝없는 구애 끝에 그 남자에게 갔나보더라고."
헐...............
그녀는 우리 부서로 넘어올 생각자체가 없었습니다. 그저.. 저랑 좀 친해지고 말도 하고 싶고 그랬던 거였어요...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29살에 처음 느껴봤습니다..
진짜 시트콤이 따로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