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 헤쳐나가야 할 때 입니다.
영국에서 지난 몇년간 살아와서 영국의 정치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봤는데요,
작년에 제레미 코빈이 극적으로 야당 당수로 뽑힌 걸 보면서, 권력욕으로 가득찬 정치꾼들인 국회의원들 보다 당원들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습니다.
제레미 코빈은 몇십년 간 백벤쳐 (back bencher), 한마디로 당 내에서 순위가 낮은 국회의원으로 있었는데,
이튼과 옥스브릿지 나온 구태의연한 의원들이 노동당을 이끄는 데에 신물을 느끼고, 또 그냥 충동적으로 , 출사표를 던집니다.
당 내에서 순위는 낮았지만, 미국의 버니 센더스와 비슷한 성향의 정치인으로 젊었을 때 부터 활발하게 활동해 왔었습니다.
당수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는 당 내 35명의 국회의원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요,
백벤쳐라 보니 그것도 힘들어서 마감 시간 1-2분 전에 겨우 추천인 수를 맞추었다고 합니다.
물론 제레미를 진정으로 지지해서 추천한 이들도 있었겠지만, 몇몇 의원들은 니가 과연 되겠냐고 비웃기도 하면서 재미로 추천해 주기도 했답니다.
작년 총선에서 패하고 비웃음거리가 된 노동당에 신선한 제레미 코빈스가 몰고온 열풍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국 돈 3파운드면 당원이 될 수 있고 (1달 당원비) 당수 선거에 투표를 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3파운드씩을 내고 당원이 되어 투표에 참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거의 60%에 육박하는 지지도로 당수에 당선됩니다.
그 결과, 쟁쟁했던 기존의 수구세력은 백벤쳐가 되었고 조용히 있던 백벤쳐들이 앞으로 나오는 신기한 일이 일어났지요.
물론 여러 노동 조합들이 대거로 제레미를 지지한 것도 큰 힘이 되었고요,
또 해피엔딩만은 아닌것이, 기존 수구세력들은 제레미를 따 시키고 당내 분열을 조장하느라 난리구요.
하지만 자신들의 권력욕으로 당을 이끄려는 의원들에게 당원들의, 그리고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큰 지 톡톡히 보여주는 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