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외전#2
게시물ID : soda_6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31
조회수 : 4664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24/01/29 09:22:55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군대 사건 글에 댓글을 달다가 순간 생각났던 재밌던 썰이

생각나서 작성해봅니다.


댓글에는 말년병장 때라고 썼는데 생각해보니 말이 안되더군요.

제가 3월 군번이라 말년 때는 겨울인데. 그때는 말벌집 작업을 할 리가 없었고

당시 1월 군번들도 같이 했던 기억이라. 아무래도 기억의 착오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ㅋㅋ 

------------------------------------------------------------


부제: 상병 때 단체로 영창 갈뻔한 썰



때는 여름 ... 아마 본인이 상병 꺾이던 시절. 맞선임 군번들이 상말~병장을 달던 시기.

상병 때 부터 우리는 모두 풀린 군번이었음. 더이상 위로 겁날게 없었고. 쪽수도 우리가 더 많던시기 ㅋㅋ


어느날 행보관이 포상에서 노닥거리는 상병들을 불러놓고 일을 시켰음.


행보관: 야. 니네 꺾상들. 포상에 짱박혀서 노닥거리지 말고 밥값 좀 해라!


상병들: 아오....담부턴 6포상 가자...


행보관: 저기 각개 전투장 뒤로 가면 구 탄약고 있는거 알지? 지금 거기 입구에 수박통 2개만한 말벌집이있다.

그거 좀 가서 제거해라.


상병들: 그냥 저번처럼 소방관들 부르면 안됩니까? ㅋㅋ


행보관: 니들은 가오도 없나? 아무튼 나는 지시했다. 알아서 제거해라.


상병들: 아니 뭐 도구같은거나 보호복 같은거 제공해주는거 없습니까?


행보관: 니들 지금 군시절 최대 전투력 가진 시기 아니가? 알아서 잘 해라. 벌에 쏘여서 사고나지 말고~


상병들: 와. 영감탱이 미쳤네 ㅋㅋ 


나: 작년에 말벌집 OO상뱀이 처리 안했던가? 불러서 같이 하자 해봐라.


...........................


우리부대 개족보


1월-2월 동기/ 2월-3월 동기/ 3월-4월 동기. 따라서

1월-3월 선후임/ 2월-4월 선후임.


1월이 3월 갈구면 3월은 2월한테 ㅈ.ㄹ하고. 2월은 다시 1월한테 3월 좀 갈구지 말라고 잔소리함. ㅋㅋㅋㅋ

우리 08군번은 그랬고, 07군번은 더 심했음. 무려 2개월의 동기 터울을 둬서. 1월과 3월도 동기였음.

이게 최전방에 자살이나 가혹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개족보 터울이라는 소문이 있긴 했으나. 믿거나 말거나.


OO상병: 이것들이 꺾이더니 개념도 꺾였나? 어디 선임한테 일하자고 들이대나?


나: ㅋㅋㅋ 그러시면 아이템이라도 말씀해 주십쇼. 예전에 벌집 제거하신 경험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우리는 판초위와 방독면을 챙겼음.. 그리고 에프킬라와 라이터...


4월 동기들: 야..;; 이게 되나;; 판초위가 벌침도 막아주는거야...??


1월 선임들: 예전에 요가 파이어로 제거하는거 보긴했는데..되겠지..


그렇게 상병 7명이서 노닥거리며 각개 전투장을 지나 뒷 산 중턱에 있는 구 탄약고로 갔음.

진짜 거짓말 안하고 수박통 2개 정도 합친 크기의 말벌집이 탄약고 입구 정 중앙 처마에 딱 붙어 있었음.


상병들: 와.......이건 '하이브'다......내 생에 하이브 급 벌통을 보다니...


작은 말벌집은 에프킬라 요가 파이어로 제거 가능했고. 

제법 큰 경우, 대왕 잠자리 채 같은 망을 만들어서 슬쩍 벌통 감싸안은 후에 딱- 뜯어내는 식으로

제거하고는 했음. 


그러나 대부분의 처리 방법은 일단 온몸을 꽁꽁 싸매고 가서 불로 막 지져 서 벌들을 마구잡이로

태워죽임. 떼걸수가 좀 적어지면 걍 막대기로 벌통 빡! 쳐서 떨어트린 뒤에 발로 차서 저 멀리 숲속이나 개울속에

던져넣어 버림. 


근데 이 방법은 벌집이 어느정도 '해처리 급'일때 가능했음.


'레어' 급의 벌통은 119를 불러야함 ㅋㅋㅋ 일전에 포대장이 레이급 벌통 제거 명령 내렸다가 

불로 지졌더니 새까맣게 몰려든 말벌 떼에 기겁해서 자기 손으로 119를 눌렀음. 

나중에 군인들이 가오도 없이 소방대원을 불렀냐고 대대에서 욕먹었었지....


그렇게 '하이브'를 확인한 상병들.....운전병 정비고로 가서 쓸만한 무기들이 없나 찾으며

작전을 짰음. 빠루를 던져서 일단 벌집을 쪼개고.. 벌들이 좀 적어지면 처리가능 하지 않을까?


2월: 저번에 포대장이 그 ㅈ.ㄹ하다가 난리 난거잖아 ㅋㅋ 


벌통이 땅바닥에 구르자 벌들이 그 일대를 새까맣게 날면서 접근을 불허하게 했음.

하필 벌통이 생활관 입구쪽에 굴러다녀서 별수없이 119를 부른것.


나: 여긴 산속이니까 일단 떨궈놓고 다음날 와보면 어때?


상병들: 아니야 아니야....


4월 동기 한명이 말했음.


4월: 우리 '장약' 써볼래? ㅋㅋㅋㅋㅋ


나: 장약? 그게 뭔데? 


1월: 미쳤네 이것들 ㅋ


나: 뭡니까 그게?


1월: 그거 우리 대포알 날릴 때 뒤에 로켓추진 넣듯이 들어가는 화약이다 ㅋ


나: 헐? 멋진데!? 써도 됩니까? ㅋㅋㅋㅋ 재밌을거 같은데 ㅋㅋ


2월: 근데 부대 마다 수량조사가 다 되있는데 어떻게 쓴다고?


4월: 다 있지 말입니다. 얼마전에 포상에서 땅 까다가 장약 굴러 다니던게 나왔지 말입니다.


2월: 올?? 몇호야?


4월: 6호임돠.


본인은 운전병이라 1호니 2호니 3호니 그런건 전혀 모름. 그냥 뭐든 좋으니까 화약으로 장난치는게 재밌겠다

기대만 했음. 


이때부터 1월 2월 4월 전투력 최 전성기인 상병들이 모여서 설계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음.

어느정도 양을 부어야 될 것이며, 어디에 넣고 불을 당겨야 할지.


둘 포상에 지박령처럼 박혀있는 희동이도 심심했는지 삼 포상으로 놀러왔다가 합류했음.


당시 포상에 굴러다니는 대왕 탄피? 같이 생긴게 있었는데. 포병이 아니라 이름을 모르겠음.

거기에 보통 이런저런 155mm포 관련 물자들 짱박아두는 통이었는데(우리는 주로 깃발 같은것들 꽂아놓는 통이었음). 완전 무쇠로 만들어 져 있었음.

그걸 희동이가 헤실헤실 웃으며 들고왔음.


희동이: 여기다가 장약 부어서 불 댕기자. ㅋㅋㅋ


하얀색 작은 쌀포대 모양의 천에 들어있던 장약을 뜯어보니 검은색 석탄? 굵은 샤프심 같이 생긴 작은 알갱이들이 

쭈와악~ 쏟아져 나왔음. 작은 원통 모양의 알갱이들.. 크기가 라면 부스러기 1개 정도 크기였는데

실험적으로 한 덩어리(굵은 샤프심, 길이는 5mm를 넘지 않을듯)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봤는데 

와...작은 크기 였지만 불기둥이 쫙- 솟았다 없어졌음.


1월: 야야...양을 더 줄이자;;;


4월: 화력 장난 없네 ㅋㅋㅋㅋ


이 쇳덩어리가 옆으로 눕지않게 땅바닥에 제대로 고정 시키고, 거기에 적당량의 장약을 쑤셔박은 뒤에

불을 당기면 불기둥이 수직으로 솟아 오를거라고 했음.


그렇게 운전병인 본인은 포대 내에 모셔 놓은 두돈반 차량을 하나 끌고 와서 이것저것 잡템들을 챙겨

상병들을 싣고 털털털 각개 전투장으로 차를 끌고 올라갔음. 좋은 도로는 아니었지만 구 탄약고까지 

길이 나 있었기 때문에. 혹시 몰라 소화기같은 진화 도구도 챙겨갔음. 그렇게 두돈반 차량에 상말 상꺾들을 

태워 부대내 드라이브 ㅋㅋㅋㅋ


관리받지 않는 산골짝의 중대는 이런 말도 안되는 짓들이 가능함.


.................................


차량을 구 탄약고에서 멀찍이 대놓고, 상병들은 작업을 시작했음. 모두 방독면을 쓴 상황.


말벌통 바로 밑에 곡괭이로 땅을 까고

(포병들은 참 곡괭이질을 예술로 잘함. 물론 그렇게 배운 곡괭이질로 노가다판에 가면

허리 나간다고 욕 엄청 먹는다는 소문이 있음.) 


거기에 그 무쇠 원통을 박아넣고 꾹꾹 발로 밟아놨음. 그래도 불안하여 

바위덩어리들도 들고와 고정 시켰음.


아마 땅에서 말벌통 까지의 거리가 2M~3M 정도 되었음. 


1월: 이거 그냥 일반적으로 불붙이면 안 붙거든? 천에다가 기름 발라가지고 거기 불 붙이고 던져 넣어야 된다.


그렇게 현장에 있던 상병들은 모두 내리막 언덕에 엄폐하고 한명이 뛰어가서 불을 던져 넣었음.

차량 수입하는 수입지에 기름을 듬뿍 뭍히고 불을 붙이니 엄청 크고 강력하게 활활 타올랐음.


그리고 잠시후. 

처음에는 불이 솟아 올랐지만 그냥 드럼통에 솟아오른 불꽃정도? 그러다 점점 불기둥이 높아지더니

말벌통 아래쪽까지 닿을만큼 올라왔음. 


'부아아아아~~~'


나: 와 화력보소....


그와 동시에 진짜 무슨 폭포 처럼 수십 마리의 말벌이 

새까맣게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 3분의 1은 불이 붙은 채로 날아다녔고 나머지 3분의 1은 그냥 불기둥의 

압력에 갈려 나가는 느낌이었음. 나머지 3분의 1은 미친듯이 주변을 날아다녔음. (장관이었음)


그리고 몇초 뒤 귀청이 찢어지는 휘파람소리!? 가 나며 불기둥이 푸와악!!!!! 하고 솟아 올랐는데


[삐유우우우우우~~~~~~~~~~~~~~~~~웅~~~~]


얼마나 강력한 불기둥인지 구 탄약고 처마를 뚫고 올라오고도 모자라 더 위로 솟아 올랐음. 대략 3M는 솟은 불기둥.

그와 동시에 수박 2통 만한 말벌통이 타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쪼개져서 그냥 날아갔음.

그 위로 날던 벌들도 말그대로 화염 폭풍에 녹아난다고 해야하나?



벌통안에 빽빽하게 애벌레들이 들어차 있었는데. 얘네들은 불에 닿더니 끓어올라 퍼버버벅!! 터져나갔음.

물론 직접 보진 못했고 나중에 그들의 하이브 잔해를 보았을 때. 걸죽하니 지글지글 끓고있는 하얀 치즈들...을 보며 유추했음.


우리는 날아가는 벌통과 그 엄청난 말벌 떼 보다는 지금 터져나온 휘파람 소리에 더 놀라 우왕좌왕 했음.

우리는 포병이라 이 소리가 뭔지 누구보다 잘 알았음.


가끔 포사격 훈련장에 가면 머리 위로 대포가 날아갈때 휘파람 소리가 삐유우우웅~~~~하고 남.

지금 조용한 강원도 산골짝에서 그 대포 날아가는 소리가 울려퍼진거임..


우리는 너나 할거없이 방독면 덮어쓰고 판초위를 두른채로 말벌 떼 속을 뛰어들어갔음.

군화발로 장약을 담았던 무쇠 덩어리를 걷어차서 뽑고 얼른 주변 수습하기 바빴음.


[까딱 하면 다 같이 영창간다...!!]


나머지 상병들은 허공에 에프킬라와 라이터로 파이어 빔을 쏘아댔음.

새까맣게 날아다니던 말벌들도 집을 잃어서 그런가 흩어지기 시작했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처음에는 별거 없던거 같더니 탄약고 주변 땅바닥에는 벌들의 시체로

전쟁터나 다름 없었음. 예전에는 벌통 떼서 저 멀리 풀 숲에 던져 넣는식으로 제거 해 왔는데.

이건 완전히 말벌들을 박멸한 상황....


펼쳐진 장관에 와...우리 상병들의 전투력...!! 적절한 장약의 분배!!! 하면서 잠깐 감탄중이었는데..

잠시후 보급관이 헐레벌떡 구 탄약고로 뛰어 올라왔음.


행보관: 야!! 방금 그 소리 뭐야!? 대포알 날아가는 소리 아냐??


우리들: 잘 못들었습니다!?


행보관: 니네 여기서 뭐했어!? 차는 왜 끌고 왔어??


우리들: 저희 그냥 에프킬라로 벌집 태우고 있지 말입니다..;;


땅바닥에는 3조각으로 갈라져 나뒹굴고 있는 벌집....

탄약고 입구에는 검게 수직으로 그을린 흔적. 생각보다 드러나게 남은 자국은 아니었음.


행보관: 에프킬라로 지지는데 벌집이 이렇게 박살이나!? 솔직히 말해. 너네 뭐했어!?


나: 진짜 그냥 지진겁니다. 차에있던 빠루 던져서 벌집 떨어트리고..! 떨어지니까 이렇게 갈라졌슴돠;;


행보관: 아니...벌집 제거하랬더니 벌들을 사살 해놨네 아주 ㅡㅡ; 이게 뭐야? 에프킬라 불로 지지는데 이게 가능해???


갈라진 벌통의 단면들이 검게 그을려있었지만...뭐 불로 지졌다고 변명했음.


행보관: 그럼 도대체 뭐야 방금 그소리는? 도발이라도 있는건가!?


상황이 급박한지 행보관은 다시 헐레벌떡 부대 막사로 뛰어내려갔음.


상병들: 우리...오늘일은...전역 전까지 함구하자....


그와중에 희동이는...


희동이: 우와...얘네들...먹으면 그게 로얄제리 아닐까?


나: 드십쇼 ㅋㅋ 짬을 그렇게 드셔놓고도 식탐은 여전 하십니다 그려~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잠시후 대대에서 통신이 왔음. 주변 부대에서도 다 들렸던 포탄 날아가는 소리.

아마 주변 대부분의 부대들이 떠들썩 했을거임. 


우리 무다구치 렌야 포대장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혹시 진돗개 발령이라도 나는거 아닌가 모두가 노심초사했음. 

지휘통제실에서 무전이 끊이지 않았고..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어디에도 포탄의 흔적이 없고. 

격발의 소리도 없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가 되었음.


아마 기억하기로는 군생활 작업중 가장 기억에 남던 사건 Best 3 안에 이 사건도 포함 됨.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